유연석의 '운수 오진 날' [인터뷰]

서지현 기자 2023. 12. 17.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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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 오진 날 유연석 인터뷰 / 사진=티빙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배우 유연석의 새로운 얼굴이다. 스스로도 만족스러운 변신을 맞은 유연석의 '운수 오진 날'이다.

유연석이 새로운 연기 변신에 도전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운수 오진 날'(연출 필감성)은 평범한 택시기사 오택(이성민)이 고액을 제시하는 지방행 손님(유연석)을 태우고 가다 그가 연쇄살인마임을 깨닫게 되면서 공포의 주행을 시작하게 되는 이야기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특히 '운수 오진 날'을 통해 사이코패스 살인마 연기에 도전한 유연석은 "그동안 선한 이미지의 캐릭터를 하다 보니까 '얼굴 갈아 끼고 나왔다' '안광이 돌았다' '광기 어린 얼굴이다' '캐릭터 변신을 했다' 이런 리뷰들이 있더라. 개인적으로 이미지 변신을 한 거라고 생각해서 좋은 평가였다고 생각한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운수 오진 날 유연석 인터뷰 / 사진=티빙 제공


유연석이 연기한 금혁수(=이병민)는 그야말로 밑도 끝도 없는 악역이다. 사이코패스적인 기질을 갖고 태어나 사고로 후천적인 무통각증을 얻게 되며 잔인한 본성이 극대화된다.

이에 대해 유연석은 "악역이 그렇게 악역이 될 수밖에 없던 여러 가지 서사가 있진 않다. 웹툰에선 그런 독특한 이미지의 악역 설정이 재밌더라"며 "웹툰에서 금혁수를 처음 접했을 때 독특하게 느껴졌다. 캐릭터가 가진 외적인 이미지들을 제가 실사화했을 때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생각이 들었고, 호기심과 함께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캐스팅이 들어왔을 때부터 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 배역을 소화하기 위해 유연석은 실제 비슷한 사례자들의 영상을 참고하며 배역을 준비했다. 유연석은 "사이코패스들은 자신의 범죄 행위들을 이야기할 때 전혀 흔들림이 없더라. 어쩔 땐 즐기기도 하고, 무용담처럼 이야기하기도 하고, 재밌어하기도 하더라. 이런 상황 자체를 즐기는 모습이었다"며 "자료를 더 찾아봤더니 사이코패스들이 상대방을 빤히 쳐다보면서 관찰하는 성향이 있더라. 자신에게 위협을 느끼고 있는지 그걸 보면서 즐기는 모습이었다. 금혁수 역시 자신의 범죄 행위들에 대해 전혀 가책이 없었고, 상황 자체를 즐긴다면 보시는 분들이 섬뜩하게 느끼실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유연석이 맡은 캐릭터는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로 통칭할 수 있지만, 작품 속에서 그가 그리는 인물은 총 세 명이다. 고액을 제시하는 지방행 손님부터, 연쇄살인마 금혁수, 이 모든 것을 갖춘 이병민이라는 인물까지 총 세 명의 인물을 파트1에서 파트2에서 걸쳐 그려냈다.

비슷한 듯 다른 세 인물에 대해 유연석은 "제일 어려운 부분이었다. 뒤에는 이병민으로서 신분세탁을 하고, 말끔한 이미지를 보여주려고 계획했다. 하지만 파트1과 병행하면서 찍어야 했다. 앞부분은 통가발을 쓰고, 주근깨를 넣어서 병민이 가진 말끔한 이미지와 정반대의 혁수 이미지를 그리려고 했다"며 "파트1에서 혁수가 점차 본색을 드러내가는 과정은 거부감이 없게끔 시작했다가 점차 발전해 나가도록 그렸다. 그 과정을 이성민 선배와 연기적으로 풀어나갔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악역을 연기하며 '인간 유연석'에 대한 도충도 있었다. 그는 "일단 밤 촬영이 너무 많다 보니 리듬이 깨지더라. 항상 밤에 촬영하고, 낮엔 일상생활을 해야 할 때도 있었다. 사실 제가 꿈을 잘 안 꾸는데 안 좋은 꿈을 꿀 때도 있었다. 지금은 괜찮아진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와 함께 유연석은 "촬영할 때 캐릭터와 저를 분리하려고 노력했다. 촬영이 끝나고 나면 원래의 저로 돌아오려고 노력했다. '그냥 일하러 온 거야'라고 스스로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유연석은 일부 잔혹한 장면들에 대해선 "사실 연기적으로 봤을 땐 택시 안에서 긴장감을 만들어가는 것에 집중했다. 육체적으로 힘든 것보다는 극도의 긴장감과 공포감들을 연기하고, 미세한 디테일들을 살려야 했기 때문에 그게 정신적으로 쉽지 않았다"며 "범죄 행위 장면들도 많았는데, 사실 강아지가 대상으로 있을 때 제가 실제로 애견인이다 보니까 어떻게 편집될지 걱정이 됐다"고 '웃픈' 미소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운수 오진 날' 파트1에선 주된 배경이 택시 안이다. 제한된 공간은 많은 제약을 주기 마련이고, 이는 고스란히 연기하는 배우들에게도 부담이 될 터다.

유연석은 "보시는 분들에겐 택시 안이라는 공간이지만, 버추얼 스튜디오에서 3D LED 화면이 깔린 곳에서도 촬영했다. 실제 도로에 나가서도 찍고, 일반 촬영장에서도 찍었다. 하나의 택시 장면을 굉장히 다양한 기법으로 촬영했다"며 "택시 안에서 동선의 제약들은 카메라 촬영으로 많이 커버하려고 했고, 대신 연기적으로 집중하려고 했다. 혁수가 오택 기사를 봤을 때 시선이 마주치냐, 틀어지느냐부터 디테일한 부분을 하나하나 계산하면서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운수 오진 날 유연석 인터뷰 / 사진=티빙 제공


동시에 유연석은 "마지막 장면에서 병민이는 나만의 세계에 빠져있다고 생각했다. 어머니가 실제로 독이 든 케이크를 줬다는 설정은 아니었지만, 병민이는 그렇다고 생각한 거다. 판사 엄마가 날 구해줄 생각도 안 하고, 여기서 썩게 만들었으니 이 케이크조차도 독이 들었을 거라고 의심하고, 나만의 세계 속에 병들어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유연석은 "전 개인적으로 한 작품에서 다양한 이미지들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구성 자체는 좋았다고 생각했다. 제가 연기적으로 보여드릴 수 있는 부분들도 많았다"며 "어려웠지만 고등학생도 했고, 대학생도 했고, 살인자로서의 모습도 보여줬다가, CEO인 척하는 범죄자의 모습도 그려졌다. 그런 모습에서 시청자분들이 좋은 평을 해주시는 것 같아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또한 유연석은 "주변에서 사이코패스 역할이 왜 이렇게 잘 어울리냐고 하더라. 제가 가진 선한 이미지와 낙차가 커서 저도 연기를 하면서 더 재밌어하는 것 같다"며 "저한테 예측이 안 됐던 모습을 발견하니까 배우로서는 희열도 있었다. 이 타이밍에 연쇄 살인마 캐릭터를 했던 건 시청자분들에게 예측이 안 되는 이미지를 보여드린 것 같아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연기하면서 제가 가진 기존의 이미지를 활용할 부분은 적극 활용하고, 거기에 반대되는 악역의 이미지를 보여줄 땐 더 과감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제가 악역 이미지로 굳혀질 거란 두려움은 없다. 덕분에 오히려 더 과감하게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유연석은 "'운수 오진 날'은 오택이 모는 택시에 같이 탔다고 생각하시면서 관람하시면 스릴감 있게 보실 수 있는 작품"이라며 "연기를 보는 맛도 있다. 웹툰 원작을 한 번 보고 오시면 더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으실 것"이라고 인사했다.

운수 오진 날 유연석 인터뷰 / 사진=티빙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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