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세에 중책…김재현 SSG 단장 "진정성 갖고 팬들에게 다가가겠다"

김희준 기자 2023. 12. 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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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만에 인천 복귀…"기대와 부담 동시에"
[서울=뉴시스] SSG 랜더스는 김재현 전 LG 트윈스 전력강화 코디네이터를 신임 단장에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사진 = SSG 랜더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13년 만에 인천으로 돌아온 김재현 SSG 랜더스 신임 단장이 진정성을 가지고 팬들에게 다가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SSG가 가장 큰 과제로 천명한 세대교체에 대해서는 인위적으로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SSG는 지난 15일 김재현 전 LG 트윈스 전력강화 코디네이터를 새로운 단장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김재현 신임 단장에게는 13년 만에 인천 복귀다.

1994년 LG 트윈스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 단장은 LG의 '신바람 야구'를 이끌며 스타 플레이어로 발돋움했다.

2004시즌 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SSG의 전신인 SK 와이번스로 이적한 김 단장은 SK 왕조 시절 핵심 타자로 활약했다.

SK 이적 첫해인 2005년 지명타자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김 단장은 이듬해 주장을 맡아 팀을 이끌었고, 2007년에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어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품에 안았다. 2007년, 2008년, 2010년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에도 큰 힘을 보탰다.

2010시즌을 끝으로 은퇴했던 김 단장은 돌고 돌아 프런트 수장으로 다시 인천 땅을 밟았다.

김 단장은 구단의 발표 이후 뉴시스와 통화에서 "SSG는 좋은 기억이 많은 팀이다. 우승도 3번이나 했고, 한국시리즈 MVP에 오른 좋은 기억도 있다. 좋아하는 후배들이 남아있다"며 "기대가 된다. 한편으로는 부담도 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부담을 느끼는 것은 SSG의 상황 때문이다. 김 단장은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았다.

SSG는 지난해 시즌 개막부터 끝까지 한 번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일궜다.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하면서 창단 첫 통합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올해에도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치면서 2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시즌 뒤 풍랑에 휩싸였다. 팀을 급하게 변화시키려다가 역풍을 맞았다.

SK 와이번스 선수 시절 김재현 단장. (사진 = 뉴시스 DB)

2022시즌 뒤 3년 재게약을 했던 김원형 전 감독을 1년 만에 경질했고, 기존 코치진을 대거 물갈이했다. 차기 감독 선임 과정에서도 후보군이 노출되며 잡음이 일었다.

또 2차 드래프트에서 23년간 SSG 간판 스타로 활약한 김강민을 35인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하지 않아 한화 이글스로 떠나보내야 했다. 김강민의 이적에 SSG 팬들은 크게 실망했다.

잡음과 논란이 이어지자 SSG는 김성용 전 단장에 책임을 물어 R&D센터장으로 보직을 변경했다. 이후 김성용 전 단장은 사의를 표하고 팀을 떠났다.

김 단장은 "아쉬운 부분이 분명 있었고, 이런 상황에 단장직을 맡아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실망한 팬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도록 계속 연구해야 한다. 진정성을 가지고, 멋진 모습으로 다가가면 마음을 돌렸던 팬 분들도 돌아오시지 않을까 생각한다. 잘못한 부분을 인정하고 숙지하고 있으니 진정성을 가지고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구단 내부에도 혼란스러운 분위기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김 단장은 "외부에서 본 것이 있지만 내부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단 업무 파악에 힘쓰겠다"며 "직접 살펴보고 움직이겠다"고 덧붙였다.

SSG의 가장 큰 숙제는 세대교체다. SSG가 김원형 전 감독을 경질하면서 내세운 명분이 세대교체였다.

김 단장은 "인위적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지면 항상 문제가 발생한다.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되도록 만들어줘야 한다"며 "젊은 선수들이 성장해야 한다. 그러면 베테랑 선수들도 안주하지 않는다. 이런 구조가 되면 팀은 강해진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이끌 방법을 찾아야한다"고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SSG는 김 단장이 은퇴 이후 다양한 보직을 거치면서 쌓은 경험을 높게 샀다. 아울러 "면접에서 팀 상황에 대한 냉정한 진단, 청라시대를 대비해 구단이 나아가야 할 미래 방향성에 대한 비전이 인상적이었다"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선수 은퇴 이후 김 단장은 LA 다저스 산하 싱글A 팀, 요미우리 자이언츠 2군, 한화 이글스 타격코치를 지냈고, 대표팀 타격코치도 역임했다. 또 해설위원,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 LG 전력강화 코디네이터도 거쳤다.

김 단장은 "그간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LG에서 전력강화 코디네이터로 일하면서 육성에 대한 공부를 많이 했다"며 "SSG에서 어떻게 접목시킬지 고민하겠다. 어린 선수들을 육성해 팀이 강해질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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