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도 고금리에 금융자산 4.7% 줄었다…32% "주식으로 손해"[KB한국부자보고서]
자산 포트폴리오 거주용 부동산·예적금 늘려
부자 78%가 금·보석 보유…수익 경험 30.5%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올해 고금리 장기화에 주가 변동폭이 확대되면서, 한국 부자도 주식·펀드 투자에 나섰다가 수익보다 손실을 더 많이 본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그룹이 17일 발표한 ‘2023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자산을 포함한 총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한국 부자의 금융자산 규모는 2747조원으로, 지난해 대비 4.7% 감소했다.
이들 중 주식 투자로 손실을 경험한 사례가 32%로 수익을 경험한 비중(25.8%)보다 6.2%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펀드 투자 또한 손실 경험(16.8%)이 수익 경험(12.3%)보다 많았다.
반면 채권과 만기환급형 보험 투자는 수익을 경험한 사례가 손실보다 2.5%포인트, 9.7%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채권의 경우 금리 상승으로 가격이 하락했지만, 역으로 만기가 얼마 남지 않고 가격이 하락한 채권을 매입해 만기까지 보유하면 비과세 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익을 경험한 사례가 더 많았던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한국 부자의 총자산은 부동산자산 56.2%와 금융자산 37.9%로 이뤄져 있었다. 부자들의 부동산자산 비중은 부동산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2021년에 59.0%까지 증가한 뒤 2022년(56.5%)과 2023년(56.2%)에 소폭 감소했다.
일반 가구의 총자산이 부동산자산 80.2%, 금융자산 15.6%로 구성된 것과 비교하면, 부자들의 금융자산 규모는 일반 가구 금융자산의 2.4배에 해당했다.
한국 부자의 총자산 포트폴리오를 세부 자산유형별로 살펴보면, 올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산은 ‘거주용부동산’(30.0%)으로 전년 대비 2.5%포인트 증가했다. 이어 ‘유동성 금융자산’(13.3%), ‘빌딩·상가’(11.0%), ‘거주용 외 주택’(10.3%), ‘예적금’(9.9%), ‘주식·리츠·ETF’(6.5%) 순이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택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거주용 부동산 비중은 확대됐는데, 이는 주식시장 침체 등 금융시장 위축이 더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대비 올해 포트폴리오 비중이 증가한 항목은 ‘거주용 부동산’으로 2.5%포인트 늘었고, ‘예적금’(0.4%포인트) 정도가 증가했다.
그 외 ‘주식·리츠·ETF’(-1.4%포인트)와 ‘토지·임야’(-0.9%포인트), ‘유동성금융자산’(-0.9%포인트), ‘거주용 외 주택’(-0.5%포인트) 등은 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 자산유형별 보유율을 살펴보면, 2023년 보유율이 가장 높은 자산은 ‘예적금’으로 전년 대비 9.8%포인트 증가한 94.3%를 기록했다. 이는 금융시장과 부동산시장 모두 위축된 상황에서 고금리 예금 판매가 증가한 영향이란 설명이다.
다음으로 ‘만기환급형 보험’이 전년 대비 3.0%포인트 증가한 87.5%로 두번째로 보유율을 보였다. 반면 ‘주식’은 2023년 75.5%로 2022년 77.3%에서 보유율이 1.8%포인트 감소했는데, 주식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2021년(81.5%)에 이어 2년 연속 보유율이 축소됐다. 이어 ‘회원권’(56.8%), ‘거주용 외 주택’(55.3%), ‘펀드’(52.0%)가 50% 내외의 보유율을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거주용 외 주택’의 경우, 2022년에 전년 대비 보유율이 8.8%포인트 증가하면서 주택시장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가 늘었으나, 2023년 1.0%포인트 감소하면서 2022년 하반기 이후 경직된 주택시장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보여줬다.
올해 한국 부자는 수익률보다 안정성을 지향하는 투자 성향이 강해졌다. 투자 원금의 손실 위험을 최소화하고 예적금 수준의 수익률을 기대하는 ‘안정추구형’과 ‘안정형’이 포함되는 안정 지향적 투자 성향은 2022년 50.6%에서 2023년 51.6%로 1.0%포인트 증가했다.
부자의 48.5%는 자신의 투자 지식 수준을 ‘높은 수준’ 이상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비중은 지난해보다 10%포인트나 줄었다. 특히 금융자산이 많은 부자의 경우 올해 경기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자신감을 상실한 모습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한편 부자들이 보유한 ‘기타자산’은 전체 자산의 5.6%로 비중이 작았지만, 금·보석 등에 투자한 부자들은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부자의 78.0%가 금·보석을 보유했고, 이중 수익을 거둔 경우는 30.5%로 조사됐다.
moo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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