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솔'16기·'태계일주'·'핑계고'…'날 것'이 삼킨 예능계 [2023 총결산-방송]②

안은재 기자 2023. 12. 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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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솔로, 유재석, 태계일주(왼쪽부터) 사진 제공=ENA, MBC, 뉴스1DB

(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날 것의 매력이 2023년 예능을 사로잡았다. '나는 SOLO'부터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그리고 유튜브에 뛰어는 웹예능 '핑계고'까지, 올 한 해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예능들을 짚어봤다.

◇ 인간 군상을 그대로 담아낸 '나는 SOLO'

먼저 ENA·SBS Plus 예능 프로그램 '나는 SOLO'(연출 남규홍 이하 '나는 솔로')는 지난 2021년 7월 첫 방송을 시작해 올해로 만 3년째를 맞았다. 올해는 '나는 솔로'의 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화제성을 폭발시키며 큰 인기를 끌었다. 현실 부부가 탄생했던 9기부터 돌싱 특집 10기, 모태솔로 특집 12기, 2차 40대 특집 14기, 2차 돌싱 특집 16기까지 개성있는 기수들이 각자의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나는 솔로' 16기는 최고 시청률과 화제성을 기록하며 올 한해를 삼켰다. "나니까" "허파 디비지네" "테이프 깔까?" "조급해하지 말고" 등 수많은 어록을 탄생시켰으며 '나는 솔로' 최고 시청률 6.5%(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 9월13일 방송분)도 16기에서 탄생했다. 화제성 부문에서도 비드라마 TV 검색 반응 톱10 1위는 물론 검색이슈 키워드 톱10에서 6개 순위를 점령했으며 방송 종료 후 진행한 라이브 방송에서 26만명이 시청하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나는 솔로'는 "연애 예능이 아닌 휴먼 다큐멘터리"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날 것의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왔다. 데이트를 하는 도중 눈물을 흘린다거나 출연진들 사이에서 소문으로 인해 갈등을 빚는 등 다른 연애 프로그램에서 보기 힘든 장면을 모두 담았다. 출연진의 개성과 스타일 또한 그대로 드러나며 스타성 있는 출연자와 빌런의 등장은 '나는 솔로'의 인기에 한몫을 했다. 방송 후에서 출연진의 사생활이 입방아에 오르며 이슈가 끊이지 않았다.

사진=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 기안84의 날것의 매력, 해외에서도 통했다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기안84와 '나 혼자 산다'(연출 김지우)팀의 MBC 새 여행 예능 프로그램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이하 '태계일주')는 지난 1월 남미 여행을 시작으로 시즌2 인도 편, 그리고 시즌3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편으로 2023년 예능을 꽉 채웠다.

관찰 예능 형식의 '태계일주'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오지로 여행을 떠난 기안84의 여행을 가감없이 담아냈다. 남미에서 포르피 가족과 만나 가정집에서 하루를 보내는가 하면, 인도에서는 현지 결혼식에 참석하고 길거리 음식을 먹는 등 거리낌 없이 현지인과 소통하는 모습으로 즐거움을 안겼다. 이처럼 몸을 사리지 않은 기안84의 예능 정신은 미지의 세계에서 현지인을 만나 빛을 발했다. 짜여진 코스가 아닌 현지인의 삶에 밀착해 들어가 교류하고 그들과 함께 살면서 나온 '날 것의' 감정은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될 수 있었다.

또한 '태계일주'가 다른 여행 예능과 다른 신선한 재미를 선사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기안84와 함께 한 덱스, 빠니보틀, 이시언 등 멤버들의 조합 때문이었다. '나 혼자 산다'를 통해 날 것의 아이콘인 기안84 뿐만 아니라 최근 떠오르는 화제의 인물 덱스 또한 기안84 못지 않은 내려놓은 모습으로 재미를 안겼다. 여기에 198만 구독자를 보유한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은 그가 직접 겪고 경험한 현지 체험 스타일로 기안84 일행을 인도해 인도해 '태계일주'의 날 것의 매력을 완성시켰다.

이처럼 '태계일주'는 시즌1 1회 4.6%(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으로 시작했으며 시즌2에서 인도 델리 마지막날 황금 사원의 도시를 방문한 6회는 시청률 6.1%로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달 26일 첫방송을 시작한 '태계일주3'는 1회 5.7%로 시작해 5%대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조세호, 남창희, 유재석(왼쪽부터)사진=뉴스1DB

◇ 유재석이 찐친과 하는 사석 유튜브 토크쇼 '핑계고' 유재석이 '찐친'들과 함께 새로 시작한 유튜브 웹예능 '핑계고'(연출 조은진)는 올 한해 유튜브 토크쇼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핑계고'는 유재석이 조세호, 남창희, 홍진경 등 '찐친'과 함께 수다를 떠는 콘셉트로 진행되는 토크쇼로 지난해 11월17일 지석진 편으로 시작했다.

유튜브에 따르면 '핑계고'의 이동욱 출연 편인 '설 연휴는 핑계고'는 누적 조회수 1015만회(이하 2023년 12월 기준)으로 2023년 국내 최고 인기 동영상 3위를 차지했다. '핑계고'가 올라오는 유튜브 채널 '뜬뜬'은 더불어 최고 인기 크리에이터 4위에 올랐다. 이외에도 조인성 차태현 한효주의 '커피 두세 잔은 핑계고' 편은 985만, 방탄소년단 지민 슈가의 '편한 동생들은 핑계고' 편은 809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히트쳤다. '핑계고'는 누적 조회수 300만(이하 2023년 12월 기준)을 넘긴 에피소드만 25편에 달하며 500만을 돌파한 에피소드는 12편이다.

'핑계고'는 친한 친구와 편안한 대화를 나누는 분위기의 콘셉트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토크쇼이지만, 친한 친구와 커피 한잔을 두고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유재석과 게스트간의 편안한 케미스트리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핑계고'에 주로 유재석의 '찐친' 조세호, 남창희, 홍진경, 지석진 등이 함께 출연했기 때문에 특별한 게스트가 출연하더라도 편한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가 오고 갔다. 짜여진 리액션이 아닌 현실 친구들과 수다를 나누면서 발생하는 소소한 재미가 시청자들에게는 꾸며지지 않은 매력으로 다가왔다.

'핑계고' 조은진 PD는 '날 것의' 토크쇼가 유튜브에서 성공한 것과 관련 뉴스1에 "방송은 누군가의 TV에 송출이 되는 거고, 유튜브는 누군가 찾아서 클릭을 해야만 보는 플랫폼"이라며 "방송은 모든 시청자를 고려해야 하다보니 질문과 답이 정제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유튜브 토크쇼들에서 좀 더 자유롭고 편한 날 것의 토크가 가능한 것 같고 그게 큰 매력"이라고 유튜브 토크쇼의 장점을 이야기했다.

웹 토크쇼 '핑계고'의 성공 이후 이경규, 신동엽 등 방송인들의 유튜브 진출이 이어졌다. 이경규는 '예능대부 이경규의 방바닥 노가리 토크쇼'를 표방한 토크 채널을 오픈했으며, 신동엽은 술자리 토크쇼 '짠한형 신동엽'으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이외에도 모델 이소라 또한 '슈퍼마켙 소라' 토크쇼를 선보이며, 1회 게스트로 전 연인 신동엽을 초대해 많은 화제를 모았다. 김지우 PD는 뉴스1에 "시청자들은 익숙한 예능식 리액션, 짜여진 합이 주는 재미보다는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 인물이 드러내는 진짜 모습, 민낯같은 모습을 보며 깊은 공감과 애정을 느끼고 있다"라고 올 한해 '날 것'이라는 예능 트랜드에 대해 이야기했다. 조은진 PD는 "올 한해는 화려하고 강렬한 콘셉트보다 인간의 본능에 따른 행동과 흐름을 볼 수 있게끔 판을 깔아준 예능이 더 주목받았다"라며 "1인 크리에이터 시대를 맞으면서 영상만 봐도 진짜와 가짜를 구분할 수 있는 대중들이 훨씬 많아져서 진짜를 흉내 내기보다는 '진짜'로 보여주는 것이 트렌드가 된 것"이라고 올 한해 예능을 돌아봤다.

ahneunjae9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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