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회사도 "울릉도에 비행기 띄우겠다"…섬들에 무슨 일이

금준혁 기자 2023. 12. 17.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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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도서(島嶼)지역 공항 활성화 계획을 들여다본 중소기업들이 항공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건설 중인 울릉공항에 이착륙이 가능한 소형항공기 제작사를 중심으로 기체도입도 논의되고 있다.

이처럼 소형항공사의 취항 시도가 이어지는 이유는 도서지역 공항이 충분한 수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울산공항 기반이자 소형항공사인 하이에어는 2017년 설립돼 ATR72 4대를 기반으로 일본 국제선까지도 취항에 성공했으나 LCC와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며 회생절차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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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도서지역 공항 활성화 정책에 명성·섬에어 등 중소기업, 소형항공사 도전장
LCC와 경쟁 못견디고 회생절차 '하이에어' 선례도…실제 면허 발급여부도 변수
15일 경북 포항경주공항에서 이륙 대기 중인 브라질 엠브라에르 제트여객기 앞에서 엠브라에르 소속 엔지니어가 '공항 환경이 아름답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2023.5.15/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정부의 도서(島嶼)지역 공항 활성화 계획을 들여다본 중소기업들이 항공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건설 중인 울릉공항에 이착륙이 가능한 소형항공기 제작사를 중심으로 기체도입도 논의되고 있다. 다만 생존경쟁이 극에 달한 항공업계에서 도서지역 수요만으로 소형항공사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명성'의 국내항공운송사업 면허 신청 공고를 게시하고 오는 26일까지 면허발급 신청에 대한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명성은 경기 고양시를 거점으로 시내·일반·직행·공항버스 등을 운영하는 운수회사다.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기준으로 매출액 495억원, 영업이익은 8400만원 수준의 중소기업이다. 현금성 자산은 53억원에 불과하다.

항공사가 국내선 운송면허를 받기 위해서는 항공사업법에 따라 50억원의 납입자본금과 1대 이상의 항공기를 확보해야 한다. 면허 발급절차가 까다로운 데다 전문 인력과 인프라 구축 비용도 상당해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춘 모기업이나 사모펀드, 지자체와 함께 뛰어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명성은 브라질 항공기 제작사 엠브라에르의 소형 제트여객기 'E-190-E2' 두대를 2026년에 2대 도입하고 2027년에 1대를 리스해 3대를 운항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운항 노선은 김포~울릉, 김포~양양, 포항~울릉, 양양~제주다. 엠브라에르는 이철우 경북지사 등을 태우고 울릉도 상공에서 선회비행을 하며 세일즈에 나서기도 했다.

현재로선 명성이 항공사업을 감당할 만한 충분한 실탄을 확보하고 뛰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려운데, 이런 도전적인 사업에 뛰어드는 중소기업이 명성뿐만이 아니다.

2019년 8월 하이에어의 터보프롭(터보제트에 프로펠러를 장착한 항공기용 제트엔진) ATR 72-500 항공기가 울산공항 활주로에 착륙하고 있다. 2019.8.28/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지난해 섬에어도 도서지역 공항 취항을 목표로 설립됐다. 섬에어는 충북 청주공항 기반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로케이의 창립멤버인 최용덕 대표가 퇴사해 설립한 스타트업 항공사다. 섬에어는 글로벌 빅2 제조사 에어버스와 이탈리아 방산기업이 합작해서 만든 ATR사의 터보프롭기 'ATR72'를 염두에 두고있다. ATR은 2023 경북도 항공방위물류 박람회에 참가해 울릉공항 취항목표를 밝혔다.

이처럼 소형항공사의 취항 시도가 이어지는 이유는 도서지역 공항이 충분한 수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울릉공항은 2026년 개항을 목표로 공사 중이며 백령·흑산공항도 추진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공항 활성화를 앞장서고 있어, 중소기업들이 용기를 내는 측면도 있다. 그간 국토부는 소형항공사가 운용하는 소형항공기 좌석을 50석으로 제한했으나 항공사업법 시행령을 개정, 80석으로 규제를 완화해 사업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지자체들은 도서지역 공항 취항에 기존 LCC가 사업에 뛰어들기를 원하는 눈치이나 LCC로선 불확실한 시장을 위해 새로운 기종을 도입할 가능성은 낮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틈새시장을 공략하려는 소형항공사들이 연이어 등장한 것이다. 강원도는 명성의 양양노선을 위해 연 14억원을 지원하고 울산시는 섬에어 유치에 나섰다.

다만 하이에어의 사례에서도 보였듯이 LCC가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이들 회사가 안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울산공항 기반이자 소형항공사인 하이에어는 2017년 설립돼 ATR72 4대를 기반으로 일본 국제선까지도 취항에 성공했으나 LCC와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며 회생절차를 진행 중이다.

아직 항공면허를 발급받은 것이 아니라는 점도 변수다. 면허신청 공고에 따른 의견청취 이후에도 국토부 내부 검토를 거쳐 면허위원회에서 최종 면허발급 여부를 결정한다. 섬에어는 면허신청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rma1921k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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