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전 패배' 윤형빈, 50초만에 느껴진 9년의 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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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
거의 10년만에 케이지로 돌아온 윤형빈은 하지만 50초만에 9년의 세월을 절감할 수밖에 없었다.
페이스 조절의 실패인지 혹은 체력적 문제인지, 아니면 오랜만의 경기라 적응의 문제인지 모르지만 윤형빈은 9년전과는 달리 50초만에 급격하게 느려졌고 이후 시간은 윤형빈이 KO로 쓰러지진 않을까 걱정될 수준이었다.
9년전의 영광을 되살리려 했지만 9년간 세월은 상대보다 윤형빈에게 더 치명적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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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14년 2월. 윤형빈은 국민적 주목을 받았다. 원래 코미디언으로써 '왕비호'로 유명세를 누렸지만 뜬금없이 로드FC를 통해 격투기 선수로 데뷔했기 때문. 게다가 경기에서도 일본 선수를 스트레이트 펀치로 KO승을 따내며 놀라움을 선사했다.
당시 경기 시청률은 무려 7.1%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고 '코미디 대부' 이경규의 격한 축하 등도 전파를 타며 윤형빈은 이후 '연예계 싸움짱' 이미지로 더 큰 인기를 누렸다.
그런 윤형빈이 무려 9년만에 돌아왔다. 정확히는 9년 9개월만. 거의 10년만에 케이지로 돌아온 윤형빈은 하지만 50초만에 9년의 세월을 절감할 수밖에 없었다.
윤형빈은 16일 서울 그랜드 스위스 호텔에서 열린 로드FC 067 대회 속 파이트100에 출전했다. 격투기에 새로운 방식을 제시하기 위해 100초간 화끈하게 맞붙는 취지의 파이트100에서 윤형빈은 일본의 쇼유 니키에게 판정패 당하고 말았다.
경기전 스토리가 있었다. 기자회견에서 쇼유 니키가 윤형빈의 얼굴과 몸에 간장을 붓는 '간장 테러'를 했던 것. 아무리 퍼포먼스라고 해도 윤형빈이 열받기 충분했고 오죽하면 윤형빈도 "분하고 화가 나서 눈물이 날 정도"라며 경기에서 반드시 복수하겠다고 다짐했다.
상대 쇼유 니키는 일본 격투기 프로그램 브레이킹 다운에서 4승2패를 거뒀지만 정식 MMA는 데뷔전인 선수. 9년전 MMA 데뷔전을 가졌고 이후 생활체육 복싱 2전2승 등인 윤형빈과 크게 다르지 않는 수준의 선수로 여겨졌다.
문제는 윤형빈의 나이였다. 2014년에는 팔팔했던 34세였던 것에 비해 지금은 43세로 세월이 9년이나 흘렀다. 이 세월은 결코 쉽게 볼 수 없고 상대는 1995년생으로 윤형빈과 무려 15살이나 차이가 났다.
그러다보니 경기 초반에는 윤형빈과 쇼유 니키가 비슷했을지 몰라도 다소 흥분이 가라앉고 페이스 조절을 해야하는 경기중반부터 확 차이가 났다. 공이 울리고 두 선수는 강하게 맞붙었고 초반에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하지만 경기시간 100초 중 절반인 50초가 됐을 때 윤형빈의 펀치에 쇼유 니키가 카운터를 적중시키고 나서부터 윤형빈의 페이스가 떨어진 것이 확연히 보였다.
페이스 조절의 실패인지 혹은 체력적 문제인지, 아니면 오랜만의 경기라 적응의 문제인지 모르지만 윤형빈은 9년전과는 달리 50초만에 급격하게 느려졌고 이후 시간은 윤형빈이 KO로 쓰러지진 않을까 걱정될 수준이었다.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다면 럭키펀치가 아닌 이상 윤형빈이 먼저 KO패를 당할게 명백해보일정도로 윤형빈은 느려지고 펀치에 힘이 빠졌다. 반면 쇼유 니키는 기세등등하게 공격을 퍼부었다.
결국 100초간의 격투 후 심판진 역시 2명은 쇼유 니키의 손을, 1명은 무승부로 판정해 윤형빈의 판정패가 선언됐다.
9년전 격투기를 통해 전국민적 관심을 받았던 윤형빈. 9년전의 영광을 되살리려 했지만 9년간 세월은 상대보다 윤형빈에게 더 치명적일 수밖에 없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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