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 전기차"…獨·日 제친 中자동차 [차이나는 중국]

김재현 전문위원 2023. 12. 17.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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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차이 나는 중국을 불편부당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중국 충칭의 자동차 공장에 적재된 전기차/AFPBBNews=뉴스1
중국이 자동차 선진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 세계 1위 자동차 수출국 타이틀을 거머쥘 전망이다.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2017년 역대 최고인 2888만대를 기록한 후 줄기 시작했지만 올해는 3000만대에 육박할 전망이다. 재밌는 건 중국 자동차 판매를 견인한 게 내수시장이 아니라 해외 수출이라는 사실이다. 중국은 올해 480만대 이상을 수출하며 세계 1위 자동차 수출국이 된다. 전기차 수출이 급증한 영향이 크다.

중국 내수 시장에서는 전기차를 앞세운 로컬 브랜드의 공습에 폭스바겐·토요타 등 독일·일본 브랜드까지 판매가 줄면서 중국이 '외국차의 무덤'이 되고 있다. 전동화가 가장 빠른 중국이 전기차 시대에 자동차 선진국으로 부상하고 있단 얘기다.

중국에서는 전기차의 시장 점유율 50% 달성 목표가 당초 계획보다 10년 빠른 2025년 실현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올해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살펴보자.
자동차 3000만대 시대에 진입하는 中
지난 11일 중국 자동차공업협회(CAAM)는 11월 자동차 판매량이 작년 동기 대비 27.4% 증가한 297만대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올해 1~11월 누적 판매량은 10.8% 늘어난 2694만대다. 12월 306만대만 팔리면 중국 자동차는 3000만대 시대에 진입하게 된다.

지난주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2024 중국자동차시장 발전예측 써밋'에서 쉬하이둥 CAAM 부총공정사는 "올해 중국 자동차 판매량이 약 3000만대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쉬 부총공사는 "전기차 판매는 약 940만대, 자동차 수출 대수는 약 480만대를 기록할 것"이라며 "내년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약 3100만대, 전기차 판매량은 약 1150만대"로 전망했다.

쉬하이둥 중국 자동차공업협회 부총공정사 /사진=중국 자동차공업협회

올해 중국 자동차 판매량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전기차의 빠른 성장세가 지속되고 자동차 수출이 또다시 최고기록을 갈아치우는 삼중주가 연출됐다.

올해 1~11월 중국 내수 시장 판매는 2253만대로 작년 대비 4.7% 증가에 그쳤지만, 해외 수출이 58.4% 급증한 441만대를 기록하며 성장을 견인했다. 100만대에서 정체됐던 중국 자동차 수출은 2021년부터 매년 100만대씩 늘어나더니 올해는 170만대 넘게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해 중국 자동차 수출량은 311만대로 독일(261만대)을 제치고 세계 2위를 차지했다. 올해는 일본도 제치고 세계 1위 자동차 수출국이 될 게 확실해 보인다. 12일 일본 아사히신문도 올해 1~10월 중국과 일본의 자동차 수출량이 각각 392만대와 359만대로서 올해 중국이 세계 1위 자동차 수출국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11월 48만2000대를 수출하면서 1~11월 누적 수출량이 441만대를 기록했다. 쉬 부총공정사는 다소 보수적으로 올해 수출량을 약 480만대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490만대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940만대로 성장하는 전기차가 몰고온 변화들
이처럼 중국 자동차 성장을 견인한 최대 동력은 전기차다. 11월 중국 전기차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102만6000대를 기록했다. 신차 중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34.5%다. 신차 3대 중 1대가 전기차라는 의미다. 베이징·상하이 같은 대도시에서는 전기차 비중이 50%를 넘나들 만큼 전기차가 대세다.

올해 1~11월 전기차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36.7% 늘어난 830만대다. 중국 전기차 판매량 역시 내수시장 판매에다 해외 수출을 더한 수치다. 지난해 폭풍 성장한 중국 전기차는 올들어 판매 증가율이 둔화됐는데, 해외 수출이 급증하면서 내수 성장 둔화를 일정 부분 상쇄했다.

올해 1~11월 중국 내수시장 전기차 판매는 721만대로 작년 대비 31.7% 늘어난 반면, 해외 수출은 83.5% 늘어난 109만대에 달한다. 연말을 앞둔 12월도 중국 전기차업체들이 판매목표 달성을 위해 대대적인 판촉전에 나서면서 또다시 100만대 판매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노르웨이처럼 작은 나라에서는 신차 중 전기차 비중이 80%가 넘는 경우도 있지만, 미국·유럽·중국 등 주요 자동차 시장 중에서는 중국의 전동화가 가장 빠르다. 특히, 내수시장에서 적극 전동화에 나선 중국 로컬 브랜드가 전동화 대응이 느린 폭스바겐·토요타 등 외산 브랜드를 몰아내는 분위기다.

중국은 자동차 산업 육성 초기 폭스바겐 등 외국 자동차업체가 지분율 50%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중국 자동차업체와 합자기업을 만들어 중국 시장에 진출하도록 규정했다. 현대차 역시 중국 현지 파트너사인 베이징자동차(BAIC)와 합자기업인 베이징현대를 만들어 중국에 진출했다. 그동안은 합자브랜드가 중국 자동차 시장을 장악하다시피 했는데, 전동화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추세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중국 승용차 시장에서 BYD·지리자동차 등 로컬 브랜드 점유율은 2020년 35.7%에서 올해 10월 55.5%로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독일 브랜드(25.5%→18.2%), 일본 브랜드(24.1%→17.7%), 미국 브랜드(9.4%→6.1%) 점유율은 모두 하락했다. 현대·기아차의 한국 브랜드 점유율도 3.8%에서 1.3%로 줄었다.

중국 1위 전기차업체 BYD는 올들어 11월까지 전기차만 267만대를 판매하며 중국 승용차 시장 1위를 꿰찼다. 1984년 폭스바겐이 상하이자동차(SAIC)와 합자기업인 상하이폭스바겐을 만든 이후 40년 가까이 중국 시장을 장악했지만 이제 로컬 브랜드에게 자리를 내주고 있는 것. BYD 등 중국 전기차는 내수 시장뿐 아니라 일본 자동차의 안방 격인 태국 등 동남아에서도 점유율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5년, 10년 뒤에 돌이켜보면 올해는 중국이 자동차 선진국에 진입한 첫 해로 기억될 것 같다.

김재현 전문위원 zorba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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