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가 많이 사는 종목 10개 수익률 보니… 거의 매년 절반 이상은 손실이네
“주가 급등하는 소수 종목에 매수 몰린 탓”
개인 투자자가 많이 사는 종목 가운데 절반 이상은 거의 매년 주가가 연초보다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 10개 중 5개가 연초 대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개인은 주가 급등 종목을 사는 경향이 강한데, 대부분 급등 이후 꺾이는 경우가 많은 탓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근 10년 중 플러스 수익을 낸 종목이 더 많았던 시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때인 2020~2021년뿐이었다.
17일 조선비즈는 최근 10년(2014~2023년 12월 15일 기준)간 연도별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연초 대비 연말 주가를 비교했다. 그 결과 2020년과 2021년을 뺀 나머지 8개 해에는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절반(5개) 이상이 연말에 주가 하락을 경험했다.
연도별로 보면 2014년 9개, 2015년 10개, 2016년 9개, 2017년 5개, 2018년 6개, 2019년 10개, 2020년 3개, 2021년 4개, 2022년 10개, 2023년 5개 종목의 연말 주가가 연초보다 약세를 나타냈다. 국내 증시에 유동성이 급증했던 코로나19 시기(2020~2021년)를 제외하면 개인이 집중 매수한 종목 중 마이너스 수익을 낸 주식이 매년 더 많았던 셈이다.
2015년·2019년·2022년 등 3개 해에는 개인이 많이 산 10개 종목이 죄다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중 2015년에는 지주회사 체제(POSCO홀딩스)로 바뀌기 전 종목인 포스코(POSCO)가 연간 순매수 상위 1위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당시 포스코는 2015년 12월 30일 종가 16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는데, 연간 수익률은 -39.56%였다.
국내 바이오 1세대 기업 헬릭스미스는 2019년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 포함됐다. 그해 이 회사 주가 하락률은 53.54%로 10개 중 가장 낙폭이 컸다. 헬릭스미스는 한때 주가가 16만원을 웃돌며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2위까지 올랐지만, 2019년 말에는 주가가 6만원대로 주저앉았다. 현재 헬릭스미스 주가는 5000원대로 10배 이상 추가 하락한 상태다.
이미 5개 종목이 연초 대비 추락한 올해는 어떻게 마무리될까. 현재 시장 흐름으로 볼 때 연초 대비 상승 마감하는 종목이 확 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1월 2일부터 이달 15일까지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포스코홀딩스다. 이 종목의 개인 순매수액은 11조3560억원이다. 상위 2~10위 종목의 순매수액을 합친 규모보다 많다.
포스코홀딩스 뒤를 이어 LG화학(1조9260억원), 포스코퓨처엠(1조2060억원), SK이노베이션(1조1176억원), 에코프로비엠(9450억원), 삼성SDI(8650억원), 엘앤에프(7580억원), LG에너지솔루션(6610억원), LG생활건강(6110억원), LG화학우(5920억원) 등이 개인 순매수 상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LG화학(-17.83%), SK이노베이션(-8.53%), 삼성SDI(-23.43%), LG생활건강(-51.04%) 등 개 종목은 연초보다 낙폭이 커 올해 남은 기간 상승 전환이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부진이 심한 LG생활건강은 올해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수혜주로 기대를 모았지만, 중국의 실망스러운 경기 회복과 소비 부진 탓에 내리막을 걸었다.
LG에너지솔루션(-3.1%)은 12월 중 시장에 어떤 호재가 발생하느냐에 따라 반등을 기대해볼 만한 주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서 연초 대비 손실이 나는 일이 많은 건 급등 종목에 매수세가 몰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개인은 최근 주가가 오른 종목을 많이 사는 경향이 있는데, 대부분 급등 이후 주가가 확 꺾인다”며 “국내 개인 3명 중 1명이 1~2개 종목에 집중 투자하고 있을 정도로 분산 투자가 정착하지 않아 손실 위험성은 더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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