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음주·남현희·황의조…' 2023 체육계를 휩쓴 사건‧사고 [스한 위클리]

이재호 기자 2023. 12.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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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23년이 저물어간다. 아시안게임의 영광도 있었지만 1년 내내 바람잘 날 없었던 2023년의 한국 체육계 사건과 사고를 돌아본다.

WBC 음주 파동으로 사과하는 왼쪽부터 정철원, 김광현, 이용찬. ⓒ연합뉴스

▶WBC 참사와 음주 파동

3월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이곳에서 한국 야구는 세계 무대와의 격차를 절감했다. 특히 승부처로 여겨졌던 호주전에서 강백호의 실수는 치명적이었다. 강백호는 당시 2루타 후 세리머니를 하다 베이스를 밟지 않아 아웃되는 참사를 일으켰다. 호주에게 패하며 2위도 놓쳤고, 일본에게도 압도적 실력차로 패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전국민적 관심이 모였던 대회에서 처참한 실패를 맛본 WBC는 두달 후 또 다른 일로 국민적 질타를 받는다. 김광현, 정철원, 이용찬이 대회 중 늦은 시간 음주를 위해 업소를 이용한 사실이 드러난 것. 당시 왜곡은 있었지만 음주 사실은 맞기에 대국민 사과를 했고 사회봉사와 벌금 징계가 내려졌다.

승부조작범 사면에 대해 사과하는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 ⓒKFA

▶대한축구협회의 승부조작범 사면 파동

3월 또 다른 이슈가 국민들을 분노케했다. 2011년 K리그는 선수들의 승부조작 문제로 인해 해체 수준까지 갔던 아픔 경험이 있다. 이때 징계를 받았던 이들을 갑자기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사면을 하겠다는 황당한 발표에 여론은 들고 있어났다.

비난 여론이 워낙 거세자 이영표, 이동국 등 부회장단과 이사진은 전원 사퇴했고 정몽규 회장 역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후 회장의 사면권을 폐지하고 문체부 차관 출신인 김정배 상근 부회장을 둬 부회장단과 이사진을 모두 개편한 대한축구협회다.

2년여만에 다시 입을 연 이다영. ⓒ연합뉴스

▶다시 입 연 이다영

2년 전인 2021년. 학폭 논란으로 인해 국내 무대에서 쫓겨났던 여자 배구 국가대표 세터인 이다영. 이다영이 지난 8월 다시 언론 앞에 섰다. 이다영은 쌍둥이인 이재영은 잘못이 없는데 피해자 측에서 1억원의 과한 금액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흥국생명 당시 팀동료이자 선배인 김연경이 자신을 술집여자로 취급했다며 김연경의 비밀을 폭로하겠다고 수위를 높여갔다. 이후에도 이다영은 지속적으로 SNS를 통해 김연경을 향한 경고성 메시지를 날렸지만 김연경 측의 강경 대응과 이다영 발언의 신뢰성과 화제성을 잃어 시들하고 있다.

패배후 분풀이로 라켓을 내리친 아시안게임 테니스 권순우. ⓒ유튜브 캡쳐

▶아시안게임의 두 사건 – 권순우와 정철원

올해 체육계 최고 이벤트였던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사건 사고가 있었다. 현재 한국 테니스계 No.1 선수로 여겨지는 권순우가 남자 단식 2회전에서 태국 선수에게 패한 후 라켓을 바닥에 강하게 수차례 내리쳐 망가뜨리는 것. 여기에 인사를 청하러 온 태국 선수를 무시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자 입방아에 올랐다. 상대 선수가 경기 내내 권순우의 신경을 긁은 것은 맞으나 패한 후 보인 추한 모습에 비난이 컸고 권순우 역시 테니스협회를 통해 사과했다.

생소한 롤러 스케이트에서도 사고가 터졌다. 남자 롤러 스케이트 스피드 3000m 계주 결승에서 한국팀의 마지막 주자로 나선 정철원이 마지막 바퀴 결승선을 앞두고 금메달을 확신해 허리를 들어 승리 세리머니를 했던 것. 그사이 뒤에 있던 대만 선수는 끝까지 내달려 발을 쭉 뻗었다. 결국 대만 선수가 정철원보다 0.01초 빨리 결승선을 넘으며 한국은 금메달을 놓치고 말았다.

승부가 확정된 상황도 아닌데 세리머니를 하다 금메달을 놓치는 것은 물론 자신과 동료의 병역특례 기회까지 날리자 국민적 질타가 이어졌다. 정철원은 눈물의 사과를 했지만 다음 아시안게임부터 롤러 스케이트가 정식종목에서 제외되기에 아쉬움은 더했다.

롤러스케이트 정철원의 설레발 세리머니. ⓒ연합뉴스

▶'I am 신뢰예요' 펜싱 영웅 남현희의 추락

지난 10월 '펜싱 영웅'인 남현희가 15세 연하의 재별 3세 전청조와 재혼을 한다는 인터뷰가 공개되며 큰 화제가 됐다. 예비 남편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던 와중 전청조의 정체에 대한 의구심이 뒤따랐다. 남자가 아닌 여자, 재벌 3세가 아닌 사기꾼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던 것. 그럼에도 남현희는 전청조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하지만 전청조가 사기전과 10범에 징역을 살았던 사실이 밝혀지며 상황이 반전됐고 남현희 역시 피해자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후 남현희도 전청조의 재력을 통해 고가의 선물을 받은 것은 물론 자신의 펜싱 아카데미를 통해 투자자를 함께 유치했다는 것이 밝혀져 사기 공범으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 남현희를 속이기 위해 전청조가 나눈 대화 중 'I am 신뢰예요'라는 말은 전국민적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남자가 아닌 여자, 재벌 3세가 아닌 사기꾼이라는 두 개의 키워드만으로 충분히 자극적인데 이 사기를 당한 사람 혹은 공범이 박태환-구본길과 함께 한국 체육사 최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6개)인 남현희라는 사실에 체육계를 넘어 사회적 파장이 컸던 사건이다.

사회적 스캔들이 됐던 남현희-전청조. ⓒ연합뉴스

▶황의조의 충격적인 몰카 스캔들

축구 국가대표인 황의조는 지난 6월 SNS를 통해 성행위 영상이 유출돼 논란이 됐다. 당시 황의조는 전연인과 합의해 찍었던 영상이 휴대폰을 잃어버린 후 협박범으로부터 협박을 받다 영상까지 유출된 '피해자'로 여겨졌다.

하지만 11월 충격적인 사실이 전해졌다. 황의조 측에서 먼저 협박범을 잡아달라고 고소했는데 그 협박범의 정체가 해외 생활 중 함께 먹고자고 했던 친형수였던 것. 게다가 합의했다고 주장한 성행위 영상과 관련 전연인이 '합의되지 않았다'고 주장하자 황의조는 피해자에서 피의자로 전환되기까지 했다.

황의조 전연인이 당시에는 미혼이었지만 지금은 결혼을 한 방송인이라는 점도 밝혀져 놀라움을 안겼다. 또 같이 살던 형수가 협박범이라는 충격적인 반전과 협박범이 처음에 자신을 '황의조의 전연인'이라고 소개한 것이 더해지며 형수와 불륜인지 등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황의조는 이런 부분을 모두 부인하며 형수의 결백을 믿는다는 입장이지만 경찰은 형수를 협박범으로 보고 구속까지 했다. 게다가 합의되지 않은 성행위 영상 촬영은 법조계에서는 징역 최소 2년의 중범죄로 예상하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한축구협회는 혐의를 벗을때까지 황의조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하기로 했다. 2018 아시안게임에서 손흥민, 김민재 등 현재 대표팀의 핵심 선수들을 병역 특례를 받게 한 일등공신이자 '축구 영웅'으로 여겨졌던 황의조가 억울한 피해자일지 범죄자로 전락할지 향후 수사를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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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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