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깃발 흔들었는데 발포"... 이스라엘 '인질 사살' 전말에 분노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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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이 15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붙잡혀 있던 자국인 인질 3명을 사살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스라엘 민심이 폭발했다.
특히 당시 해당 인질들이 상의를 탈의한 채 흰색 깃발을 흔들며 구호 요청을 했던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이스라엘군의 무리한 군사 작전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하마스도 "이스라엘이 군사 작전을 중단할 때까지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 석방을 위한 거래에 응하지 않을 것"(오사마 함단 대변인)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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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아비브서 시위 "인질 협상 당장 시작하라"
네타냐후 "마음 아프다... 그러나 전쟁 계속"
이스라엘군이 15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붙잡혀 있던 자국인 인질 3명을 사살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스라엘 민심이 폭발했다. 특히 당시 해당 인질들이 상의를 탈의한 채 흰색 깃발을 흔들며 구호 요청을 했던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이스라엘군의 무리한 군사 작전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쟁을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네타냐후 총리는 16일 기자회견에서 "인질들이 비극적으로 살해된 사건은 내 마음을 아프게 했고, 국가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면서도 "이스라엘군의 지상전은 하마스 파괴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초동조사 결과 공개... '비무장' 확인하고도 총격
16일 이스라엘 언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하레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방위군(IDF) 남부사령부의 고위 지휘관은 이날 이스라엘 군인에 의한 인질 사살 사건의 초동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사건은 15일 한 IDF 병사가 남성 3명이 건물 밖으로 나오는 장면을 발견하며 시작됐다. 이들은 상의를 입지 않았고 이 가운데 한 명은 흰색 상의를 나뭇가지에 걸친 채 흔들고 있었다. 하마스 손아귀에서 벗어난 이스라엘인 인질들이었다. 그러나 병사는 이들의 행위를 하마스의 유인 작전으로 인식하고 총격을 가했다. '테러범'이라고도 소리쳤다. 2명은 총격으로 현장에서 즉사했고 나머지 1명은 총상을 입은 채 건물로 피신했다.
이후 주변에 있던 지휘관이 사격 중단 명령을 내리면서 잠시 총성이 잦아들었다. 그러나 살아남은 인질이 다시 바깥으로 나오려 하자 총격은 재개됐다. 이 과정에서 히브리어로 '도와 달라'는 목소리도 들렸지만 총격은 멈추지 않았다. 해당 남성도 끝내 사망했다. 지휘관은 총격을 당하고도 IDF 쪽으로 계속 접근하려는 남성들의 움직임을 이상히 여겼다. 이에 시신 3구를 수습해 본국으로 보냈고, 희생자들은 하마스에 인질로 잡혀 있던 이스라엘인 남성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텔아비브에 수천 명 시위대 "인질 협상 시작하라"
16일 이 사건이 알려지자 어이없는 죽음을 당한 인질의 가족들은 통곡했다. 이들의 귀환을 손꼽아 기다리던 시민들도 분노했다. 이스라엘이 하마스와의 전쟁을 치르는 이유로 '인질 구출'을 든 상황에서, 군이 자국민을 사살하는 사건이 발생한 탓이다. 이날 저녁 텔아비브 '인질 광장'에서는 인질 가족을 비롯, 수천 명의 시위대가 모여 이스라엘 정부를 향해 "인질 석방을 위해 하마스와 당장 협상을 시작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마스에 붙잡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도론 슈타인브레처의 여동생 야미트 아슈케나지는 집회에서 "전쟁의 목적은 인질을 살려내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인질이 관에 담겨 돌아오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IDF의 작전에 대한 비판과 분노를 우려한 듯,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저녁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망한 인질을 애도했다. 그는 "우리는 (해당 사건에서) 교훈을 얻겠다"며 "이스라엘은 모든 인질을 구출하기 위해 군사적·외교적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하마스와의 전쟁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는 굽히지 않았다. 네타냐후 총리는 "시계를 되돌릴 수는 없다"며 "국제적인 압력과 이스라엘이 겪고 있는 손실에도 불구, 승리할 때까지 전쟁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마스도 "이스라엘이 군사 작전을 중단할 때까지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 석방을 위한 거래에 응하지 않을 것"(오사마 함단 대변인)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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