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오코너 장례식 참석키로… "보수 진영 끌어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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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샌드라 데이 오코너 전 연방대법원 대법관의 장례식에 직접 참석해 추모사를 할 예정이라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바이든은 진보 성향의 민주당 소속인 반면 오코너는 1981년 보수 성향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 의해 대법관으로 발탁됐다.
그럼에도 바이든이 오코너의 장례식에 함께하는 것은 불과 1년 남은 미 대선을 앞두고 진보는 물론 보수까지 포용하는 초당적 리더십을 과시함으로써 선거의 캐스팅보트를 쥔 중도파의 호감을 얻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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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샌드라 데이 오코너 전 연방대법원 대법관의 장례식에 직접 참석해 추모사를 할 예정이라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바이든은 진보 성향의 민주당 소속인 반면 오코너는 1981년 보수 성향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 의해 대법관으로 발탁됐다. 최근 오코너가 93세를 일기로 타계한 뒤 바이든은 애도 성명에서 “고인의 모든 견해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바이든이 오코너의 장례식에 함께하는 것은 불과 1년 남은 미 대선을 앞두고 진보는 물론 보수까지 포용하는 초당적 리더십을 과시함으로써 선거의 캐스팅보트를 쥔 중도파의 호감을 얻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 1일 오코너가 별세했을 때 바이든이 “내가 고인의 의견에 전부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I did not agree with all of her opinions)라고 명확히 밝힌 점을 감안하면 다소 뜻밖의 결정이다. 공화당 행정부 때 임명된 오코너는 민주당과 진보 진영 입장에선 좀처럼 받아들이기 어려운 보수적 판결들을 이끌어내는 데 깊이 관여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2000년 플로리다주(州) 재검표 중단 결정이다. 민주당 앨 고어 후보(당시 현직 부통령)와 공화당 조지 W 부시 후보가 맞붙은 그해 대선 결과 박빙의 차이로 부시가 이겼으나, 플로리다주 유권자들의 투표 결과 집계에 오류가 있다는 정황이 속속 제기됐다. 재검표를 해서 고어의 표가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나면 대선 승자가 뒤바뀔 수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당장 고어 측이 재검표를 요구했고 플로리다주 대법원도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연방대법원은 “재검표 실시는 헌법 위반”이라는 부시 측의 주장을 수용해 플로리다주에 재검표 중단을 명령했다. 이로써 부시의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었다. 당시 위헌 결정은 대법관 5 대 4 의견으로 아슬아슬하게 내려졌는데, 오코너는 다수의견에 가담함으로써 민주당 지지자 그리고 진보 진영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다만 바이든으로선 공화당 지지자 그리고 보수 성향 유권자 가운데 중도층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여야 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단지 공화당 행정부 시절 임명된 보수 대법관이란 이유만으로 오코너와 척을 지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는 것은 되레 보수층의 반감만 더 키울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2016년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은 공화당 행정부 때 임명된 보수 성향의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 장례식에 가지 않아 구설에 올랐다. 공화당과 보수 진영에선 ‘대통령으로서 마땅히 보여야 할 초당적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오코너는 미 역사상 여성으로는 처음 연방대법관에 오른 인물이다. 1981년부터 2006년까지 25년간 재직하고 물러났다. 종신직인 대법관을 중도에 그만둔 것은 치매에 걸린 남편을 간병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본인도 은퇴 이후인 2018년 알츠하이머성 치매에 걸려 생애 말년을 불우하게 보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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