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대표 밥도둑, 쫄깃하고 영양분 많은'꼬막'드세요~
참꼬막-새꼬막과 함께 피조개도 꼬막 일종, 타우린-철분 풍부...심혈관 건강-빈혈 효과
날이 차가운 겨울이 되면 쫄깃하고 탱탱한 식감을 가진 꼬막이 기다려 진다. 여름부터 영양분을 비축하고 살을 찌운 꼬막들은 겨울 끝물에 도달하면서 깊은 맛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청정갯벌에서 11월부터 본격적인 채취가 시작되며 2월이면 조업이 끝나기 때문에 겨울에 즐길 수 있는 별미이다. 겨울철에 즐기는 꼬막은 맛 뿐만 아니라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 철분 등 영양도 만점이라 겨울철 원기 회복제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꼬막은 돌조개과에 속하며 대부분 전라남도의 갯벌에서 생산된다. 고흥군, 보성군, 순천시, 여수시로 이어지는 여자만 연안이 꼬막의 최대 생산지이며 별교읍의 꼬막이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특히, 여자만은 꼬막이 자라기에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어 이곳 꼬막은 과거 임금님 수라상에 올라갈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았다고 한다.
꼬막은 주로 수심 10m 이내의 갯벌에 서식하며 대략 7~10월경 산란기를 거쳐 11월부터 3월 정도까지 추운 계절 동안 살이 올라 가장 제철로 여겨진다. 주요 생산지가 전라남도에 몰려있는 만큼 갯벌에서 기다란 널빤지를 활용해 꼬막을 채취하는 '뻘배어업'이라는 조업문화가 발달했다.
벌교 인근의 갯벌은 미사와 점토가 80% 이상을 차지하는 매우 미세한 갯벌 진흙으로 사람이 들어가면 매우 깊게 빠지는 특성 때문에 '뻘배'라고 불리는 기다란 널빤지를 타고 이동한다. 또한 뻘배에 철사가 촘촘히 달린 써래를 달아 갯벌을 훑으며 꼬막을 채취하고 있으며, 현재 뻘배어업은 국가 중요어업 유산으로 선정되어 그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 다양한 이름의 꼬막
꼬막은 예로부터 여러 이름으로 불려왔다. 조선시대 서유구가 저술한「난호어목지」에는 '강요주', 「우헤이어보」에는 '와농자'로 기록하고 있으며, 정약전의「자산어보」에서는 '감(?)'이라고 부른다.
또한, 자산어보에는 '크기가 밤만하고 껍질은 조개를 닮아 둥글다. 빛깔은 하얗고 무늬가 세로로 열을 지어 늘어서 있으며 줄과 줄사이는 도랑이 있어 기와지붕과 같다. 조갯살은 노랗고 맛이 달다'고 기록되어 예로부터 사람들이 즐겨 먹었음을 알 수 있다.
이후 '작은 조개'라는 의미로 '고막'이라 불리며 고막이 표준어로 등록됐다. 하지만 꼬막의 최대 생산지인 전라남도에서는 '꼬막'이라 불렀고, 조정래의 소설「태백산맥」을 통해 '꼬막'이라는 표현이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되면서 기존 표준어인 '고막'은 잘 사용하지 않게 되었고 꼬막과 혼동이 있을 수 있어 지금은 꼬막이 정식 표준어로 바뀌게 되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안다미조개'라고도 불리는데, '담은 것이 그릇이 넘치도록 많이'라는 의미의 순우리말 '안다미로'에서 유래되어 살이 가득차 있는 꼬막을 표현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꼬막은 크게 참꼬막, 새꼬막, 피꼬막(피조개)으로 나뉜다. 참꼬막은 3개 꼬막 중에서 가장 크기가 작으나 쫄깃한 식감과 특유의 감칠맛과 해산물의 풍미가 깊어 그 맛이 으뜸이라 '참꼬막'이라 부른다.
생육기간이 3~4년 정도 소요되며 산지인 벌교에서 채취된 자연산이 주로 유통되나, 점차 생산량이 줄고 있어 지역특산물로 현지에서 소진되거나 사격이 비싸지고 있다.
새꼬막은 참꼬막보다 크기가 크고 표면에 솜털이 나있으며 부드러운 식감을 가지고 있다. 크기가 크기 때문에 수율이 높으며 전이나 부침으로 먹기에 좋다.
자연산이 주를 이뤄 남해에서만 나는 참꼬막과는 다르게 새꼬막은 2년 정도 자라면 식용할 수 있으며, 양식으로 남해와 서해안에서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따라서 가격이 저렴해 우리가 시중에서 볼 수 있는 꼬막은 대부분 새꼬막이다. 마지막으로 크기가 가장 크고 육질이 빨갛기 때문에 '피조개'라고도 불리는 피꼬막이 있다.
보통 갑각류에는 청색의 피가 흐르는 데 비해 피조개는 헤모글로빈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피가 붉은 빛을 내는 특성이 있다. 붉은 성분에는 철분을 비롯해 칼슘, 아미노산, 타우린과 아연 등 영양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육질이 탄력적이어서 주로 날로 먹거나 통조림을 만들기도 하며 진해만 일대에서 양식 생산되고 일본으로 수출하며 인기 수출품목으로 각광을 받기도 했다.
꼬막은 예로부터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추운 겨울에 보양식품으로 인기가 많았다. 「동의보감」에서는 '꼬막은 소화를 돕고, 장기를 보호하며, 기를 보충한다' 고 서술하고 있으며,「본초강목」에서는 '꼬막은 위를 열어 기분을 상쾌하게 하고, 주취를 풀며, 갈증을 해소한다'라고 그 효능을 설명한다.
꼬막은 다량의 타우린을 함유하고 있어 혈관 내 고밀도 콜레스테롤의 농도를 높이고 혈관을 청소해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혈전의 생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으며 고혈압, 동맥경화증,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한 타우린과 함께 들어있는 베타인 성분은 체내 독소를 몸 밖으로 배출하는 해독작용을 한다. 때문에 간 기능 향상을 돕고, 알코올 분해 및 간의 피로를 해소하며 지방간을 방지하는데 기여한다.
꼬막에는 필수 아미노산, 단백질, 칼륨, 비타민B 등이 함유되어 있어 근육강화와 성장촉진, 골격 발달, 피로회복 등에 효과가 좋으며 고단백으로 다이어트 식사로도 손색이 없다.
추운 계절 면역력 강화에도 도움이 되는데 꼬막에 들어있는 미네랄과 핵산 성분이 외부 바이러스로부터 저항과 면역력을 강화해주는 역할을 하며, 철분을 함유한 붉은 헤모글로빈 혈색소는 빈혈 예방에 효과적이다.
다만, 꼬막은 차가운 성질을 지닌 식품이기 때문에 과다 섭취시 복통, 설사, 소화불량 등 문제를 겪을 수 있다. 또한 패류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사람들도 꼬막 섭취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겨울철 밥도둑 꼬막요리
겨울철 꼬막은 입맛을 돋우는 밥도둑이라고 불릴 정도로 특유의 풍미로 인기가 좋다. 꼬막을 활용해 다양한 요리가 가능하며 건드렸을 때 입을 다무는 것이 신선한 꼬막이다.
요리에 앞서 꼬막을 세척하고 해감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꼬막은 갯벌에서 채취하기 때문에 흙과 불순물들이 묻어 있기 때문이다.
큰 볼을 물로 채우고 소금 한 주먹과 꼬막을 넣고 여러 차례 비비면서 세척하면 된다. 껍질이 강하기 때문에 여러 차례 이 과정을 반복해야 깨끗하게 세척된다. 이후 흐르는 물에 2~3차례 헹궈주면 된다.
다음으로는 꼬막의 몸속에 쌓인 모래를 빼내는 해감을 해야 한다. 물 1L 기준 소금 2~3숟가락 정도로 소금물을 만들고 꼬막을 넣은 뒤 빛이 차단된 봉지로 덮어 놓는다. 너무 오래 해감하게 되면 맛이 떨어질 수 도 있어서 1~2시간 정도가 적당하다.
꼬막을 데치는 것도 중요한 과정이다. 너무 많이 익히면 살이 무르고 탄력이 없어지기 때문에 끓은 물에 약 3분가량 데친다. 이때 한 방향으로 저어주면서 데쳐야 꼬막살이 한쪽으로부터 떼어내기 편해진다.
손질된 꼬막은 양념무침, 꼬막회, 꼬막비빔밥, 찌개, 전 등 다양하게 요리해 즐길 수 있다. 특히 진간장, 고춧가루, 참기름, 매실액, 간마늘, 다진양파, 다진쪽파 등을 넣어 양념장을 만들고 데친 꼬막 위에 얹혀주면 꼬막 양념 찜을 만들 수 있다. 이 양념에 꼬막살을 떼어 비빈 후 참기름과 함께 밥에 비벼 먹으면 겨울 밥도둑 꼬막비빔밥을 만들 수 있다.
◆ 매년 열리는 꼬막축제
겨울이 되면 전라도에는 갯벌의 영양을 듬뿍 품은 꼬막들이 생산되기 시작한다. 전남 보성군에서는 전국 꼬막 생산량의 70% 이상이 생산되며 특산품으로 지정되어 매년 10월 말 꼬막축제를 열고 국민들에게 꼬막을 알리는 행사를 한다.
1천인분 꼬막비빔밥 만들기, 꼬막던지기 경연 등 다양한 체험활동 뿐만 아니라 꼬막 식당에서 다양한 꼬막요리를 즐길 수 있다. 식당에서 꼬막요리를 사서 먹는 것도 맛있지만 레시피를 활용해 집에서 저렴하게 꼬막을 즐길 수 있다. 현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새꼬막 1kg은 4,500원으로 전년과 유사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현재 수협쇼핑에서 남해안 새꼬막, 피꼬막, 자숙 새꼬막 등 다양한 종류의 꼬막을 할인 판매하고 있다.
로피시엘=박영복 기자 pyoungbok@lofficiel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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