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진 가로등, 승용차 덮쳤다…강풍에 대설 경보 내린 제주
제주지역에 강풍이 몰아치고 폭설까지 예고되면서 항공편이 무더기로 결항하고, 일부 여객선 운항이 통제됐다.
16일 제주지방기상청과 공항기상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30분을 기해 제주도 산지와 남‧북부 중산간, 동부, 북부, 서부에 강풍경보가 발효됐다.
강풍경보는 순간풍속이 초속 26m를 넘을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된다. 이날 고산 지역의 순간최대풍속은 32.5m에 달했다. 이 밖에 윗세오름 26.4m, 월정 25.7m, 제주시 21m를 기록했다.
바람이 초속 10m로만 불어도 건물 간판이 떨어진다. 초속 25m부터는 지붕 기와가 날아가고, 사람이 서 있기 힘들게 된다. 초속 30m부터는 가로수가 뽑히거나 부러지고, 낡은 집은 무너질 수도 있다.
이에 따라 강풍으로 가로등이 쓰러져 승용차를 덮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날 오후 5시 13분쯤 제주시 조천읍 조천리 동부소방서 조천119센터 앞 도로에서 강풍에 흔들리던 가로등이 마침 주행 중이던 승용차 위로 쓰러졌다. 이 사고로 승용차의 보닛 일부가 파손됐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
항공기 결항도 이어졌다. 이날 오후 9시까지 국내선 도착 17편과 국내선 출발 24편이 결항했다. 제주공항에서 운항할 예정이던 437편 가운데 228편은 기상 상황 등으로 지연 운항했다.
해상에는 풍랑경보가 발효돼 완도, 우수영, 가파도, 마라도 등 항로의 여객선 운항이 통제됐다.
한라산에는 대설경보가 내려져 모든 탐방로의 등반이 통제됐다. 기상청은 17일까지 산지에 10~20㎝의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산지 중 많은 곳에는 30㎝ 이상의 눈이 내릴 수도 있다.
제주 외에도 전국적으로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랐다. 강원도에서는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얼어붙은 나무가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쓰러지는 사고가 이어졌다. 횡성에서는 나무 수십 그루가 쓰러져 도로가 통제됐고, 평창과 홍천을 잇는 국도 31호선 운두령 구간에서는 쓰러진 나무에 전선이 끊어져 한국전력공사가 복구작업을 했다.
경남 거창군 북상면 한 내리막길 도로에서는 이날 오후 1시 46분쯤 차량 2대가 고립됐다가 신고 3시간여 만에 구조됐다.
경기 의정부시 호원동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정전 사고가 발생했다. 아파트 단지 약 500가구 입주민들은 강추위 속에 11시간 넘게 전기 공급이 끊겨 불편을 겪었다.
충북 청주 용암동에서는 이날 오후 1시 24분쯤부터 일대 1360여 가구가 10분 간격으로 1초씩 정전됐다. 바람에 날린 물체로 인해 잘린 통신선이 인근 전선을 건드려 정전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곳에 있던 영화관에서도 짧은 정전이 연이어 발생해 관객들이 대거 환불을 요구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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