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장 요구에 ‘팔씨름’ 했다 수술까지…“강요 아냐” 불기소 [제보K]
[앵커]
운동 선수 출신 병사가 중대장과 팔씨름을 하다가 팔이 골절돼 수술까지 받는 일이 있었습니다.
중대장의 강요에 의한 경기였다, 아니다 합의된 경기였다, 양측 주장이 엇갈리면서 소송전이 벌어졌습니다.
이희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월, 20대 A 씨는 군 복무 중 팔이 부러져 수술까지 받았습니다.
다친 이유는 다름 아닌, 중대장과의 '팔씨름'.
"팔씨름 한 판 하자"는 중대장 말에 시작된 경기.
A 씨가 우세했던 상황에서 갑자기 팔에 '빡' 소리가 나며 A 씨는 바닥에 주저 앉았습니다.
결과는 전치 8주 상완골 골절이었습니다.
[A 씨/음성변조 : "(중대장이) 덩치가 크고 힘이 세 보이는 병사들에게만 팔씨름하자고…."]
A 씨는 중대장보다 몸무게가 20kg 이상 나가는 건장한 체격의 운동 선수 출신이었습니다.
재활 치료를 받았지만, 제대 후 프로리그 진출을 위해 해외로 가려던 계획은 무산됐습니다.
[A 씨/음성변조 : "(중대장 요구를) 제가 두 번 거절했는데도 계속해서 쫓아와서 하자고…. 더이상 거절하면 뭔가 남은 군 생활에 있어서 안 좋은 상황이 생길 수도 있겠다."]
중대장이 이전에도 두 차례 팔씨름을 제안했고, A 씨는 계속되는 요구에 부담을 느껴 억지로 응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중대장은 "당시 A 씨가 흔쾌히 승낙했다"고 맞섰습니다.
상황을 목격한 병사는 "A 씨가 신나서 동조한 건 아니지만 강하게 거부 의사를 밝히진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A 씨는 과실치상과 강요 혐의로 중대장을 고소했지만, 군 검찰은 지난 8월 불기소 처분을 내렸습니다.
중대장이 팔씨름을 강요한 것도 아니고 반칙을 써 상해를 입힌 것도 아니라는 겁니다.
육군 측은 군대 공식 행사가 아니라 징계 절차도 안 밟았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A 씨는 법원에 재정신청까지 내며 맞서는 상황.
잘잘못을 가리는 사이, A 씨가 꾸던 프로선수의 꿈은 저 멀리 사라져버렸습니다.
KBS 뉴스 이희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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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연 기자 (hea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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