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예보金 50주년 영웅'이에리사 전의원,국가브랜드 대상 공로상 영예..."내 모든것은 탁구 덕분...故천영석 선생님과 50년전 함께한 동료들께 영광 돌린다"

전영지 2023. 12. 16.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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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국가브랜드진흥원
사진출처=월간탁구
왼쪽부터 이에리사 전 의원, 조동성 국가브랜드진흥원장, 석해균 선장. 사진제공=국가브랜드진흥원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사라예보 50주년, 그날의 영광은 함께 했던 선배, 동료, 선생님, 대한민국 모든 탁구인들의 것입니다."

'사라예보 탁구 영웅' 이에리사 전 국회의원(전 태릉선수촌장)이 국가브랜드대상 공로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전의원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3 제7회 국가브랜드 컨퍼런스(국회 문화체육관광위, 국가브랜드진흥원)에서 국가브랜드대상 공로상을 받았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국가브랜드진흥원 조동성 이사장과 최유진 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의미 있는 연말 시상식이 열렸다.

사단법인 국가브랜드진흥원이 매년 문화, 예술, 체육 등의 분야에서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한 개인 및 단체에게 수여하는 국가브랜드 대상은 2015년 스포츠 부문 김연아(피겨스케이팅), 문화 부문 김수현(배우), 기업 부문 아모레퍼시픽을 필두로 지난해엔 스포츠 부문 최민정(쇼트트랙), 문화 부문 이정재(배우), 공로상 이영애(배우), 특별공로상 부문 고 간송 전형필이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스포츠 부문에선 '피겨여제' 김연아를 비롯해 2017년 박인비(프로골프), 2018년 윤성빈(스켈레톤), 2020년 손흥민(남자축구), 2021년 김연경(여자배구), 2022년 최민정(쇼트트랙) 등이 대한민국 국격을 드높인 월드클래스 스포츠 스타들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사진출처=월간탁구

국가브랜드진흥원은 올해 사라예보 세계탁구선수권 제패 50주년을 맞은 이에리사 의원과 '2011년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이 국가브랜드에 기여한 공을 기려 공로상을 수여했다. 대중문화 부문은 대상은 영탁, 글로벌 라이징 스타 부문은 엔싸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기업부문은 대한항공, 미래산업부문은 위드랜드, 공공부문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보건 부문은 SCL그룹이 국가브랜드대상을 받았다.

조동성 국가브랜드진흥원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전세계 소비자는 제품을 사기 전에 어느나라 기업인지를 확인한다. 90년대 한국이란 이름이 붙으면 사지 않았다. 하지만 21세기 대한민국이라는 브랜드는 제품의 가격을 올리는 프리미엄 효과를 낸다. 올해 전세계 208개국 중 대한민국의 국가 브랜드 프리미엄 가치는 미국, 영국, 독일에 이어 세계 4위, 일본 프랑스보다 앞선 세계 4위"라고 말했다. "이는 정부, 개인, 모두가 함께 노력한 결과"라면서 "사라예보 영웅 이에리사 의원, 아덴만 영웅 석해균 선장, 전세계 행복천사 영탁, 엔싸인을 비롯한 대한항공, 위드랜드, 인천경제자유구역청, SCL그룹 등 수상 기업, 수상기관들,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애국자이고 우리를 선진국민으로 살게 해준 고마운 분들이다. 국민을 대표해 국민의 상을 드린다. 앞으로도 국가브랜드진흥원은 진정한 영웅을 찾아 국민의 이름으로 감사를 전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시상식 직후 이에리사 전의원은 특별 강연을 통해 50년 전 그날을 떠올리며 탁구와 탁구인들을 향한 한결같은 감사를 전했다. 이날 영탁의 수상을 축하하고자 대회의실을 가득 메운 팬들은 세대불문,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구기 종목 사상 첫 세계 정상에 오르며 70년대 '아시아의 작은 나라' 대한민국을 전세계에 알린 '레전드' 이 의원의 특강을 경청하고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이 의원은 " 50년 전 1973년 4월 10일 유고슬라비아 사라예보 세계탁구선수권에서 우승했다. 50년 전 대한민국의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했다는 취지에서 이 상을 주신 데 감사드린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 상은 사라예보에서 함께 했던 선배, 동료, 애쓰신 모든 임원들, 선생님들과 함께 받는 상"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작년 세상을 떠나신 천영석 선생님께 이 상의 영광을 돌린다. 천영석 탁구가 아시아를 제패하고 세계를 제패한 것이었다"고 고인을 기렸다. "당시는 국가대표도 1년에 한번 국제대회를 나가고, 불고기 1인분으로 회식을 하고, 최대 100달러를 들고 외국에 나갔던 시대, 간식은 버터 바른 식빵이 전부였던 시대"라고 돌아봤다.

열악한 환경에 굴하지 않고, 세계 정상이라는 목표 하나로 피나는 훈련에 모든 것을 쏟았던 열아홉 살 막내 에이스 시절을 떠올렸다. "1971년 세계선수권 직후 천영석 선생님과 제 탁구 스타일을 완전히 바꿨다. 중국이 지배하던 탁구에서 세계적인 선수가 되기 위해 내 탁구가 망가질 위험을 감수하고 루프 드라이브와 톱스핀, 남자들만 하던 기술을 연마했고, 500일간 1000개의 랠리를 미스하지 않고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훈련을 하며 손과 팔의 감각이 없어질 만큼 훈련한 결과 1972년 스칸디나비아배 대회에서 단식, 복식을 우승했고, 자신감을 갖고 사라예보세계선수권에 나섰다"고 우승 뒷얘기를 전했다. "사라예보는 대한민국 탁구의 큰 전환점이 됐다. 우리는 그 대회에서 한국 탁구를 알렸고, 중국을 제외한 전세계가 한국탁구를 응원했다"고 50년 전 우승 순간을 돌아봤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전국민이 우리 축구대표팀을 한마음으로 응원해서 4강에 올랐듯이 스포츠의 승패는 모든 이의 열망, 정성, 응원이 하나로 모여졌을 때 이변이 일어날 수 있다. 사라예보 우승은 우리 국민, 전세계인 대한민국의 승리를 응원한 덕분이었다"라는 영웅의 고백에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사라예보는 대한민국 탁구계 모든 분들, 함께 간 동료, 파트너 선수, 지도자들의 정성과 마음이 모여져서 가능했다. 그들이 있었기에 제가 있었다"며 거듭 감사를 표했다.

사진제공=국가브랜드진흥원

이어 이 의원은 "사라예보 50주년이 지나, 이제 모두가 잊고 어느 누구도 이야기하지 않는 것을 국가브랜드진흥원에서 기억해주시고, 우리 탁구의 가치를 알아주시면서 공로상을 주셨다. 지난 50년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의 영광이고 수상"이라며 고개 숙였다. "지금까지 탁구에 감사하는 마음, 보답하는 마음으로 요즘에도 기회가 닿는 대로 탁구봉사를 다니고 있다. 주니어, 시니어 탁구대회도 열고 있다. 저는 중학교 3학년 때 선배언니들을 이기고 챔피언이 되면서 국가대표가 됐다. 탁구가 없었더라면 교수, 태릉선수촌장, 국회의원의 길을 가지 못했을 것이다. 사라예보 50주년을 맞아 탁구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중고탁구연맹에 장학금 1억원을 기부했다"는 레전드의 말에 또다시 청중의 갈채가 쏟아졌다. 이 의원은 "박수 받으려고 한 일이 아니다"라며 손사래 친 후 이렇게 말했다. "탁구로 받은 은혜가 너무 많다. 사라예보 선배, 선생님들로부터 받은 은혜가 크다. 내가 지닌 모든 것이 탁구로부터 왔다. 뜻깊게 보답하고 싶었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한결같은 메시지는 영원한 '탁구사랑'이었다. "이 자리에 서서 다시 한번 50년 전 사라예보의 세계 제패와 탁구가 저를 여기까지 이끌었다는 말씀을 드린다.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이 영광을 그분들께 돌리고 싶다"고 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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