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하던 30대 장애인 무차별 폭행한 10대의 뻔뻔한 선처 요구 "공탁했다···장애인인 줄 몰랐다"

연승 기자 2023. 12. 16.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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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다 10대 남성 2명에게 폭행을 당한 30대 장애인이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재차 엄벌을 촉구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상해)과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군(18)과 B군(19)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이 지난 14일 전주지법 제2형사부(부장판사 김도형) 심리로 열렸다.

그러나 법정에 선 A군 등은 "C씨가 장애인인 줄 몰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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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을 당한 직후 응급실에 실려온 A씨 모습. 얼굴과 가슴 등이 피투성이다. 사진 제공=A씨 측 변호인
[서울경제]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다 10대 남성 2명에게 폭행을 당한 30대 장애인이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재차 엄벌을 촉구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상해)과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군(18)과 B군(19)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이 지난 14일 전주지법 제2형사부(부장판사 김도형) 심리로 열렸다.

검찰은 이날 "A군에게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B군의 항소를 기각해달라"고 요구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 9월6일 A군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B군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피해자 C씨(34) 부친은 이날 법정에서 "A군 등이 사과를 하거나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 적이 없다"며 "지금도 제 아들은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엄벌에 처해달라"고 호소했다.

C씨는 앞서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탄원서에 따르면 C씨는 혈관종을 앓고 있어 사건 이후 심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혈관종은 출혈이 생기면 지혈이 잘 안 되는 병이다.

이 때문에 A씨는 턱관절 수술 과정에서 3개월 넘게 피가 잘 멈추지 않아 얼굴에 피가 고이고 수차례 쇼크를 겪었다.

A군 측 변호인은 이날 "피해자에게 계속 사과를 전하고 용서를 구하고 있으나,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완강해서 합의를 못하고 있다"며 공탁 2000만원을 걸었다"고 선처를 구했다. B군 측도 "공탁했으니 선처해 달라"고 요청했다. A군 등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은 내년 1월18일에 열린다.

한편 고교생이던 A군 등은 지난해 10월15일 오전 4시께 전북 전주시 효자동 한 식당 앞에서 C씨를 무차별적으로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C씨는 지체장애 3급 장애인으로 목발 없이는 거동을 못한다.

법원 등에 따르면 A군은 혼자 밥을 먹고 있던 C씨를 손짓으로 불러냈다. C씨가 자신에게 손가락질하며 욕을 했다고 생각해서다.

A군은 밖으로 나온 C씨에게 "왜 쳐다보냐"고 따졌다. 그러자 A씨는 "안 쳐다봤다"고 말했다.

이 같은 오해는 두 사람 간 말다툼에서 일방적 폭행으로 크게 번졌다. A군 일행 8명은 C씨를 둘러싸고 욕설을 퍼부으며 위협하기 시작했다.

A군은 C씨와 머리를 맞댄 채 두 차례 머리를 들이받고 왼손으로 C씨 얼굴을 강하게 밀었다. C씨가 뒷걸음치자 B군이 C씨 어깨를 밀어 넘어뜨렸다. 목발을 짚고 일어난 C씨는 B군의 얼굴을 한 차례 때렸다.

화가 난 B군은 C씨 얼굴을 4차례 때리고 바닥에 쓰러진 C씨 얼굴을 향해 몸을 회전하며 발로 세게 걷어찼다.

이 사건으로 C씨는 턱이 부서지고 치아가 부러지는 등 전치 6주의 중상을 입었다.

그러나 법정에 선 A군 등은 "C씨가 장애인인 줄 몰랐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주지법 형사5단독 노미정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은 별다른 이유 없이 장애인인 피해자를 불러내 시비를 걸고 피해자에게 중한 상해를 입혔는데도 진정한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피고인들의 나이, 환경, 성행, 범행 전후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연승 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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