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때로는 같이 울고 싶다"…시집 '별의 길' 출간한 코미디언 양세형

강지영 2023. 12. 16.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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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길' 시집 출간…수익금 전액 기부하기로
"멋진 마흔 되기…바리스타 자격증 도전해보고 싶어"
'정말 대단하다'고 느끼는 개그맨은 "동생 양세찬"
■ 저작권은 JTBC 뉴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JTBC 뉴스룸 / 진행 : 강지영

[앵커]

'웃기는 사람이지만 때로는 같이 울고 싶다.' 생애 첫 시집을 발표한 코미디언 양세형 씨를 뉴스룸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양세형/코미디언 : 반갑습니다.]

[앵커]

네, 반갑습니다. 굉장히 어색해 하십니다.

[양세형/코미디언 : 아주아주 많이 어색하고 처음 이 뉴스라는 곳에 나오기 때문에 아무리 자려고 노력을 해도 잠이 안 와서 좀 밤잠을 설치고 왔습니다.]

[앵커]

'별의 길' 시집 내셨습니다. 시집을 내는 게 멋진 마흔 되기 목표 중의 하나였다. 시를 원래 좋아하셨어요?

[양세형/코미디언 : 어렸을 때부터 그냥 뭔가 어떤 아름다움 어떤 슬픈 감정들을 떠올렸을 때 그게 제 안에서 해결이 안 되더라고요. 근데 그 머릿속에서 그 생각나는 단어들을 이제 글자로 하나하나 이렇게 밖으로 끄집어냈을 때 그 글들을 이렇게 조합하면 짧은 글, 그게 이제 시가 되었고 (시가 되죠.) 그걸 보면 '아, 내가 지금 이런 생각을 하고 있구나.' 그래서 그게 어쨌든 나중에는 놀이가 됐고 그래서 그때부터 좀 자주 써왔었는데 누구에게 보여준 적은 단 한 번도 없고.]

[앵커]

사실 방송 이미지로 뵀을 때는 워낙 또 막 이렇게 재밌는 모습 보다가 시집을 냈다고 하니까 시청자분들께서도 갑자기 좀 놀라셨을 것 같기도 하고 (그렇죠.) 네.

[양세형/코미디언 : 심지어 저희 어머니도 깜짝 놀랐어요. (어머니도요.) 이런 면이 있는 줄 몰랐다고.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고 살았냐고 왜 이런 얘기를 안 했냐고. 동생도 형이 이렇게 글 잘 쓰는 줄 몰랐다라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 동생은 저보다 더 지식적 수준이 떨어지거든요. 그러니까 글이 되게 좋아 보일 수밖에 없죠. 그 친구한테는 아마 이해 못하는 시도 굉장히 많을 거예요.]

[앵커]

이 깊은 감성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양세형/코미디언 : 실제로도 그런 말을 했고요. 형 시 너무 다 좋았고 좀 이해 못하는 시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시가 너무 보기 좋았다라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 친구 책 좀 읽어야 돼요.]

[앵커]

그렇군요. 더는 코멘트 하지 않겠습니다.

[양세형/코미디언 : 사랑하는 동생입니다.]

[앵커]

사랑하니까 이런 얘기할 수 있는 거예요. 시집에 총 88편의 시가 담겨 있습니다. 가장 중심이 되어주는 시가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양세형/코미디언 : 물론 그 책의 제목이 된 그 '별의 길'이라는 시가 굉장히 의미가 있는 시고요. 지금 제가 생각하는 시는 '흰머리'라는 시가 있는데 예전에는 흰머리가 났을 때 아휴 이제 나이 들었구나 나도 흰머리 나고 뭔가 부정적인 생각만 들었었는데 어느 순간 흰머리를 제가 생각한 표현이 뭔가 벅찬 삶에서 낳은 씨앗이라고 생각이 들고 그 씨앗에서 핀 하얀 꽃이라고 생각을 하니깐 그 하나하나 피어나는 꽃들을 이렇게 보면 또 마냥 부정적인 생각이 안 들더라고요.]

[앵커]

그걸 하얀 꽃으로 또 표현을 하신 걸 보니까 역시 시집을 낸 분이 맞구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감사합니다.) 아버지에 대한 시도 담겨 있는데 그 시는 밀도가 다를 것 같아요.

[양세형/코미디언 : 제가 아버지 관련된 시를 쓸 때는 눈물 흘리면서 이렇게 쓴 적이 많았거든요.(그랬을 거 같아요.) 부모님이 맞벌이 하시면서 사실 추억을 만들 일이 거의 없었거든요. 이제서야 동생과 제가 돈을 좀 벌면서 먹고 살만 해지고 이제 추억을 만들 때가 됐는데 돌아가시니까 마음이 더 아프기도 하고, 그래서 이 글을 실제로 보진 못하시겠지만 이 마음은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글을 썼던 것도 있고.]

[앵커]

그러시겠네요. 시집의 인세 수익금 전액 기부금으로 또 쓰신다고 알려져 있어요. 사실 지난 생일에 또 1억 원 기부하시기도 하고 기부를 통해서 뭔가를 나누고 싶다는 마음이 보이네요.

[양세형/코미디언 : 좀 예전부터 조금 조금씩 도움이 필요한 곳에 기부를 하긴 했었는데 그 멋진 마흔 살 만들기 프로젝트 중에 하나가 억대를 기부를 해보자라는 것도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 돈도 꾸준히 모아왔었고요. 그래서 그걸 채운 다음에 이제 기부를 한 거죠.]

[앵커]

멋진 마흔 되기 프로젝트 또 다른 게 뭐가 있을까요? 듣다 보니 궁금해져요. 또 뭐가 있었을까.

[양세형/코미디언 : 일단은 바리스타 자격증을 한번 따보고 싶었거든요. 디카페인 커피를 맛있는 걸 제가 한번 만들어보고 싶어서.]

[앵커]

아, 또 그런 생각을 하셨군요.

[양세형/코미디언 : 그것도 그렇고. 그리고 제가 어쨌든 이제 '양세바리'라는 걸로 활동을 하잖아요. 그래서 양세바리 바리스타 뭔가 약간 재밌잖아요. 그냥.]

[앵커]

약간 이걸로 '양세바리스타' 해가지고 유튜브 하시려는 거 아니에요?

[양세형/코미디언 : 아니에요. 근데 아이디어 괜찮은데요?]

[앵커]

'양세바리스타' 이래서 디카페인 커피 주면서 토크하고.

[양세형/코미디언 : 오, 괜찮은데요. 아이디어.]

[앵커]

약간 밀착으로 해가지고.

[양세형/코미디언 : 너무 아이디어가 좋습니다. 저 근데 이거 생각은 한 적 없어요. 그런데 이거 아이디어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앵커]

그래요? 눈빛이 반짝거리고 있어요.

[양세형/코미디언 : 그러면 더더욱 빨리 바리스타를 따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앵커]

동기부여가 확실히 됐습니다.

[양세형/코미디언 : 이래서 이렇게 좋은 분들과 만나서 얘기를 하면 항상 배워요. 지금 너무 감사해요. 지금 아이디어 딱 떠올랐어요.]

[앵커]

도움이 됐다니 참 기쁘네요. 양세형 씨가 보면 굉장히 순발력과 재치가 넘치는데, 두뇌 회전이 정말 빠르다라는 게 보면서도 많이 느끼거든요.

[양세형/코미디언 : 어느 정도의 센스도 당연히 있는 것 같아요. 근데 하지만 여기서 단순히 머리 회전만 빠르다고 재밌는 멘트가 나오는 건 아니잖아요. (맞아요.) 지금 현재도 저는 예전 개그 프로그램들 보면서 모니터하면서 공부를 꾸준하게 하고 있고 철저하게 공부를 한 만큼, 그리고 노력한 만큼 방송이 재밌게 되더라고요.]

[앵커]

그래서 갑자기 궁금해지는 게 양세형 씨가 보기에도 이 사람은 정말 무섭더라. 이 개그맨은 정말 대단하다. 혀를 내두를 만한 그런 사람 혹시 있었습니까?

[양세형/코미디언 : 어… 절대로 가족이어서 얘기하는 게 아니라 저는 진짜 그 개그맨 양세찬 씨는 예전부터 항상 느끼는 거지만 대단한 개그맨이다. 왜냐면 지금 우리 강지영 씨가 들고 있는 이 대본을 줘도 재밌게 살릴 수 있는 사람이에요. 그러니까 뛰어난 코미디언 많이 배웁니다.]

[앵커]

아까는 또 좀 지적 능력은 떨어진다라고 하셨는데 (그건 맞고요.) 지적 능력은 떨어지지만 개그 능력은 또 좀 뛰어난 (월등합니다.) 다른 능력이군요. 역시. (맞습니다.) 양세형 씨가 생각하는 코미디언이란 무엇일까요?

[양세형/코미디언 : 제가 생각하는 코미디언…진통제. 아버지가 시한부 판정을 받으시고 방사선과 항암 치료를 하셨을 때 정말 많이 고통스러워하셨거든요. 근데 그때 제가 앞에서 말도 안 되는 개그를 막 하면 웃더라고요. 그 힘든 와중에도 웃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모든 사람들에게 진통제가 될 수 있는 그런 유머를 하는, 그런 코미디언이 되는 게 저의 꿈입니다. 뭐 대단한 사람도 바라지도 않고요. 그냥 재미있는 사람. 그냥 그냥 재밌는 사람으로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앵커]

그냥 재밌는 사람. 알겠습니다. 그냥 재밌는 사람 양세형 씨 만나봤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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