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한파에 정전·나무 쓰러짐 등 피해 속출…대설특보 확산
(전국종합=연합뉴스) 많은 눈비와 한파가 전국을 덮친 16일 전국적으로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라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중부와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대설특보가 발표됨에 따라 이날 오전 10시부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하고 대설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했다.
중대본부장을 맡은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중부·서부지역 대설과 한파로 국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계기관에서는 제설제 사전 살포와 후속 제설 작업을 철저히 시행해달라"며 "국민께서도 눈이 올 경우 도로가 미끄럽기 때문에 평소보다 감속하고, 차간거리를 유지해 안전운전 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폭설·강풍에 나무 전도, 낙선 등 피해 발생
사흘째 많은 눈비가 쏟아진 강원에서는 여러 사고가 잇따라 피해도 불어나고 있다.
16일 강원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이날 오후 3시까지 낙석 1건, 나무 전도 29건, 하수 역류 1건 등 31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얼어붙은 나무가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쓰러지는 사고가 잇따랐다.
전날 횡성에서는 나무 수십 그루가 쓰러져 도로가 통제되는가 하면 평창과 홍천을 잇는 국도 31호선 운두령 구간에서는 쓰러진 나무에 전선이 끊어져 한전 등이 복구작업을 했다.
현재 눈발은 약해졌으나 여전히 강추위가 이어지고 있어 나무 쓰러짐 신고가 추가로 들어오고 있다.
대설로 인해 설악산 18곳, 오대산 9곳, 태백산 21곳 등 도내 국립공원 탐방로 48곳의 출입이 통제됐다.
눈길 교통사고도 잇따라 크고 작은 부상 사례가 속출했다.
이날 오전 7시 47분께 서울양양고속도로 양양 방향 상남6터널 인근에서 차량 5대 간 연쇄 추돌사고와 차량 4대 간 단독 또는 추돌사고가 일어나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또 오후 3시 30분께 경기도 안성에서는 양성면 노곡리 82번 지방도 양성 방향 도로에서 차량 15대가 얽힌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사고는 편도 2차로 도로에서 차로 변경을 하던 차량이 미끄러진 후 뒤따르던 차 여러 대가 연달아 추돌하면서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도내에 대설과 강풍 등 기상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총 118건의 소방 활동을 펼쳤다고 16일 밝혔다.
도 재난본부가 전개한 소방 활동은 낙상 환자에 대한 구급 30건, 나무 쓰러짐이나 간판 낙하 등에 대한 안전조치 88건 등이다.
경북에서도 곳곳에 강풍이 불면서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도내에서 강풍 관련 안전 조치사항은 도로장애 2건, 지붕 4건, 간판 2건, 기타 3건 등 모두 11건이다.
지역별로는 안동·영주 각 2건, 포항·구미·영천·상주·문경·경산·예천 각 1건이다.
구미시 공단동에서는 공장 외벽 패널이 떨어졌고 안동시 풍산읍에서는 주택 지붕이 파손됐다.
문경시 흥덕동 주택에서는 물받이 배관이 떨어졌다.
경남에서는 대설주의보가 발효돼 지리산국립공원 입산이 금지됐다.
이날 1시 46분께 경남 거창군 북상면 한 내리막길 도로에서는 폭설로 차량 2대가 고립됐다가 신고 3시간여만에 안전 조처됐다.
가정집, 영화관 등에서 정전
갑작스러운 한파에 정전에 따른 사고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4시께 경기 의정부시 호원동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내부 설비 고장으로 정전 사고가 발생했다.
아파트 측은 전문 업체를 불러 긴급 복구에서 나서 이날 오후 3시 10분께 전기 공급을 재개했다.
강추위 속에 11시간 넘게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이 아파트 단지 약 500가구 입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한 입주민은 "한파주의보까지 내려졌는데 정전으로 보일러를 사용할 수 없어 추위에 떨었다"며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복구 중이라는 방송만 내보낼 뿐 장시간 전기가 공급되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충북에서는 영화관에서도 정전이 발생했다.
충북 청주 용암동에서 짧은 정전이 연이어 발생해 영화관 관객들이 대거 환불을 요구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한국전력 충북지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24분께부터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 일대 영화관 1곳을 포함한 1천360여 가구가 10분 간격으로 1초씩 정전됐다.
정전은 바람에 날린 물체로 인해 잘린 통신선이 인근 전선을 건드려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비행기 국내·국제선 무더기 결항
강풍경보와 급변풍경보가 발효된 제주국제공항에서 국내선과 국제선 항공편 결항이 잇따랐다.
16일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55분 제주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던 김포발 대한항공 1105편이 결항한 데 이어 오후 3시 현재까지 김포발 국내선 도착 3편이 결항했다.
이들 결항편 연결편인 제주 출발 항공편 3편도 결항 처리됐다.
제주와 중국 항저우 노선을 운항하는 룽에어의 왕복 항공편도 결항했다.
또 원주 노선 도착 1편과 출발 2편, 군산 노선 출발·도착 각 1편, 여수 노선 도착 2편과 출발 3편이 각각 결항했다.
이는 원주와 군산 지역에 많은 눈이 내렸고, 여수공항에 강풍이 분 때문이다.
이날 제주공항에는 사전 비운항을 제외하고 국내선 왕복 434편과 국제선 도착 11편, 출발 10편 등 총 473편이 운항할 예정이었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 국내선 도착 104편과 출발 96편, 국제선 도착 8편과 출발 5편만 운항했다.
운항편 가운데 125편은 기상 상황 등으로 지연 운항했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강풍과 급변풍이 심할 때 결항하는 항공편이 나오고 있다"며 "항공편을 이용하려는 관광객은 운항 정보를 반드시 확인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도윤 이성민 김호천 박영서 손대성 강영훈 양정우 김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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