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vs. 네이버, 생성형 AI 검색 쓸 만할까?
최근 검색엔진에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도입이 늘고 있다. 일반 검색은 관련 있는 웹페이지를 찾아주는 방식이지만, 생성형 AI 검색은 검색한 내용과 연관성 있는 정보를 종합해서 보여주는 인공지능 검색이다. 결과 정보를 뒷받침해 주는 리소스 링크를 표시해 필요한 정보를 추가로 확인할 수도 있다.
구글 ‘SGE 검색’ 서비스
구글의 생성형 AI 검색은 ‘SGE(Search Generative Experience)’라고 부른다. 지난 5월에 열린 구글 I/O 2023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한국어 검색을 지원하기 시작한 건 지난 11월 초. 출시 초반에는 영어, 일본어, 힌디어로만 검색할 수 있었으나, 이제는 한국어를 포함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인도네시아어까지 지원한다.
현재 SGE 검색은 크롬 브라우저만 지원한다. 상단에 실험 플라스크 아이콘을 누르면 활성화된다. 이후 검색어를 입력하면 검색 결과 페이지 맨 상단에 생성형 AI가 작성한 답변을 보여준다. ‘고양이’만 검색해도 고양이가 어떤 동물인지, 어떤 습성이 있는지, 어떤 먹이를 좋아하는지 종합적인 내용을 제시한다.
‘이어서 질문하기’ 버튼을 누르면 대화 형식으로 전환된다. 대화창에서 AI 챗봇처럼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을 수 있다.
네이버 ‘큐:(CUE:)’
국내 검색엔진 1위 네이버 역시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를 최근 지원하기 시작했다. 네이버는 지난 9월 큐:(CUE:)를 처음으로 공개한 뒤, 12월 1일부터 네이버 통합 검색에 적용한 바 있다.
큐:를 사용하려면 홈페이지를 방문해 등록/승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 등록 절차가 간단하고 승인 속도도 빠르다. 큐:는 현재 PC 버전에서만 이용할 수 있으며, 모바일 버전은 내년부터 지원할 예정이다.
전반적인 기능은 구글과 유사하다. 다만, 구글과 달리 질문 형식으로 입력해야만 작동한다. ‘~해줘’, ‘~있어?’, ‘~뭐야?’와 같은 문체를 사용해야 답변을 받을 수 있다.
큐:는 네이버 기존 서비스와 연계돼 있다. 질문에 따라 네이버 지도, 네이버 쇼핑, 네이버 플레이스 등 다양한 서비스에 기반한 답변을 제공한다.
구글처럼 ‘대화하기’를 눌러 이어서 질문할 수 있다. 다만, 질문 횟수는 최대 15개로 제한된다.
SGE 검색 vs 큐: 직접 비교해 보니
겉보기엔 비슷한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구체적인 차이는 무엇인지 궁금해 검색 성능을 직접 비교해 보았다.
1) 지식 검증 질문
우선, 보편적인 답변을 제시할 수 있는 지식 검증용 질문을 입력해 보았다. 검색창에 ‘한국 겨울 날씨 특징은?’이라는 질문을 입력하자 검색 결과를 제공했다.
지식용 질문인 만큼 예상대로 두 서비스 모두 한국 겨울 날씨에 관한 몇 가지 특징을 제시했다. 다만, 답변 수준은 SGE 검색이 좀 더 우수했다. 한국의 지형적 특성과 연결해 겨울 날씨를 설명해 주었다. 큐:는 한파가 이어지고 건조하다는 설명과 함께 비교적 간단한 답변을 제공했다.
출처는 SGE 검색이 더 많이 제시했다. 나무위키를 포함해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교육부 공식 블로그 등 총 6가지 출처를 제공했다. 큐:는 개인 블로그 1가지만 제시해 어딘가 허술한 느낌이 들었다.
2) 국내 관련 질문
국내 관련 질문은 어떨까? 검색창에 ‘오늘 국내 IT 뉴스 정리해 줘’라는 질문을 입력해 보았다. 큐:는 뉴스 매체 기사를 인용해 당일 이슈 5가지를 제시했다. 그러나 출처를 모두 제공하지 않았다. 하나의 출처만 제공된다. 나머지 출처를 확인하려면 직접 찾아야 한다.
SGE는 답변 수준이 비교적 떨어졌다. IT 뉴스를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를 알려줄 뿐, 그날의 이슈를 정리해 주진 못했다. ‘국내’라는 키워드가 문제일까 싶어 ‘한국’으로 바꿔 보아도 똑같았다. 키워드를 아예 제외하고 ‘오늘 IT 뉴스 정리해 줘’라는 질문을 입력해도 마찬가지였다. 구글 뉴스 서비스가 있어 이슈를 잘 정리할 수 있을 줄 알았으나 아니었다.
질문 난도를 높여 ‘주차장이 있는 성수동 맛집 추천해 줘’라는 질문을 남겨 보기도 했다. 뉴스 질문과 달리 두 서비스 모두 맛집을 추천해 주었다. 다만, SGE는 몇 가지 맛집을 단순히 나열한 답변을 제시했다. 추가 정보를 얻으려면 상호를 따로 검색해야 해 불편했다.
큐:는 네이버 플레이스와 연계해 맛집을 추천해 준다. 네이버 플레이스에서도 주차 가능한 맛집만 모아놓은 탭이 따로 있는데, 그중에서 맛집 몇 가지를 추린 답변이었다. 답변 개수는 SGE보다 적었지만, 식당 이미지나 리뷰, 영업시간 등을 곧바로 확인할 수 있어 편리했다.
3) 길 찾기 질문
맛집에 이어 길 찾기 질문도 남겨 보았다. 길 찾기는 두 서비스 모두 실망스러운 답변을 제공했다. ‘염창역에서 양재역까지 가는 길 알려줘’라는 질문을 입력하자, 큐:는 지하철과 버스 경로를 안내해 주었다.
그러나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다. 일반적인 경로는 [9호선 염창역 탑승 -> 고속터미널역에서 3호선 환승-> 양재역 하차] 순이다. 그러나 동작역에서 양재역이 없는 4호선으로 환승하라는 엉뚱한 경로를 제시했다. 버스 역시 틀린 경로를 알려주었다. 650번 버스는 시민의 숲, 양재꽃시장 정류장에 하차하지 않는다.
SGE 역시 답변이 정확하지 않았다. 462번 버스를 타는 방법을 제시했는데, 462번 버스는 양재역과 염창역을 오가지 않는다. 구글의 국내 지도 서비스가 국내 지도 서비스보다 다소 떨어지는 편인데, 이 때문인지 틀린 답변을 제공했다.
4) 외국어 질문
외국어 질문은 SGE 검색에서만 작동한다. 영어로 ‘What is MBTI(MBTI가 뭐야?)?’라는 질문을 남기면 길고 자세한 답변을 제시한다. 한국어로 입력했을 때보다 수준 높은 답변이다. 일본어로 입력해도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큐:는 아직 외국어 검색을 지원하지 않는다. 다만, 검색창이 아닌 대화창에서 영어로 질문하면 이를 자동으로 번역해 한국어로 답변해 준다. 영어가 아닌 다른 외국어로 입력해도 똑같이 작동한다. 하지만 사용자가 한국어를 알지 못하면 무용지물인 기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은 아쉬워
구글과 네이버에서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를 이용해 본 결과, 아직은 아쉬운 점이 여럿 있었다. 인터넷에 있는 수많은 정보를 빠르게 선별해 준다는 점은 편리했으나, 정확성이나 퀄리티가 낮은 경우가 많았다. 조건이 많은 질문은 차라리 직접 검색하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게다가 거짓 질문을 남기면 AI가 이를 판별해 내지 못하는 현상도 보였다. 테스트를 위해 1592년에 발생한 병자호란에 대해 설명해 달라는 질문을 남겨 보았다. 병자호란은 1592년이 아닌 1636년에 벌어진 전쟁이다. 이를 구별하는지 확인하고 싶어 일부러 틀린 정보를 입력한 것. 그러나 SGE와 큐: 모두 답변에서 1636년과 1592년에 발생했다는 표현을 혼용해 사용했다.
아직 두 서비스 모두 정식으로 서비스하고 있는 건 아니다. 구글은 구글 서비스들을 체험하고 이용 후기를 나눌 수 있는 프로그램 서치 랩스(Search Labs)에서 SGE 서비스를 테스트 중이다. 네이버 역시 큐: 베타 버전만 배포한 상태다.
별도의 서비스 전환 없이 검색엔진 하나로 다양한 질문을 주고받는다는 점은 편리하다. 챗GPT와 달리 최신 정보 검색이 가능하고, 자주 사용하는 검색엔진에서 한국어 AI 검색 기능을 지원한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이제 발걸음을 내디딘 만큼, 빠르게 개선되지 않을까 싶다.
테크플러스 김하영 기자 (tech-plus@naver.com)
Copyright © 전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삼성-ASML 공동연구소 동탄 설립…경계현 “반도체 공급망 우군 확보”
- [단독]삼쩜삼, 월급찾기 서비스 출시…비과세 항목 찾아준다
- 신한금융 '슈퍼SOL' 출격...5개 계열사 통합 승부수
- 이번 주말에 올 마지막 유성우…소원 빌어 볼까?
- 아침에 말똥말똥…아침형 인간 유전자 '네안데르탈인'이 물려줬다?
- [사이언스 인 미디어]1979년 그곳에 있던 것처럼…'서울의 봄'
- 독일도 제4이통 서비스 시작…1&1, 5G 오픈랜으로 승부수
- 왼쪽은 암컷, 오른쪽은 수컷…100년 만에 '아수라백작' 새 포착
- [전화성의 기술창업 Targeting]〈290〉혁신성장을 이끌 차세대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KDB NextONE'(1)
- “총 가지고 놀다가”…美, 19년간 아동 1262명 숨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