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WF 배드민턴] 안세영 '왕중왕전' 결승행 무산…타이쯔잉에게 1-2 역전패

박대현 기자 2023. 12. 16.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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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세영의 '왕중왕전' 결승 진출이 무산됐다. ⓒ 연합뉴스/AFP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통산 두 번째 시즌 왕중왕과 우승 상금 2억6000만 원을 향한 꿈이 허물어졌다. '셔틀콕 여제' 안세영(21, 삼성생명)이 무릎 부상 여파를 극복하지 못하고 석패했다. 세계 배드민턴 왕중왕전 결승 진출이 무산됐다.

안세영은 16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짐나지움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 투어 파이널 2023 여자 단식 4강전에서 세계 4위 타이쯔잉(대만)에게 1-2(21-19 15-21 20-22)로 역전패했다.

조별리그 3차전에서 분위기를 못 이어 갔다. 전날 안세영은 타이쯔잉을 2-0으로 누르고 조별리그 2승 1패를 기록, A조 1위로 준결승에 올랐다.

안세영은 앞서 1차전에서 소속팀과 대표팀 선배 김가은(25, 삼성생명)에게 0-2로 일격을 맞았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입은 무릎 부상 여파가 이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2차전부터 힘을 냈다. 세계 7위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인도네시아)을 2-0으로 잡았다. 충격패를 추슬렀다. 전날에는 '라이벌' 타이쯔잉마저 완파하고 조 1위를 손에 넣었다.

경기 뒤 4강전 대진 추첨 결과 안세영은 타이쯔잉과 다시 만났다. 이번 대회까지 포함해 타이쯔잉과 상대 전적을 10승 2패로 쌓았다. 올해는 더 압도했다. 아시아선수권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딱 한번 졌다. 그러면서 7승을 챙겼다.

낙승이 기대됐지만 부상 여파를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경기 내내 점프 스매시를 최대한 자제했다. 상대 허를 찌르는 대각 공격과 드롭샷으로 승리 눈앞까지 갔다. 그러나 결국 마지막 한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운명의 3세트에서 초반 넉넉히 벌려놓은 점수 차를 차례차례 잃으며 쓴잔을 마셨다.

▲ 안세영은 커리어 두 번째 왕중왕전 등극을 노렸지만 4강전에서 덜미를 잡혔다. ⓒ 연합뉴스/AFP

1세트는 팽팽했다. 둘은 6-6, 9-9, 11-11로 치열히 맞섰다. 아직 무릎이 정상이 아닌 안세영은 런지(한쪽 무릎을 굽혔다 치고 나오는 동작)를 보일 때마다 반응 속도가 다소 늦었다.

절묘한 코스 공략으로 상대 허를 찔렀다. 점프 스매시보다 크로스 헤어핀(네트 가까이에 붙어 넘어온 공을 다시 네트에 붙여 짧게 넘기는 기술)과 좌우 대각을 노리는 공격으로 점수를 쌓았다. 연속 3득점으로 14-11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몸 상태 탓에 점프를 지양하는 패턴이 읽히면서 다시 접전 흐름에 놓였다. 19-19로 난전 양상을 띠었다.

이때 안세영의 진가가 나왔다. 투혼과 집중력에서 타이쯔잉을 두 뼘 앞섰다. 직선 드롭샷으로 상대 리시브를 꾸준히 흔들었다. 이어 대각 공격으로 상대 발을 꼼짝 못하게 했다. 수싸움에서 압도했다. 연속 득점으로 21-19를 만들었다. 1세트를 눈부시게 따냈다.

2세트 초반 주도권을 쥐었다. 5-1로 점수 차를 벌렸다. 하지만 연속 4실점해 6-6 동점을 내줬다. 이후 시소 게임이 펼쳐졌다.

안세영이 11점을 선취했다. 인터벌을 마친 뒤 둘은 엎치락뒤치락했다. 안세영은 확실히 상대 드롭샷을 수비한 뒤 움직임이 신속지 못했다. 부상 여파가 상당해 보였다.

타이쯔잉은 영리했다. 안세영 허점을 활용했다. 짧게 떨어뜨리는 공격으로 안세영을 전위로 호출하거나 대각으로 크게 틀어 셔틀콕을 꽂았다. 13-13으로 맞선 상황에서 연속 5점을 이 방식으로 얻었다. 결국 21-15로 2세트를 획득했다.

3세트를 위해 2세트는 버린 것일까. 마지막 세트에서 '여제'는 놀라운 경기력을 뽐냈다. 낮게 점프하고 때리는 스탠딩 스매시가 연이어 성공했다. 10-3으로 크게 앞섰다.

11점을 선취한 뒤 연속 3실점했지만 다시 연속 3득점으로 응수했다. 위기 때마다 정신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끝내 마지막 한 고비를 넘지 못했다. 17-9에서 20-20으로 동점을 허락했다. 결국 한 번 내준 흐름을 되찾아오지 못했다. 연속 실점을 헌납하고 20-22로 고개를 떨궜다.

BWF 월드 투어 파이널은 '왕중왕전' 성격을 띈다. 올해 BWF 국제 대회 대미를 장식하는 무대다. 남녀 단복식, 혼합 복식 등 5개 부문에서 상위 랭커 8명(팀)이 라켓을 쥔다.

조별리그를 치른 뒤 4강전부터 토너먼트 방식으로 챔피언을 가린다. 종목별로 한 국가에서 2명(팀)까지 출전이 가능하다. 총 상금은 250만 달러(약 33억 원).

남녀 단식 우승자에게 각각 20만 달러(2억6000만 원), 준우승자에게는 10만 달러(1억3000만 원)가 주어진다.

준결승에만 올라도 5만 달러(6500만 원)를 거머쥔다. 조별리그 3위는 2만7500달러(3500만 원), 4위는 1만5000달러(2000만원)를 챙긴다.

남녀 복식과 혼합 복식 등 3개 종목 챔피언은 21만 달러(2억7300만 원), 준우승팀은 10만 달러(1억3000만 원)를 손에 쥔다.

안세영은 19세이던 2021년 시즌 왕중왕전에서 생애 첫 우승 기쁨을 누린 바 있다. 커리어 두 번째 우승과 거액의 상금, 두 마리 토끼를 좇았지만 준결승에서 아쉬운 역전패로 고개를 떨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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