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다움 통합돌봄’ 전세계 시장들이 광주복지에 관심 쏟는 배경은

2023. 12. 16.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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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회복지사 출신 재선 광주시의원 박미정 주목
통합돌봄지원 우수 조례…세계지방정부연합 등 벤치마킹
세아이 키우고 부모 봉양하며 엄마의 마음으로 발굴한 정책
박미정 광주시의원이 발품을 팔아 연구하고 기획한 '광주다움 통합돌봄' 복지정책이 지난 7일 광저우 국제도시혁신상에서 최고상을 수상했다.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지난 7일 중국 광저우 한 행사장. 이곳에는 세계지방정부연합(UCLG)과 세계대도시연합(Metropolis) 소속 회원사 수백여명이 참석했다. 모두가 시장과 부시장 등 한 도시를 책임지고 있는 오피니언 리더들이다.

이날 인구 145만 남짓의 대한민국 광주가 세계 곳곳에서 날아온 이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이날 열린 광저우 국제도시혁신상에서 광주가 최고상을 수상했기 때문이다.

선정 배경은 광주만의 통합돌봄지원 조례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조례는 이미 한국지방자치학회 우수 조례 대상을 비롯해 한국거버넌스센터와 행정안전부 우수상 등 한국을 대표하는 혁신정책으로 주목받아왔다.

‘광주다움 통합돌봄’. 복지전문가 박미정 광주시의원이 현장을 돌고 발품을 팔아 만든 정책이다.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광주의 통합돌봄을 배우고 따라하기에 나섰다. K한류가 복지정책에서도 움트는 상황이 기대된다.

박 의원을 만나 ‘광주다움 통합돌봄’의 기획 배경과 향후 추진 전략을 들어봤다.

▷광주다움 통합돌봄이 국제도시연합에서 인정받게 됐다. 통합돌봄은 무엇이고 기존 복지정책과 어떻게 다른가?

= 날이 추워지고 있다.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의 건강과 생활이 염려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식사나 난방, 건강, 치매 등 여러 분야에서 긴급 돌봄과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통합돌봄은 사례관리자가 어떤 서비스가 필요한지 함께 설계하고, 원하는 시간·장소에서 신속·적절하게 서비스를 지원하는 지원체계를 말한다. 현장방문은 기본이다.

광주다움 통합돌봄은 가사, 식사, 이동, 건강, 정서, 주거편의, 일시보호, 긴급 돌봄 등 기존 돌봄 서비스로 충족되지 않는 돌봄 수요를 발굴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영유아·아동·청소년·1인 가구·노인·장애인 등 사회서비스가 필요한 시민이면 ‘누구나’ 해당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통합 콜 1166’으로 전화하면 ‘찾아가는 방문요원’들이 시의적절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한다. 복잡한 절차와 행정의 칸막이가 없어진 원스톱 시스템이다.

▷ 이번에 수상한 ‘통합돌봄’ 정책을 설계하고 조례로 제도화한 동기는 무엇인가?

= 사회복지사 출신 재선 시의원이다. 복지 총예산은 일정한 비중이 있는데 정작 일반 시민·국민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 예산 효율성과 효능감을 높이고 복지국가 시민으로서 복지정책을 수혜 할지를 현장에서 꼼꼼히 살폈다. 복지제도 사각지대를 발견했고 정책토론회와 복지행정 담당자 소통을 지속해 ‘통합돌봄’ 정책을 탄생시키게 됐다.

저 역시 가정주부로 세 아이를 키운 엄마이자 노부모를 모셨던 경험이 있다. 사회복지사로서 현장의 사례 관리 경험이 있었기에 제도 도입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난관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

사회복지사 출신인 박미정 시의원은 세아이를 키우며 나이든 부모님을 직접 돌보는 등 현장복지의 현실과 대안을 제시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세계가 인정하고 주목하는 이 정책의 추진전략과 당면과제는 무엇인가?

= 다른 정책에 비해 혁신적이라 자평한다. 이제 실시한지 8개월이 됐고 1만건에 가량 접수됐다. 광주 5개구 97개 행정복지센터의 복지담당자들과 광주시청, 구청 복지부서 공무원들의 소명감과 열정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다. 복지에서 열심히 일하는 분들이 주인공이다.

세계가 통합돌봄에 관심 갖는 이유는 경쟁과 속도의 압축성장 대안으로 ‘돌봄’이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극심한 인간성 상실과 소외, 정신적 황폐화와 불평등, 기후위기 등은 인류의 지속 가능에 위기를 던져주고 있다. 서로가 서로를 살피고 돌보는 공동체를 회복하고, 서로에 대한 관계와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돌봄민주주의는 무엇이고, 통합돌봄과 어떤 연관이 있나?

= 누구나 각자가 가진 성정과 기질을 인정하고 존중해 주는 어머니 마음이 통합돌봄의 요체다. 우리 사회에서는 돌봄 노동에 대해, 희생과 봉사,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노동으로서 사회적 가치를 존중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여성이 일하는 저임금 노동, 보조적이고 부수적인 일이라는 인식도 존재한다. 남녀노소 누구나 돌봄의 대상이자 공급자로 참여해야 한다. 누구나 노동이 존중 받을 수 있는 평등의 실현, 이것이 ‘돌봄 민주주의’고 사람 중심의 복지국가다.

▷통합돌봄을 도입하고자 하는 지자체들이 증가하고 있다. 조언을 부탁한다?

= 통합돌봄을 벤치마킹하려는 자치단체 담당자가 광주를 방문하고 있다. 고무적인 일이다. 우선 통합돌봄은 현장 맞춤 설계가 특징이기 때문에 중앙정부 지침에 의한 획일화된 제도와 정책이 아니라 그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정책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복지 현장의 실태를 조사하고 진단을 통한 지역의 사회적 자본과 복지 연결망을 구축해야 한다.

복지서비스의 사례를 데이터화 하고 다양한 현장실천가들과 전문가와 소통· 협의한다면 좋은 정책으로 발전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단체장의 복지철학과 소명감, 실현 의지가 동기가 되고 적극 행정을 지속할 수 있다면 복지국가 대한민국의 건강한 지자체로 발전할 것이다.

▲통합돌봄에 관해 시민들께 전하는 메시지는?

= 광주다움 통합돌봄이 광주정신을 구체화한 정책이라는 평가도 있다. 또 세계가 인정한 혁신적 정책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진정으로 돌봄이 필요한 분들이 돌봄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야 한다. 보편복지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위기에 빠진 분들에게 돌봄시스템이 작동될 수 있도록 시민의식을 발휘해야 한다. 그래야 탄탄한 정책으로 발전할 수 있다.

si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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