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로 발전한 ‘파킨슨병’, 즉시 증상 감별하고 초기부터 관리해야 [인터뷰]

조수완 2023. 12. 1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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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신경과 전문의 이순금 원장
파킨슨병 환자, 일반인에 비해 치매 발생 확률 6배 높아
파킨슨병 치매, 증상의 특징을 이해하고 초기부터 적절한 관리가 중요해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전체 인구의 17.5%를 차지했다. 이 수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여 2025년에는 20.6%를 기록하면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같이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속도가 빨라지면서 파킨슨병과 치매와 같은 퇴행성 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파킨슨병과 치매의 경우 60세 이후 발생률이 점차적으로 증가하는데, 사실 파킨슨병과 연관된 치매가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이들이 많다. 신경과 전문의 이순금 원장(별이랑청담신경과의원)은 “파킨슨병 치매 증상은 변동이 심할 수 있기에 이러한 증상의 특징을 이해해야 환자를 잘 치료하고 보살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순금 원장에게 파킨슨병 치매에 대해 물었다.

이순금 원장ㅣ출처: 별이랑청담신경과의원


“치매 발생 위험이 높은 파킨슨병 환자, 정확한 감별이 중요해”
파킨슨병 환자는 떨림, 서동, 경직, 보행장애 등과 같은 운동 증상들과 함께 치매가 대표적인 비운동 증상으로 많이 발생한다. 파킨슨병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서 6배 정도 치매 발생 확률이 높고, 파킨슨병 발생 15년 경과 시점에 전체 환자의 50%, 20년 경과 시점에서는 80% 이상에서 치매가 발생한다. 특히, 파킨슨병이 고령에 발생했거나 떨림보다 자세유지 기능저하와 보행장애가 주요 증상으로 나타나는 환자에서 치매 발생 확률이 높다.

파킨슨병 환자에서 치매는 파킨슨병 발생 후 10년 이상 경과한 환자에서 주로 발생하지만, 일부 환자에서는 5~10년 경과 시점에서 치매가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파킨슨병 증상 발생 후 1년 이내에 치매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루이소체 치매라고 한다. 루이소체 치매는 치매가 먼저 임상증상으로 발생한 뒤 이후에 운동 증상이 발생한다. 한편, 대표적인 파킨슨 증후군인 진행성 핵상 마비, 피질기저핵 변성 등의 질환에서도 파킨슨 증상과 함께 인지기능장애가 발생하기 때문에 감별진단이 중요하다.

파킨슨병 치매는 알츠하이머 치매와 다른 증상을 보인다. 파킨슨병 치매 환자는 주의집중기능, 실행능력, 시공간지각능력 등의 장애가 특징이고, 기억장애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의 치매는 기억장애부터 서서히 진행된다는 점에서 확연히 다르다. 파킨슨병 환자가 보이는 기억장애는 주로 저장하는 단계부터 나타나며, 다른 치매 질환에 비해 환시, 망상 등과 같은 정신병적 증상과 우울, 불안 같은 증상들이 동반된다.

이순금 원장은 “치매는 파킨슨병 환자의 일상생활 유지 능력과 삶의 질을 현저하게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증상이므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치매 증상이 나타나면 수명 단축될 확률↑…초기부터 적절한 관리가 중요해”
파킨슨병 치매의 예후는 파킨슨병의 예후와 연관성이 크다. 즉, 파킨슨병이 서서히 진행함에 따라서 파킨슨병 치매도 진행하는데, 처음에는 실행기능과 주의집중력 저하가 나타나고, 질환이 진행할수록 시공간지각능력과 기억력 저하를 보인다. 파킨슨병 환자에서 치매가 발생하면 치매가 없는 파킨슨병 환자에 비하여 요양병원이나 시설에 입소할 확률이 매우 높아지고, 수명을 단축시킬 확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파킨슨병 환자는 질환의 초기부터 인지기능에 대한 적절한 평가와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파킨슨병 환자에서 치매 증상이 나타나면, 운동 증상에 대한 도파민성 약물치료와 함께 비운동 증상에 대한 약물치료를 동시에 진행한다. 이론적으로는 파킨슨병의 대표적인 치료제인 도파민성 약물과 치매의 대표적인 약물인 콜린에스터분해효소 억제제(Cholinesterase inhibitor) 간의 상호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리바스티그민, 도네페질 등의 콜린에스터분해효소 억제제는 뇌에서 아세틸콜린을 증가시키는 작용을 한다. 이는 도파민과 반대 효과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떨림 등의 파킨슨병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이러한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파킨슨병 치매에는 적극적인 콜린에스터분해효소 억제제 약물치료가 요구된다.” 부작용이나 도파민성 약물 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주의는 필요하나 약물치료를 중단해서는 안 된다는 이순금 원장.

이 원장은 “파킨슨병은 생활습관을 교정하고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라며, 파킨슨병 치매 환자의 건강 관리 방법을 소개했다. 우선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다른 치매 환자들의 건강 관리와 같이 뇌 훈련 활동을 열심히 하는 것이 권장되는데, 언어 공부, 독서, 퀴즈 또는 퍼즐 풀기 등의 두뇌 활동을 꾸준히 하면 도움이 많이 된다. 이와 함께 뇌에 좋은 식단을 따르는 것도 좋다. 항산화작용이 있는 비타민 C, 비타민 E,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한 딸기, 사과, 블루베리, 키위 등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조수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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