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가자지구서 ‘자국민 인질’ 3명 오인 사살

신기섭 2023. 12. 1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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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이 15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에서 무장 정파 하마스에 억류됐던 자국민 인질 3명을 위협 세력으로 착각해 사살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하마스와 치열한 시가전이 벌어진 가자시티의 셰자이야 지역에서 이스라엘인 인질 3명에게 총격을 가해 숨지게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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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하마스 전쟁]시가전으로 곳곳 ‘죽음의 미로’ 된 가운데 발생
인질 가족들, “즉각 인질 교환” 요구하며 시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에서 자국민 인질 3명을 오인 사살한 사실이 발표된 15일(현지시각)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인질 가족 등 수백명이 즉각적인 인질 교환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텔아비브/AFP 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15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에서 무장 정파 하마스에 억류됐던 자국민 인질 3명을 위협 세력으로 착각해 사살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하마스와 치열한 시가전이 벌어진 가자시티의 셰자이야 지역에서 이스라엘인 인질 3명에게 총격을 가해 숨지게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것은 비극적인 사건이며 이스라엘군 책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 3명은 하마스에 붙잡혀 있다가 탈출했거나 하마스가 버려두고 떠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인질들이 숨진 셰자이야 지역은 하마스의 근거지 중 한 곳으로 꼽힌다. 하가리 소장은 “군이 자살폭탄 테러범을 비롯한 테러리스트들을 마주치는 지역”이라고 해명했다.

이스라엘군의 오인 사격으로 숨진 인질은 요탐 하임(28), 알론 샴리즈(26), 사메르 알탈랄카(25) 등 20대 남성들이다. 이들은 지난 10월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집단농장(키부츠) 기습 공격 과정에서 끌려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3명의 사망을 “견딜 수 없는 비극”이라며 “모든 인질을 안전하게 집으로 데려오기 위한 최고의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의 인질 오인 사살 발표 이후 인질 가족 등 수백명이 텔아비브의 국방부 건물 앞에서 즉각적인 인질 교환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가자지구에 여전히 남아 있는 인질은 사망자 20명을 포함해 약 130명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군과 하마스의 전투가 격화하면서 가자지구 곳곳의 거리가 죽음의 미로가 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지적했다. 통신은 이스라엘 군사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하마스가 많은 무기를 동원해 싸우고 있으며, 지하에 건설해둔 터널을 활용해 저항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에 본부를 둔 ‘유대인 미국 국가안보 연구소’(JINSA)에서 활동하는 전 이스라엘군 장성 야코브 아미드로르는 이스라엘군이 “아직 터널에 대한 좋은 대응책을 찾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군이 지난 10월말 지상군 작전을 본격화한 이후 지금까지 전투에서 숨진 이스라엘 군인은 110명이다. 이는 2014년 3주 동안 지상군 작전을 벌였을 때 전사자 66명의 2배 가량에 이른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두달을 넘긴 가운데 곳곳에서 격렬한 전투가 계속되면서 가자지구 주민 중 절반 이상이 심각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고 세계식량계획(WFP)이 경고했다. 이 단체는 220만명 이상에 이르는 가자지구 주민 대다수가 충분한 식량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며 전체 가구의 56%는 심각한 수준의 굶주림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식량이 부족해지면서 가격도 크게 뛰고 있다. 55파운드(약 25㎏)짜리 밀가루 한 포대 가격은 100달러(약 13만원)에 이르고, 신선한 채소는 전쟁 전의 4배까지 가격이 올랐으며 구하기도 힘들다고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했다.

전투를 피해 남부의 라파흐로 피난한 주민 로아이 모하메드(26)는 “가끔 식사를 하고 가끔은 굶는” 생활이 이어지고 있다며 “물과 식량을 구하는 데 너무나 많은 노력이 기울여야 한다”고 호소했다.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은 어린이들이 특히 위험하다며 앞으로 몇달 동안 5천명 가량의 어린이가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영양실조에 시달릴 것으로 내다봤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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