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친과 닮았어‥폰번호가" 전화 속 목소리에 소름 '쫙'

지난해 7월 13일 자정쯤, 20대 여성 A씨는 '발신번호 표시 제한'으로 결려온 전화를 받았습니다.

전화를 건 상대는 대뜸 "내가 누군지 알고 있냐, 짐작 가는 사람이 없냐"고 묻더니 "전화를 끊지 말아달라"고 말했습니다.

상대는 "나 지금 힘들다"며 "전 여친 번호랑 비슷해서 전화했다"고 말했습니다.

A씨는 전화를 끊었지만, 의문의 남성은 한 달 뒤에도 그리고 10일 뒤에도, 석 달 뒤에도 반복해서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한 번은 전화로 울음소리를 내며 "여친과 헤어져서 위로받고 싶어서 전화했다"는 황당한 이유를 늘어놓기도 했습니다.

불안과 두려움을 느낀 A씨는 참다못해 경찰에 신고했고, 수사 끝에 35살 B씨가 붙잡혔습니다.

결국 스토킹 처벌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B씨는 1심에서 벌금 1천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고, 스트레스와 우울 증상 등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기도 했다"며 "다만 피고인이 스토킹 전력이 없고, 피해자를 찾아가거나 위협을 가하지는 않은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B씨는 그러나 '1심에서 선고된 벌금 액수가 너무 크다'며 항소를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해 마찬가지로 벌금 1천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특별한 사정 변경이 없고,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거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고 기각했습니다.

곽동건 기자(kwak@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3/society/article/6553793_3612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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