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다리 아저씨'인가? '성범죄자'인가? [그것이 알고 싶다]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봉사활동을 즐겨하고 주변 사람들을 잘 도와 이웃들로부터 ‘키다리 아저씨’로 불렸다는 60대 김태석(가명) 씨. 2017년경 노모와 아이들을 돌보며 살아가는 최미영(가명) 씨를 알게 된 그는, 미영 씨 가족에게도 헌신했다고 한다. 1년여 만에 미영 씨가 생계 문제로 미국으로 떠나게 되면서 관계는 멀어졌지만, 미영 씨의 어머니와 자녀들을 그녀 대신 보살펴왔다고 한다. 거동이 힘든 할머니를 모시고 외출하기도 하고, 당시 초등학생인 박우진(가명) 군에게 맛있는 것을 사주고 용돈도 주며 목욕도 시켜주었다는 김 씨.
그러던 지난해 여름, 김 씨가 한동안 보이지 않더니 7월 25일에는 친구에게 무언가 불길한 이야기를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친구의 신고로 경찰과 119가 출동했는데, 김 씨는 낙동강 변 생태공원의 물가에서 발견되었다. 무사히 구조되긴 했지만, 물속으로 뛰어들어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김 씨. 정신과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그곳에서도 몇 차례 자해를 하는 등 소동은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그에게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걸까.
"동생이 사춘기라서 이상해진다고 생각했어요. 나중에 이 일을 알게 됐을 때 퍼즐이 맞춰진 거죠. (김 씨가) 동생을 만나면 가족탕을 데려가서 그렇게 한다든지..."
- 박우진(가명) 군의 누나
알고 보니, 그 시기 우진 군의 누나가 김 씨를 성폭행 혐의로 신고한 것이다. 한때 교제했던 미영 씨의 아들이자, 김 씨를 아빠처럼 따랐다는 당시 만 11살 우진 군을 김 씨가 2년 넘게 10차례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활달했던 동생이 중학생이 되면서 눈에 띄게 어두워지고 말수가 줄어들자 이상하게 여겼다는 누나. 우연히 동생이 휴대전화로 이상한 내용을 검색한 걸 발견하고는 추궁하자, 김 씨와 있었던 일을 털어놓았다고 한다. 김 씨가 가족이나 연인들이 가는 온천탕이나 무인모텔로 우진 군을 데려가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다.
반면 김 씨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정도로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아들처럼 여겼던 우진 군을 목욕시켜주려고 가족탕을 찾았는데, 성에 대해 호기심이 많던 아이가 먼저 성적인 행동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10차례나 그런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대부분 우진 군이 먼저 모텔 등에 가자고 했다고 주장하는 김 씨. 실제로 김 씨와 나눴던 문자에는 우진 군이 먼저 ‘아저씨가 보고 싶다’며 ‘주말에 함께 놀러 가자’고 하는 내용도 확인됐다. 김 씨의 주장은 정말 사실인 걸까?
"제가 또 아차 싶은 거예요. 엄마한테도 그랬나? 제가 엄마한테 물어봤는데 그랬대. 목욕탕 안에서 말고 침대에서 그랬대."
- 박우진(가명) 군의 어머니
이어서 충격적인 소식이 또 들려왔다. 김 씨가 우진 군의 할머니를 목욕시켜 주러 온천탕에 데려갔다가 성폭행했다는 것이다. 노환으로 사망하기 전, 딸에게 비밀을 털어놓았다는 우진 군의 할머니. 이에 대해 김 씨는 할머니를 목욕시키고 배변 활동을 도와줬을 뿐, 몹쓸 짓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3대를 농락한 것 아니냐며 분노하는 우진 군의 가족과 터무니없는 누명을 쓰고 있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하는 김 씨.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오랜 고민 끝에 우진 군이 제작진을 만나고 싶다고 연락해 왔다. 청소년 심리상담 전문가와 함께 인터뷰를 진행한 우진 군. 만 11살부터 13살까지, 악몽으로 남아있다는 2년 동안의 시간 속에서 그가 마주한 키다리 아저씨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16일 밤 11시 1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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