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현희 산부인과 쫓아온 전청조, 간호사는 “아드님이…”
전 펜싱 국가대표 출신 남현희(42)씨가 재혼 상대로 알려진 전청조(27‧구속기소)씨와의 임신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산부인과를 찾았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5일 공개된 웨이브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악인취재기: 사기공화국’ 1화에서는 남씨가 전씨 몰래 산부인과를 찾았을 당시의 일화가 공개됐다.
해당 사건을 취재한 기자는 “남씨가 처음 임신했다고 알았을 때가 3월”이라며 “이혼을 한 건 7월이었으니 이혼하기 전이었다”고 했다. 놀라고 당황했던 남씨는 전씨와 함께 어머니에게 찾아가 “아이를 갖게 됐다. 정말 죄송하다”고 털어놨다고 한다. 남씨의 모친은 깜짝 놀라 “어떻게 이혼도 안 한 상태에서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갖나. 말이 되느냐”며 엉엉 울었다고 기자는 전했다.
전씨가 남씨의 모친에게 보낸 편지 내용을 보면 “현희도 임신하고 잘못될까 걱정되니 아무런 말도 못 하고, 온통 걱정이 태산이다” “현희도 임신하고 딸과 같이 지내면서 가족이라는 구성원을 꾸려보겠다고 했다” 등 임신과 관련한 이야기를 지속해서 꺼낸 정황이 담겼다.
당시 남씨가 홀로 산부인과에 가자 임신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날까 봐 불안했던 전씨가 급히 그를 쫓아갔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씨가 “당장 남현희 감독이 진료받고 있는 곳으로 가겠다”고 하자, 병원 직원들은 그를 가로막았다고 기자는 전했다. 실랑이가 커지자 간호사는 남씨가 진료받던 곳으로 급하게 뛰어 들어가서는 “산모의 아드님이 오셔서 갑자기 진료실로 들어오겠다고 하는데 어떡해야 하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남씨와 전씨의 나이 차이는 15살로, 왜소한 전씨의 체형과 앳된 외모를 본 간호사가 그를 남씨의 아들로 착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앞서 남씨는 전씨가 건넨 임신테스트기로 검사했더니 ‘두 줄’이 나와 그동안 임신한 줄 알았다고 주장했다.
남씨는 “전청조가 준 임신테스트기에서 전부 두 줄이 나왔다”며 포장지가 없는 임신테스트기로 10여 차례에 걸쳐 확인했다고 말했다. 전씨가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고 해도 임신은 불가능하다. 이에 대해 남씨는 “나도 이상해 산부인과에 가서 진단받으려고 했는데 (전씨가) 계속 막아서 못 갔다”며 “(전씨가) 책임지겠다며 같이 살고 싶다고 했다”고 말했다.
방송에서는 전씨가 사기를 저지를 수 있도록 종잣돈을 댄 인물인 그의 아버지에 대해서도 다뤘다. 전씨의 아버지는 자신을 수백억대 자산가로 소개하며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환심을 사고, 법인 활동 명목으로 투자를 받아 돈을 들고 사라지는 수법으로 사기를 쳤다. 전씨의 수법과 똑 닮았다.
방송에 따르면 2018년 전씨는 “아빠가 우리 아빠라면서요? 저 도와주세요. 너무 어려워요”라고 먼저 연락했다. 부녀간 교류는 없었지만, 모든 비밀번호가 전씨의 생일이었을 정도로 딸에 대한 마음이 애틋했던 아버지는 딸에게 10억원 가까이를 건넸다고 한다. 전씨가 재력가 행세를 시작한 시기가 맞아떨어진다.
전씨는 지난해 4월~올해 10월 강연 등을 하며 알게 된 27명으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30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지난달 29일 구속기소 됐다. 전씨는 파라다이스 호텔의 숨겨진 후계자, 미국 나스닥 상장사 대주주로 행세하며 재벌들만 아는 은밀한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고 속여 해외 비상장주식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가로챘다. 검찰은 피해자 대부분이 전씨의 소셜미디어 지인, 재테크 강의를 빙자해 모집한 수강생, 펜싱학원 학부모 등이며 90% 이상은 20~30대 사회 초년생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전씨는 지난해 10월 채팅 앱으로 알게 된 남성과 성관계하고 한 달 뒤 “승마선수인데 임신해 경기에 출전할 수 없어 위약금을 내야 한다”고 속여 7300만원을 뜯어낸 혐의로도 기소됐다.
경찰은 남씨의 공모 여부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전씨 사건에서 남씨가 공범으로 고소된 사건은 3건이며 피해액은 10억여원이다.
경찰 관계자는 “필요하면 남씨를 몇 차례 더 조사할 수 있다”며 남씨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등을 토대로 범행 가담 여부를 결론지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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