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에 취해 비틀거린 2023가요계···마약 연예인 복귀 "어떡하나"[SE★연말결산]
국내 여론에 해외 활동···시설 입소까지
'뻔뻔한' 복귀에 비판도
다사다난했던 2023년 연예계, 서울경제스타가 올해 가장 뜨거웠던 이슈를 정리해드립니다.
한국이 '마약 청정국'이라는 이야기는 옛말이다. 올 한해 한국에서 검거된 마약 사범은 2만 명에 달한다. 이 중 10~20대 마약사범은 7000명을 돌파했다. 전년 대비 50% 증가한 수치다. 연예계에서도 '마약'이 화두였다. 유아인이 프로포폴만 9.6L, 181차례 투약했다는 사실은 대중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가요계도 마약으로 얼룩졌다. 마약 꼬리표에서 벗어나지 못해 심신을 망치거나, 복귀해도 그 전만큼 활동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아이돌 출신 가수들은 타 연예계 스타보다도 10~20대에게 지대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어 사회적인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가수 마약 파문은 YG로 통한다? = 올해 마약 파문을 일으켜 물의를 빚거나, 마약 투약으로 처벌 받은 후 복귀를 한 가수들은 공교롭게도 대부분 YG 엔터테인먼트 출신이다. 비아이는 YG엔터테인먼트 보이그룹 아이콘으로 데뷔해 활동하던 중 마약 파문을 일으켰다. 남태현도 YG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보이그룹 위너로 데뷔한 가수다.
YG엔터테인먼트의 간판 그룹이자 2세대 보이그룹의 포문을 열었던 그룹 빅뱅도 웃을 수 없다. 승리가 연예계 초미의 사태 '버닝썬 게이트'로 연예계에서 퇴출 당했고, 탑은 대마초 흡연 혐의로 입건된 바 있다. 다만 지드래곤은 지난달 마약 의혹에 휘말려 경찰 조사를 받았으나 최근 '혐의없음' 결론이 나며 누명을 벗을 수 있게 됐다.
◇돌아온 마약★···집행유예 기간에 컴백했지만 결국 ‘해외행’ = 비아이는 지난 2016년 대마초와 LSD 등을 투약한 혐의를 받아 2021년 9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올해 6월, 마약 파문 4년 만에 공식 석상에 섰다. 신보 '투 다이 포(TO DIE FOR)' 발매를 위해서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연신 고개를 숙였지만, 집행유예 기간이 끝나지도 않은 시점에 활동을 재개해 대중에 질타받았다. 최근 비아이는 영어 가사로 이뤄진 글로벌 EP '러브 오어 러브드 파트 투(Love or Loved Part.2)'를 발매하고 유럽 16개 도시 투어 공연을 마무리하는 등, 국내의 부정적인 여론이 부담스러워 주로 해외 활동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남태현은 마약 파문을 일으킨 가수 중 가장 적극적으로 반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남태현은 지난해 8월과 12월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해 대마 흡연으로 기소유예된 데 이어 두 번째 범행이다. 남태현은 이번달 열린 두 번째 공판에서 검찰에게 징역 2년형을 구형받았다.
남태현은 첫 재판에서부터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비아이와 다른 점은 가요계에 복귀할 수 없을 정도로 심신이 망가졌다는 점이다. 남태현은 적극적으로 재활 의지를 보여줬다. 남태현은 현재 인천의 한 마약 중독 재활센터에 자진 입소해 치료받고 있다. 그는 KBS1 '추적 60분', 티빙 오리지널 '미래엔딩' 등의 시사·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출연해 직접 마약 중독의 심각성을 털어놓기도 했다.
특히 그는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마약 중독자들을 치료할 수 있는 제도가 더욱 보완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남태현은 "마약류에 중독되면 혼자서는 단약이 어렵다. 약물 중독자는 단순히 병원에서 치료한다고 낫지 않는다. 중독자를 수용해 24시간 관리하는 재활 치료가 중요하다"며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마약 투약 논란 이후 일정 기간 자숙을 거치다 슬그머니 복귀하는 경우도 많다. 그룹 빅뱅 출신 배우 최승현(탑)의 '오징어 게임 2' 출연은 여전히 논란거리다. 최승현은 지난 2017년 의경으로 복무하며 대마초를 흡입해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 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이 사건으로 의경 재복무 '부적합' 판정을 받고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마쳤다. 이후 그는 빅뱅을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마약 투약 '논란'도 아니고, 마약 투약이 인정돼 처벌을 받은 자가 전 세계적인 인기 프로그램에 출연해 승승장구한다는 사실은 대중의 비판과 분노를 샀다. 그러나 '오징어 게임' 측은 최승현의 하차 없이 촬영에 들어간 상태다.
지드래곤은 지난 10월부터 배우 이선균을 주축으로 일파만파 퍼진 연예계 마약 게이트에 휘말렸다. 그러나 마약 논란을 대하는 태도는 위 전과자들과 완전히 달랐다. 법률대리인을 통해 5차례 '마약을 하지 않았다'고 강조하더니, 지난달 경찰에 자진 출석해 조사받았다. 간이시약 검사와 정밀감정에서는 모두 마약 음성 판정을 받았다. 결국 경찰이 지드래곤을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할 방침이라고 밝히며 그의 누명은 풀릴 전망이다.
◇마약사범 연예인의 '복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 방송에 출연하는 연예인의 마약 범죄는 10~20대에게 사회면의 마약 범죄보다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에 마약 사범의 출연을 제한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마약 전과가 있는 연예인들의 방송 출연에 대해서는 각 방송사가 자체 내부 규정으로 심의하고 있다. 마약을 했을지라도 인기와 파급력이 있다면 출연하는 데 어려움은 없다.
이에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마약 사범 연예인의 방송 출연을 심사할 수 있는 표준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마약 사범들이 잠깐 자성했다가 다시 억대 출연료를 받고 복귀한다는 점에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은 "지금은 KBS, MBC 등 지상파가 마약 사범의 방송 출연 금지 문제를 자체 내부 규정으로 하고 있지만, 그걸 좀 더 일반화할 수 있는지 검토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허지영 기자 heol@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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