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지나니 한파`…새들이 `기후요동` 견디는 법

안경애 2023. 12. 16.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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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서운 한파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추운 기후에 사는 새들의 부리가 왜 더 작게 진화하는 경향이 있는지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노스캐롤라이나 윌밍턴 대학의 생물학자 레이먼드 대너(Raymond Danner)가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와 관련해 미국 UCLA(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대학)의 생태학자 몬테 네이트-클레그는 "후속 연구를 통해 전 세계의 새들이 기후변화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더 잘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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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색쇠물닭 연합뉴스
호주나무오리 / 사진=위키피디아(JJ Harrison)
날씨가 더운 날 부리와 다리로 열을 발산하는 새를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모습. 사진=알렉산드라 맥퀸

매서운 한파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지난 여름 폭염의 기억은 어느새 희미해져 가고 있다. 이렇게 널뛰는 날씨를 온몸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새들은 어떤 방어장치를 갖고 있을까.

연구에 따르면 새의 다리가 온도조절기 역할을 한다. 더우면 다리로 더 많은 피를 흘려보내서 열을 식히고, 추우면 이를 막아서 열을 가두는 식이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지는 13일(현지시간) 호주의 조류 14종에 대한 열화상 촬영 연구결과를 실은 '바이올로지 레터스' 논문을 소개하면서, 새들이 다리로 가는 혈류를 조절함으로써 체온을 발산하거나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지구온난화가 진전되면 이들은 다리가 더 길어지도록 진화해서 더위를 더 잘 식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새들은 풍성한 깃털을 이용해 추위에서 자신을 보호한다. 그와 반대로 부리는 열을 발산하는 역할을 한다. 그 결과 더워도 너무 몸이 뜨거워지지 않도록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그보다 더 유연한 온도조절장치가 바로 다리다.

연구에 따르면 새의 부리와 다리가 너무 더울 때 체온을 낮춰주는 비밀은 그 안을 촘촘하게 채우고 있는 가는 핏줄(정맥)이다. 그 때문에 열대 지방에 사는 앵무새를 비롯한 조류들은 큰 부리와 긴 다리를 가지고 있다.

연구자들은 실험실을 벗어나서, 실제로 야생에서 이런 기관이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 알기 위해 연구를 했다. 호주 디킨대학의 진화 생태학자 알렉산드라 맥퀸(Alexandra McQueen) 교수가 이끄는 연구자들은 호주 빅토리아주 내 생태공원에 있는 동물들을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했다.

연구팀이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조류는 호주나무오리(Chenonetta jubata), 자색쇠물닭(Porphyrio porphyrio), 수버브 요정굴뚝새(Malurus cyaneus) 등이다. 촬영 당시 풍속, 온도, 습도, 태양 복사도 기록해 사진과 비교하고 새 몸의 표면 온도를 추정했다.

그 결과 기온이 40°C까지 올라가는 무더운 날에는 새들이 부리와 다리를 모두 사용해 열을 발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5°C까지 떨어지는 겨울에도 부리는 계속 열을 발산했다. 그러나 다리는 추운 날에도 열을 발산하지 않고 가둬두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새들이 다리로 가는 혈류를 제한한 덕분이다.

연구의 공동저자인 디킨대학의 진화 생태학자 매튜 시몬즈(Matthew Symonds)는 "다리와 달리 새 부리의 혈관에 대한 혈류 통제에 제한이 있는 것은 부리가 뇌와 가깝기 때문으로 보인다. 뇌가 일정한 혈류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추운 기후에 사는 새들의 부리가 왜 더 작게 진화하는 경향이 있는지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노스캐롤라이나 윌밍턴 대학의 생물학자 레이먼드 대너(Raymond Danner)가 말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맥퀸 교수는 "그동안 다양한 온도에서 살던 새들이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그에 적응하기 위해 더 긴 다리로 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추울 때는 열을 잃지 않으면서 더울 때는 열을 발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다리 모양의 변화가 더 많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결과와 관련해 미국 UCLA(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대학)의 생태학자 몬테 네이트-클레그는 "후속 연구를 통해 전 세계의 새들이 기후변화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더 잘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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