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라니' 오명·각종 규제에도…투자사들, 킥보드에 119억 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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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전동킥보드로 대표되는 개인형 이동수단(PM)은 편리하지만 그만큼 규제도 받는 영역이다. 면허증과 헬멧 착용 의무가 있고 지방자치단체가 견인해갈 수도 있다. 전동킥보드 이용자를 고라니에 빗대 '킥라니'로 부르는 부정적 시선까지 있다.
그럼에도 최근 PM 공유 플랫폼 '지쿠(GCOO)'를 운영하는 지바이크가 시리즈C 라운드에서 119억원의 대규모 투자유치에 성공,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투자사들은 지바이크의 어떤 점에 주목한 걸까.
LB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지바이크는 국내 PM 시장의 압도적인 1위 사업자로 안정적인 성장과 수익성을 모두 증명한 몇 안 되는 스타트업"이라며 "대중교통망이 미흡한 지방에서 이동을 커버하고 젊은 층에는 생활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지바이크는 국내 PM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지난해 매출 522억원, 영업이익 8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각각 60%, 3700% 증가했다. 올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30% 이상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PM 제조 분야 원천기술 확보 △PM 간 호환이 가능한 범용 배터리 개발 △인공지능(AI) 기술 도입 등 모빌리티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주력해왔다. 그 결과 2년 연속 아시아 PM 업계 매출 1위이며 지난 9월 기준 누적 이용량 1억회를 달성했다.
한상훈 BNK벤처투자 부장은 "지바이크는 변화하는 제도와 규제에 맞춰 서비스를 개선하고 PM에 대한 수요가 높은 지방을 먼저 공략하는 전략으로 시장 구조조정의 기회를 잡았다"고 했다. 한 부장은 "지바이크는 서울·경기·부산을 제외한 지방에서 점유율과 이용률 1위"라며 "수도권보다 상대적으로 교통수단이 불편한 지역에서는 이미 PM이 하나의 이동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말했다.
또 "친환경 연료에 기반한 모빌리티 시장의 확장은 이미 메가 트렌드로, 지바이크는 이러한 시류에 맞춰 BSS(전기배터리 공유 스테이션), 수소 연료 활용 킥보드 등 다양한 신규 사업의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남궁종건 에이피투자금융 팀장은 "PM 산업에 대한 국내 규제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지바이크는 관(官)과 지속 협력해 교통안전을 강화해 왔다. 기기 배치·정비와 같은 현장업무, 자본조달, 대관 역량을 조화롭게 갖추며 1위 사업자로서의 실적과 입지를 다져왔다"고 평가했다.
한상훈 부장은 "태국, 미국, 베트남 등의 현지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했고, 현지 정부·지자체와 협력해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에서 시작된 PM 산업의 국내 적용을 마치고 다시 해외로 확장하는 지바이크의 사업모델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궁 팀장은 "미주·유럽·아시아 어느 지역의 사업자도 달성하지 못한 규모의 경제와 수익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용자들의 안전 의식 개선도 필요하지만 유용한 이동 수단이 되고 있는 PM에 대한 우호적인 시선도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지바이크는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글로벌 공략을 본격화한다. 자체 개발한 전동킥보드 'K2'를 미국에 수출하고, 글로벌 통합 서비스가 가능한 클라우드 서버 시스템을 구축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한 글로벌 PM 공유 플랫폼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윤종수 지바이크 대표는 "PM 시장 경쟁이 과열된 상황에서도 차별성과 기술력을 인정받아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다. 해외 시장 공략과 국내 1위 사업자로의 지위를 확고히 하는데 큰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매년 2~3배씩 급속 성장해 기업공개(IPO)까지 다다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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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범 기자 bum_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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