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친환경 항공유에 보조금...최대 수출국 韓 타격 전망

박지민 기자 2023. 12. 16.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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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 9월 5일 대한항공 등과 함께 인천~미국 LA 노선에서 SAF 급유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사진 속 투명 액체는 유럽 정유사에서 사 온 SAF다. /대한항공

미국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인 친환경 항공유에 세액공제 형태로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미국에 항공유를 가장 많이 수출하는 한국 정유업계에 타격이 예상된다.

미 재무부는 15일(현지 시각) ‘지속가능 항공유(SAF)’에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부 규정을 발표했다. SAF는 석탄이나 석유 대신 바이오매스, 에탄올 등으로 만든 항공유를 말한다. 석유 연료보다 탄소 발생량이 최대 80% 적지만 가격은 3~6배 비싸다.

이날 발표된 규정에 따르면, 석유 기반 항공유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50% 이상 줄이면 SAF 1갤런당 1.25~1.75 달러의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온실가스를 50% 줄이면 1.25달러의 세액공제를 받고, 추가로 배출량이 1% 줄어들 때마다 0.01달러의 추가공제 혜택이 적용되는 식이다. 항공업계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이런 보조금 정책을 세운 것이다.

문제는 미국에 석유 기반 항공유를 가장 많이 수출하는 국가가 한국이라는 것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은 2022년 일평균 12만 배럴의 항공유(석유 기반)를 수입했는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일평균 6만4천 배럴을 한국에서 수입했다. 한국은 작년 미국에 38억달러(약 5조원) 상당의 항공유를 수출했다. 이번 규정에 따라 SAF 사용이 늘어날 경우, 정유업계에 타격이 불가피한 것이다.

한국 정유업계 역시 빠르게 SAF 생산 체제로 전환해야 수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유럽연합 역시 2025년부터 SAF 사용을 의무화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SAF 도입은 늘어나는 추세다. 우리 정부도 지난 9월 대한항공과 함께 인천~LA 노선에서 SAF 급유 시범 사업을 시작했지만, 정작 SAF는 핀란드 바이오연료 생산기업 네스테에서 수입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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