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모델은 오타니와 류현진, 류현진처럼 빅리그 도전하고 싶다”

김양희 한겨레신문 기자 2023. 12. 16.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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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류현진 이후 17년 만에 신인상 받은 한화 이글스 문동주
“‘구단 영구결번’이 목표…구속 자체보단 자신감 다지는 구속이 중요”

(시사저널=김양희 한겨레신문 기자)

12월23일이면 만 스무 살이 되는 문동주(한화 이글스)에게 2023 시즌은 최고의 한 해였다. 국내 리그 최초로 공식 구속 시속 160km 이상(160.1km)의 공을 던졌고, 류현진 이후 처음으로 한화 선수로는 17년 만에 정규리그 '최우수 신인'으로 뽑혔다. 그는 지난해 프로에 데뷔했으나 부상 등으로 1군에서 28⅔이닝만 던져 신인 자격을 갖추고 있었다. KBO리그는 입단 5년 이하, 누적 기록 투수 30이닝, 타자 60타석을 넘지 않은 선수를 신인왕 후보로 선정한다. 

신인왕뿐만이 아니다. 문동주는 1년 늦게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대만과의 결승전에 선발로 나서 호투하면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어린 나이에 대표팀 차세대 에이스 자리를 예약했다. 모바일 야구 게임 '컴투스 프로야구'의 2024 시즌 공식 모델로도 최근 선정됐다. 내년이면 프로 3년 차가 되는 문동주는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내년 시즌이 더 기대되는 문동주와 수차례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했다. 

11월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예선 1차전에서 선발 투수 문동주가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인 목표는 규정 이닝 채우는 것"

야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원래 야구를 좋아했다. 아버지와 캐치볼을 하다가 야구 재미에 빠졌다. 친구들과 야구를 하는 것도 좋아했다. 야구를 시작하고 지금껏 그만두고 싶은 마음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만큼 야구를 하는 것 자체가 좋다."

응원하던 팀이 있었는지.

"광주에서 자라서 어릴 적에는 기아 타이거즈를 좋아했고, 기아 선수들도 많이 봤다."(그는 야구 명문 광주진흥고 출신이다. 이대진, 양의지, 나성범 등이 광주진흥고를 나왔다.) 

야수를 하다가 고교 1학년 때 투수로 바꿨다.

"야구를 그리 잘하는 편은 아니었다. 미래를 생각했을 때 야수보다는 투수를 하는 게 나을 것 같아 주변의 권유로 투수를 하게 됐다."

투수를 늦게 해서 아마추어 시절 혹사가 없었고, 그래서 큰 부상이 없다는 얘기도 들린다.

"영향이 없지는 않을 것 같다. 어릴 적부터 공을 예쁘게 던진다는 말은 들었다. 고교 1~2학년 때 필라테스를 하면서 유연성을 키우고 소(小)근육도 단련했다. 3학년 때부터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

광주 출신으로 기아가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 때 광주동성고 출신 내야수 김도영을 택하면서 한화 유니폼을 입게 됐는데, 지금 김도영과의 사이는 어떤지 팬들이 궁금해한다. 

"잘 지낸다. 전화도 가끔 하고. 이번에 같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도 다녀왔다. 둘이 성격은 진짜 다른데 그래서 더 잘 지내는 것도 같다. 어차피 우리는 대표팀에서 계속 봐야 할 사이다."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 아버지(문준흠 장흥군청 육상팀 감독)도 해머던지기 국가대표 출신인데.

"어릴 적부터 아버지처럼 태극마크를 다는 게 소원이었는데 대표팀에 뽑히고 금메달까지 땄다. 집으로 돌아왔을 때 아버지가 정말 많이 좋아하셨다."

구단 자체 유튜브(이글스 TV)를 보니 반려견이 있던데.

"이름은 복실이다. 여자아이고, 지금 네 살이다." 

MBTI를 공개해줄 수 있나.

"비밀이다. 시크릿(Secret)."

이상형이 있을까. 

"키 큰 여자. 화장 안 하고 순수하고 착한. 옆에서 많이 배울 수 있고, 야구선수로서의 내 삶을 이해해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징크스 같은 게 있는지.

"작년에는 홈경기 때 토마토 스파게티를 먹으면 결과가 좋아서 항상 토마토 스파게티를 먹었는데 올해는 없다. 이제 징크스를 만들지 않는다."  

11월2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에서 KBO리그 신인상을 수상한 한화 투수 문동주가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엔 탈삼진 100개 꼭 채우겠다"

야구 롤모델이 있을까.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와 류현진 선배다. 오타니는 어릴 적부터 너무 좋아했다. 오타니 자체가 사람이 좋다. 기회가 된다면 꼭 오타니 유니폼을 사고 싶다."

오타니의 최고 구속이 일본프로야구 닛폰햄 파이터스 시절 기록한 시속 165km로 알고 있다. 앞으로 오타니 최고 구속 이상을 던질 수 있을까.

"안 될 것은 없을 것 같다. 그런 순간이 다가오면 도전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 구속 욕심은 많지 않다. 마운드에서 타자와 어떻게 잘 싸워서 이겨내느냐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자신감을 다지는 구속이면 되지 않을까 싶다."

류현진 선수의 국내 복귀도 얘기되고 있는데.

"지금 우리 상황에 가장 필요한 분이 류현진 선배 같다. 빨리 같이 야구를 해보고 싶은데 류 선배도 아마 선배 나름의 꿈이 있을 것이다. 우리 팀이 5강 싸움을 해볼 만했을 때 그때 와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 사실 지금 심정은 빨리 오셨으면 좋겠다. 선배에게 서클체인지업도 배우고 싶다."

올 시즌 23경기에 등판해 118⅔이닝을 던지면서 8승8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했다. 성적에 만족하는지. 

"아쉬움이 많은 한 해였다. 탈삼진 100개를 못 채운 것이 제일 아쉽다(올해 그는 탈삼진 95개를 기록했다). 내년에는 꼭 100개를 채우겠다."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가 메이저리그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에 도전했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입단을 앞두고 있다. 장차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있나.

"물론이다. 한화에서 열심히 해서 나중에 류현진 선배처럼 빅리그에도 데뷔하고 싶다." 

구단이나 팬들의 기대치가 많이 높아졌다. 개인적으로 바라는 내년 목표가 있을까. 

"개인적인 목표는 규정 이닝(144이닝)을 던져보고 싶다. 개인 타이틀은 생각 안 해봤다. 타이틀이라는 것이 나만 잘해서도 안 되고 야수들의 도움이 있어야만 하는 것이라서 더 그렇다. 만약에 다승, 탈삼진, 평균자책점 모두 골고루 상위권에 있으면 시즌 막판에 확률 있는 것에 도전해볼 수는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솔직히 시즌 끝나고 시상식장 등을 다녀서 내년 목표 같은 것을 생각해볼 시간이 많지 않았다."(12월8일 뉴트리디데이 일구상 시상식장에서 인터뷰를 했을 때 그는 감기에 걸려 있었다. 그날이 마지막 시상식이어서 "푹 쉬고 싶다"고 했다.)

2009년 3월16일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한국 선발투수 류현진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지막 질문. 궁극적으로는 어떤 야구선수가 되고 싶은지. 

"류현진 선배처럼, 오타니처럼 많은 사람의 존경을 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 낭만이 있는 그런. 내가 오타니 유니폼을 갖고 싶듯이 '이 사람 유니폼 정말 갖고 싶다' '이 사람 진짜 따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야구선수가 되고 싶다. 그리고 아직 멀었지만 구단 영구결번도 목표로 하고 있다. 한 시즌, 한 시즌 최선을 다하다 보면 내가 궁극적으로 생각하는 야구 인생 목표에 닿아있지 않을까 싶다. 내년에도 더 재미있게 야구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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