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기사도 장사없다…겨울철 터널 지날 때 주의[임성원의 속편한 보험]

급격한 기온 강하 시 블랙아이스 주의
윈터 타이어로 교체 필요

그래픽 연합뉴스.

블랙아이스가 자주 생기는 곳에서는 감속 운행해야 한다. [사진=삼성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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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추워진 겨울철엔 전날 비 또는 눈이 내리면 특히나 운전할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눈길이나 빙판길에서 주행 시 사고가 발생하기 쉽다. 운전 베테랑이라고 해도 이런 길에서는 그 누구도 안심할 수 없다. 겨울철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는 점에서 빙판길에서 안전하게 운전하는 요령을 미리 알고 대비해야겠다.

겨울철 대형 교통사고의 주범인 '블랙아이스'를 특히 조심해야 한다. 급격한 기온 강하로 도로 살얼음인 블랙아이스가 생긴 곳에서는 운전자들이 사전에 위험을 인지하기 어렵다. 블랙아이스는 도로 위가 얇은 얼음으로 덮여 아스팔트와 구별할 수 없는 빙판길을 의미한다. 블랙아이스는 주로 터널 입구나 출구 부근, 그늘진 산길 및 도로, 교량과 고가도로 등에 많이 생긴다. 이런 곳들은 해가 들지 않고 기온이 더 낮아 블랙아이스가 생기기 쉽다.

언뜻 보면 그냥 젖어있는 도로로 착각하기 쉽지만, 겨울철에는 이런 도로에서 감속 운전해야 한다. 장시간 해가 들지 않은 새벽 시간에는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서행해야겠다.

실제로 고속도로 결빙 때 발생한 교통사고 치사율은 100건당 16.1명이었다. 결빙이 아닐 때보다 3.4배 많았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결빙에 따른 교통사고는 4609건으로 107명이 사망했고, 7728명이 다쳤다. 위험 시간대는 새벽 4시∼6시로, 결빙 교통사고 치사율이 8.8명이었다. 사고가 가장 많은 시간대는 전체 결빙 사고의 22.1%가 집중된 오전 8시∼10시인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철 눈길이나 빙판길에서 안전 운전하기 위해서는 우선 '겨울용(윈터, 스노우) 타이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대다수 차량이 사계절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사계절 타이어'를 사용 중이지만, 기온이 낮은 겨울에는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없다.

윈터 타이어는 사계절 타이어와 비교해 깊은 블록 형태의 패턴으로, 배수를 위한 넓은 홈과 접지력을 위해 가로로 새겨진 선 등 겨울철 운전에 최적이다. 겨울철 운전 시 낮은 기온에서도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급발진이나 급브레이크, 급정차 등에 주의하는 것도 겨울철 안전운전 요령 중 하나다. 눈길이나 빙판길에서 이런 갑작스러운 동작은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급브레이크의 경우 스핀 현상이 일어나 차량이 빙빙 돌 수 있다. 겨울철에는 브레이크를 밟을 때 2~3번에 나눠 부드럽게 밟는 것이 좋다. 또한 평소보다 감속 주행을 하며 차간 거리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오르막길, 내리막길 또는 커브 길에 눈이 쌓여있거나 도로가 얼어있다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 오르막길에서는 멈추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평지에서 출발 후 오르막길에 진입했을 때 꾸준히 '가속페달'(액셀러레이터)을 밟아 멈추지 말아야 한다. 브레이크를 밟았다 떼는 순간 차량이 뒤로 밀릴 수 있다. 오르막길 진입 시에는 앞차가 다 올라갔는지 확인한 뒤 출발해야 한다.

오르막길을 오르던 중 중간에 멈춰 바퀴가 헛도는 경우엔 비상등을 켜고 후방에 차량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차량이 없다면 후진해 평지로 내려온 뒤 다시 출발하면 된다.

내리막길에서는 '저단 기어'를 활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저단 기어로 변속해 엔진브레이크를 이용해 내리막길을 내려가는 것이 좋다. 경사가 완만하면 '2단'으로, 경사가 급하면 '1단'으로 기어를 고정해 주행하는 것이 좋다. 자동(오토매틱)의 경우 기어 변속기를 '(-)' 쪽으로 움직이면 저단 기어로 변속할 수 있다.

커브 길을 안전하게 운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감속 운전이다. 커브 형태의 길은 미끄러짐이 일반 도로보다 더 심할 수 있다. 이럴 때는 속도를 줄여 운전해야 한다. 눈길에서는 먼저 지나갔던 앞 차들의 바퀴 자국을 보며 따라가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앞 차량의 바퀴 자국은 기차의 레일 같은 역할을 해 눈길 미끄러짐을 방지할 수 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