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욱, 20년 세월이 일군 초연함 "감정은 다 과거, 흘러간다" [인터뷰]
아이즈 ize 김나라 기자
배우 이진욱(42)이 데뷔 20년 차 베테랑 연기자다운 뚝심 있는 삶의 태도를 자랑했다.
이진욱은 지난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아이즈(IZE)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앞서 지난 1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2'로 전 세계 안방극장에 컴백한 그는 작품과 관련한 이야기꽃을 피웠다.
'스위트홈' 시즌2는 욕망이 괴물이 되는 세상, 그린홈을 떠나 새로운 터전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자의 사투를 벌이는 차현수(송강)와 그린홈의 생존자들 그리고 또 다른 존재의 등장과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현상들까지 새로운 욕망과 사건, 사투를 그린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했으며 지난 2020년 시즌1 이후 3년 만에 확장된 세계관으로 돌아왔다. 연출은 시즌1에 이어 이응복 감독이 맡았다. 시즌3까지 동시에 제작을 완료했으며, 내년 여름 공개를 앞두고 있다.
이진욱 역시 시즌 1·2는 물론, 시즌3에서도 주요 출연진으로 활약한다. 이번 '스위트홈2'에선 정의명(김성철)에게 육체를 빼앗긴 특수감염인 편상욱으로 분해 인간에 대한 증오로 가득 찬 연기를 보여줬다. 그는 편상욱에서 정의명, 또 서이경(이시영)의 남편 남상원 캐릭터를 넘나들며 극에 쫄깃한 흥미를 자극했다. 뿐만 아니라 이진욱은 자신이 인간임을 잊지 않으려는 현수 역의 배우 송강과 대립각을 세우며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다만 '스위트홈2'는 복잡하게 꼬아놓은 전개의 실마리를 시즌3로 미뤄두는 불친절함으로 시청자들 사이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뉜 바. 그럼에도 넷플릭스 글로벌 톱 10 TV(비영어) 부문에 2주 연속 진입,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다.
특히 '스위트홈2' 속 이진욱의 1인 3역 도전은 기존과 다른 신선한 매력으로 응원을 불렀다. 뿐만 아니라 이진욱은 지난 10월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이두나!'에서 이두나(수지)의 매니저 실장인 P 역할로 임팩트를 남겼다. 짧은 출연분에도 영화 '뷰티 인사이드'(2015)의 레전드 등장신 못지않은 깊은 인상을 안기며, 감탄을 자아냈다.
이처럼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놀라운 연기 변신을 시도한 이진욱. 데뷔 20주년을 화려하게 장식한 그는 "잘 살아남았다"라고 지난 시간들을 돌아봤다. 그룹 빅뱅 리더 출신 지드래곤과의 친분도 숨기지 않으며, 진솔한 입담을 뽐낸 이진욱이다.
다음은 배우 이진욱과 일문일답.
Q. '스위트홈2' 정주행에 대한 본인의 감상과 주변의 반응은 어떠한가.
저는 재밌게 잘 봤다. 제 주변엔 좋은 얘기밖에 안 한다. 하하. 괜찮다는 반응이 많고, 시즌3가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있는데 저도 그렇다. 아쉽다고 생각한 게 제 캐릭터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부분이었으니까. 시즌3에선 시즌2보다 많이 나온다.
Q. 시청자들의 호불호가 나뉜 것엔 편상욱의 분량 실종도 큰 이유였는데.
중간에 사라져서 아쉽다는 얘기를 저도 들었다. 근데 다시 등장했을 때 임팩트를 주기 위한 것이라, 호불호라고 생각 안 해주셨으면 좋겠다. 제일 아쉬운 건 저다(웃음). 이야기가 많기 때문에 그걸 다 보여드릴 수가 없었다. 시즌3까지 보시면 다 해소가 될 것이고 분명 시리즈를 다시 보고 싶어지실 거다.
Q. 시즌2에선 편상욱에서 정의명, 여기에 남상원까지. 결과적으로 1인 3역을 연기해야 했는데 이러한 설정이 혼란스러웠을 것 같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정말 충격적이었다. 이야기가 이렇게 흘러가는구나, 놀라워하면서 읽었다. 편상욱은 일단 죽었고 몸속에 정의명이 들어왔는데 정의명이 남상원이 된다니. 충격적이기도 하면서 극적인 캐릭터가 주어진 거라 오히려 고민하기 편한 점도 있었다. 연기하다 보면 이런 복잡한 설정이 접근하기 쉬운 부분이 있더라. 방향이 정해져서 편안하게 접근했다.
Q. 게다가 시즌1과 달리 '흑화'도 표현해야 했는데. 캐릭터들 간에 간극을 벌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쏟았나.
어쨌든 제 얼굴이고 제 목소리이고 제 근육을 이용하기에 작위적으로 변주를 주다 보면 좋지 못한 반응이 많을 것 같았다. 누가 봐도 극적인 변화를 주기보다 편상욱이나 정의명 등 각자 가진 생각이 다르니까, 이입하다 보면 행동과 눈빛이 바뀔 것이라 봤다. 대본에 잘 쓰여 있으니 그대로 표현하려 했다. '정의명이 왜 이렇게 행동했을까' '왜 남상원이 되려고 했을까', 변할 수밖에 없던 당위성을 찾으려 했고 이응복 감독님과 이에 관한 많은 대화를 나눴다. '스위트홈2'에서 편상욱의 못다 한 이야기는 시즌3에서 확실히 전달될 거다.
Q. 외적으로 변화를 준 부분이 있다면. 후배 김성철의 도움을 받진 않았나.
초반엔 김성철의 도움을 받았다. 대본을 읽어서 보내주면 좋겠다고 했는데 김성철이 바쁜데도 흔쾌히 도와줬다. 김성철의 녹음본을 듣고 말투를 따라 하려 신경을 많이 썼다. 또 오른쪽 얼굴은 이성적, 왼쪽 얼굴은 감성적으로 양쪽으로 나누어 보여드리고자 했다. 얼굴 좌우가 다르면 묘한 느낌이 들더라. 그래서 감독님께 말씀을 드리고 투명 테이프로 눈꼬리를 올린 채 촬영했다. 실제로 할리우드에서나 화보 촬영 때 쓰이는 기법이다. 계속 붙이고 있으면 두통이 와서 힘들지만 다른 느낌을 주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테이프를 붙인 그 얼굴이 만족스러웠다.
Q. 격렬한 액션신에 파격적인 전라 노출 장면까지 직접 소화했다.
제가 신인 배우는 아니니까, 현장에서 몸을 쓰며 연기하는 것에 편안하고 익숙한 편이다. 노출이 있긴 했지만 거기에 포커스를 맞추진 않았다. 그 신을 어떻게 하면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여기에만 집중했다. 노출에 대한 부담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날것의 느낌을 표현하기에 상황적으로 나체인 게 맞다고 납득이 됐다. 힘든 부분은 없었다. 그보다 나체로 사람을 찌르고 피 튀기는 게 특이한 신이라 배우로서 쾌감이 느껴졌다. 캐릭터로도 만나기 쉽지 않은 상황을 연기한 것이라 카타르시스가 있었다. 기분 좋은 쾌감은 아니지만 살면서 쌓인 분노도 해소되는 기분이었다. 다 찍고 다니까 온 몸이 이완되면서 편안해지더라. 이 나체 액션신 덕에 더욱 역할에 몰입되었다. 편상욱에게 기폭제, 도화선이 된 좋은 포인트였다.
Q. 고난도 장면이 많았는데 고충은 없었나.
제가 옛날부터 활동했던 배우다. 옛날엔 지금보다 촬영 환경이 훨씬 더 안 좋다. 도리어 무료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렇게 하면 안 되었지만, 정말 수도 없이 밤새우고 무식하게 촬영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촬영 자체가 힘들다는 생각이 전혀 안 든다. 오히려 '루즈(loose)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렇게 편해도 되나 싶은데, 결과물을 보면 잘 나오더라.
Q. '스위트홈1'에 이어 시즌2에서도 다음 시즌을 볼 수밖에 없게 만드는 엄청난 '떡밥'을 뿌렸고, '이두나!'에서도 확실한 임팩트를 선사하는 명장면을 제조했다. '뷰티 인사이드'의 등장신도 그렇고, 매 작품 '신스틸러'로서 주목을 이끄는 그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제가 개인적으로 신스틸러 배우 같은 느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스스로를 한정 짓는 건 아니고, 객관적으로 봤을 때 폭발력 있는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는 아니라고 본다. 그래서 임팩트를 고민하는 편은 아니다. 저는 오히려 잠깐 나오는 장면이 화제가 되는 걸 보면서 '날 길게 보는 걸 대중이 싫어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제작진으로부터 이런 얘기를 들은 적은 있다. 제가 어느 역할이든 쉽게 넣긴 힘든 외모라고. 저를 넣으면 뭔가 (사연이) 있어 보인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아마 외모 때문에 잠깐 나와도 큰 효과를 내는 게 있는 거 같다.
또 제가 항상 감독님과 작가님을 믿고 따르는 편이다. 제 생각으로 창조하기보다 원하는 게 있으시면 의심 안 하고 맞춰서 하려는 편이다. 겸손한 얘기가 아니라 다 감독님 덕분인 것 같다. 이야기가 임팩트가 있는 부분에 제가 등장한 거다. 멋있게 만들어주고 집중되는 부분이라 어느 누가 그 배역을 맡고 그 신에 나와도 임팩트가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이두나!'에서 P의 등장은 누가 해도 멋있지 않았을까 싶다. '스위트홈2'에서도 그런 포인트 신이 주어져서 감사했다. 그래도 저도 노력은 한다.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보이고 이야기 흐름에 좋은 영향을 미칠지 고민을 많이 한다.
Q. 편상욱과 차현수의 관계도 흥미로웠다. 광기의 집착을 보여주면서 '편상욱이 차현수를 사랑하는 것 아니냐'라는 반응도 있었는데.
현수가 가진 능력이 정말 출중했다. 괴물들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선 필요했다는 게 집착의 가장 첫 번째 이유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사실은 우정도 사랑이라는 얘기가 있지 않나. 이게 한끗 차이인 거 같다. 성적으로 끌리는 건 아니지만 남자끼리 우정도 사랑과 비슷하다. 그래서 저는 편상욱에게 차현수라는 존재가 완전한 사랑이라고 본다. 생각나고 보고 싶고 같이 하고 싶고. 집착하는 걸 동경, 사랑 이런 쪽으로 해석했다.
Q. 오랜만에 후배 송강과 재회했는데, 변화를 느낀 지점이 있다면.
(송)강이에게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분명 네 인생이 달라지는데 하루아침에 달라질 테니 준비를 잘 해놓으라고. 다시 만났을 때 '형, 그 말이 맞았다'라고 하더라. 저 또한 비슷한 고민들을 했는데 이제 고민을 같이 나눌 수 있는 그런 입장이 되어서 좋다. 강이가 시즌1 때는 현장에 임하는 자세가 뭔지도 잘 모르고 흐름을 잘 모르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제는 경험도 많고 작품 수도 많아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바뀌었다. 성장이 느껴지면서 '많이 컸네, 진짜 배우 같이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Q. 송강뿐만 아니라 이도현, 박규영, 고민시 등이 '스위트홈1' 이후 그야말로 '폭풍 성장'을 일궜다. 가까이에서 지켜본 선배로서 뿌듯할 것 같다.
저도 이제 후배들이 성장하는 걸 보면 흐뭇해지는 나이가 되었다. 이렇게 많은 신인과 활동해 본 적이 없다. 정말 '스위트홈' 시리즈의 출연자 모두가 다 잘 됐다. 정말로 전부 다. 애들이 성장하는 게 보이니까, 아주 신기하다. 제가 막 다가가는 성격은 아니라서, 마음으로 흐뭇해하고 있다. 예전엔 병아리 같고 아무것도 모르고 그랬는데 지금은 자기만의 것들이 생기고 잘 하는 거 보면 정말 신기하다.
Q. 어떤 선배가 되고 싶나.
'선배'라는 생각만 해도 마음이 무거워진다. 본받을 게 있는 선배가 되고 싶다. 겁이 없었다가, 약간 무서움이 생겼다. 대중의 평가와 시선은 편안하게 생각하는 편인데 후배들의 시선은 좀 무섭다. 선배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고 연기적으로도 인정받고 싶다. 무엇보다 후배들이 다치지 않고 배우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제가 오지랖이 넓은 편이 아니라서 앞장서진 못하지만 후배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주고 싶다.
Q. 대중의 평가가 두렵지 않나.
저는 어떤 상황이 벌어지면 떨어져서 생각하려는 편이다. 연기자로서, 유명인으로서 살아가는 데 안 좋은 부분이 있는데 안 좋은 걸 생각하면 거기에만 집중하게 된다. 연기할 때 카메라 앞에서야 그런 감정이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현실에선 쓸데없는 감정이다. 대부분의 부정적인 감정은 실체가 없다. 매몰되면 정신적으로 망가지기만 하고. 저는 그래서 객관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객관적 생각을 하도록 훈련을 해야 한다. 그건 누가 해줄 수 있는 게 아니다. 후배들에게도 이런 얘기를 많이 해준다. 댓글 보고 상처받지 말고, 받을 거 같으면 보지 말라고. 악플을 보면 웃기고 재밌는 저도 계속 보다 보면 열받더라. 그래서 후배들한테 보지 말고 좀 떨어져 나와서 생각해 보라고 그런다.
Q. 객관적 생각을 키우는 훈련은 어떻게 했나.
지금보다 더 불타는 시기에는 그냥 뛰었다. 안 좋은 생각이 들면 뛸 수 있는 공간에 바로 가서 정말 미친 듯이 뛰었다. 숨이 턱까지 차고 헐떡이다 보면 정신이 번쩍 든다. 또 두 번 호흡을 깊게 들이 마시면 괜찮아진다. 감정은 다 과거이고 흘러간다. 그걸 붙잡고 있을 필요가 절대 없다. '고통이 널 붙잡는 게 아니라, 네가 고통을 붙잡고 있다'라는 말이 있는데 저도 어릴 땐 '뭔 소리냐' 싶었다. 뻔한 얘기이지만 잘 생각해 보면 이게 진짜 맞는 얘기이다. 부정적인 말들을 내가 온몸으로 받을 필요가 없다. 화살이 나한테 향했다고 해서 받지 말고 피하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야 한다. 이게 20년간 활동하며 얻은 좋은 결론이다.
Q. 굉장히 초연한 태도가 돋보이는데, 연륜의 힘인가.
예전엔 저도 불만이 많았다. 어릴 때는 쓸데없이 감정 동요가 생길 수밖에 없다. 나이가 들어서는 '괜찮다, 별거 아냐' 후배를 토닥일 수 있게 되고 긍정적인 부분을 먼저 찾게 되더라. 그렇지 못하면 불행해질 거 같다. 나이 드는 게 그런 것 같다. 젊은 게 에너지 넘치고 좋겠지만, 다른 부분에서 얻어지는 게 있더라. 나이 들며 느끼는 부분들이 배우로서 굉장히 도움이 된다. 깨달음은 찾기 나름인 것 같다.
Q. 지난 2003년에 데뷔하여 올해로 딱 활동 20주년이 되었다. 돌이켜봤을 때 소회는 어떠한가.
잘 살아남았다 싶다. 짧지 않은 시간이고 긴 시간이니까, 기특하고 대견하다. '스위트홈1' 때 '좋은 연기를 보여줬다'라는 평을 들었는데 그때 진짜 울컥하더라. 오랜 배우 생활 끝에 좋은 연기로 감동을 줬다는 그 반응이 참 감동스러웠다. 그래도 내가 괜찮게 살았나 보다 싶더라. 모든 작품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는 없겠지만 어느 순간, 어느 한 신에서라도 이런 느낌을 줬다면 그거면 된 거 같다. 그런 배우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Q. 20년 전으로 다시 돌아가도 배우가 될 것인가.
연기는 정말 좋은데 유명인으로서 사는 건 제 타입은 아닌 거 같다. 그래도 연기가 좋으니까 다시 돌아가면 또 할 거 같긴 하다. 근데 확실히 연기자는, 뭔가를 표현해야 하는 직업은 고난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연기자한테 영혼에 기름이 끼면 좋지 않을 것 같고 고통은 필수적, 필연적인 거 같다. 그리고 버티는 게 진짜 중요하다. 잘나서 오래 살아남는 사람은 몇 명 없을 거다. 잘 버티면 결국 고통도 다 지나간다.
Q. 최근에 지드래곤이 SNS에 올린 '사필귀정(事必歸正)' 게시물에 '좋아요'를 눌렀다. 네티즌들 사이 화제였는데 그 이유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지드래곤을 응원하는 마음이 있다. 사적인 응원이었다. 지드래곤과는 가까운 사이이기도 하다.
Q. 햇수로 4년에 걸쳐 '스위트홈' 세 시즌의 촬영을 완료했다. 대장정을 끝마쳤는데 필모그래피에 어떤 의미로 남았나.
'스위트홈' 시리즈는 내 인생에서 큰 터닝포인트다. 제가 원래는 특별출연한 김성철의 역할을 하는 거였다. 이응복 감독님께 말씀을 드렸다. 이 기획이 정말 재밌어서 어떻게든 합류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그 얘기를 듣고 감독님께서 스케줄만 괜찮으면 편상욱 역할을 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해 주신 거다. 편상욱이 원작에선 누가 봐도 마동석 같은 캐릭터였는데, 감독님이 고정관념에 사로잡힐 필요 없다는 말씀도 해주셨다. 이진욱이란 배우에게 상상할 수도 없는 역할이라, 절 선택해 준 감독님께 정말 고마웠다. 무섭다기보다 마주치면 피하고 싶은 기괴한 느낌을 풍기기 위해 얼굴에 상처도 내고 그랬다. 그런 면에서 저한테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시즌1에서 괜찮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고 시즌2에서도 도전과 경험을 준 작품이라 여러모로 애착이 간다. 유독 기억에 남을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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