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환자 5년 만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데…지금이라도 예방접종해야

권대익 2023. 12. 16.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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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최고] 연간 5,000여 명이 사망…한 번 먹는 치료제도 나와
인플루엔자가 크게 유행하면서 소아과 의원에는 어린이 독감 환자들로 붐비고 있다. 뉴스1

어린이·청소년을 중심으로 A형 인플루엔자(독감) 의심 환자가 급증하면서 최근 5년 새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2월 2주 외래 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61.3명으로, 이전 주보다 48.6명보다 26.1% 늘어났다.

11월 3주 37.4명과 비교하면 3주 새 63.9% 증가했다. 2019년 이후 5년 간 가장 높은 수치로 2023~2024년 절기 유행 기준인 6.5명의 9.4배에 이른다. 특히 13~18세는 133.4명으로 유행 기준의 20.5배였고 7~12세는 120.1명으로 유행 기준의 18.5배였다.

병원 218곳을 대상으로 하는 입원 환자 표본 감시에서 12월 2주 인플루엔자 입원 환자 수는 1,047명으로, 이전 주(797명)보다 31.4% 늘었다.

반면 중국에서 확산해 국내 유행이 우려되고 있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입원 환자는 이전 주보다 줄었다. 12월 2주 입원 환자는 222명으로 직전 주 258명보다 줄었다.

코로나19 대유행 직전 유행기인 2019년 같은 기간의 입원 환자 596명과 비교하면 37% 수준이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발열·기침·인후통 등으로 시작해 인후염·기관지염으로 악화하며 심하면 폐렴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기침이 2주 이상 지속되는 것도 특징이다.


◇독감 유행주의보 1년 넘게 지속

인플루엔자는 유행주의보가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데 1년 내내 주의보가 이어지는 건 2000년 이후 최초다. 이에 따라 어린이 청소년을 중심으로 인플루엔자와 함께 폐렴·코로나19에 감염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

인플루엔자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병하는 급성 호흡기 질환으로, 모든 연령대에서 발병한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인플루엔자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할 때 분비되는 호흡기 비말(飛沫)을 통해 전파되며, 감염된 물건이나 환경과 접촉해도 전파될 수 있다.

인플루엔자는 평균 2일 정도 잠복기를 거친 뒤 고열·두통·근육통·피로감 등 전신 증상과 인후통·콧물·코막힘·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갑자기 시작된다. 증상은 경증에서 중증까지 다양하며 심하면 입원하거나 목숨을 잃기도 한다.

영·유아와 65세 이상 고령인, 만성 폐 질환자, 만성 심장 질환자(단순 고혈압 제외), 만성 간 질환자 등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높다.

인플루엔자는 동맥경화나 만성 폐 질환, 천식, 심부전(心不全) 등 만성질환자들의 기저 질환을 악화시켜 중증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폐렴이 발병하면 합병증으로 인해 사망할 가능성이 있다. 국내 전체 사망 추정치는 연평균 5,313명(10만 명당 10.6명)이며, 특히 65세 이상 고령인에게는 사망률이 10만 명당 74.1명이었다.

한병덕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호흡기 비말(飛沫)을 통해 바이러스가 체내로 유입될 수 있는 만큼 사람이 붐비는 곳에 가지 않고, 외출 후 손발을 깨끗이 씻고 양치질을 하는 등 기본적인 생활 수칙을 잘 키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예방백신을 접종하면 80% 정도 예방 효과가 있어 예방접종을 통해 위험을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인플루엔자가 내년 4월까지 계속 유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기에 지금이라도 독감 백신 예방접종을 하는 게 좋다.

김예진 대한소아감염학회 부회장(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특히 65세 이상과 생후 6~59개월 어린이나 임신부 등은 독감 고위험군이기에 지금이라도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고 권했다.


◇예방과 함께 신속히 치료해야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은 생후 6개월~13세 어린이, 임신부, 65세 이상 고령인이라면 무료로 할 수 있다. 또한 대한감염학회는 백신 접종뿐만 아니라 치료제로 인플루엔자를 치료하고 관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항바이러스제는 인플루엔자 치료와 예방에 모두 효과적이며, 병으로 인한 이환(罹患) 기관, 입원율, 합병증 발생을 줄이고,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해 확산을 늦출 수 있다.

인플루엔자 증상 발생 1~2일 이내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면 증상이 완화되고 아픈 기간을 단축할 수 있으며 폐렴 등과 같은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현재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타미플루' 등 오셀타미비르 성분 약물과 '페라미플루(GC녹십자)' 등 페라미비르 성분 주사제(7만~10만 원)도 어린이와 어른의 독감 치료에 사용할 수 있다. 타미플루는 특허가 만료돼 동일한 성분의 제네릭(복제약) 200여 개 품목이 허가돼 있다.

기존 경구 복용 치료제(에셀타미비르 성분)의 경우 5일간 1일 2회 복용해야 하며, 정맥 주사 치료제(페라미비르)는 15~30분 정도 1회 투여하는 방법으로 인플루엔자를 치료할 수 있었다. 흡입제 형태의 GSK의 '리렌자로타디스크(성분명 자니미비르)'가 있다.

그런데 최근 환자 선택 폭이 넓어졌다. 한국로슈의 경구용 인플루엔자 치료제 ‘조플루자(성분명 발록사비르마르복실)’는 한 번 복용으로 인플루엔자를 치료할 수 있다. 조플루자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복제에 필요한 중합 효소 산성 엔도뉴클레아제 단백질을 억제해 바이러스 복제 초기부터 진행을 막고 바이러스 증식을 막기에 1회 복용만으로 인플루엔자 증상을 빠르게 완화한다.

그동안 12세 이상부터 사용할 수 있었는데 최근 1세 이상에서도 치료·감염 예방 목적으로 사용하도록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아직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약값이 7만~8만 원 정도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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