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대기만 1시간 이상…1441일 만에 선별진료소 문 닫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를 맡았던 보건소 선별진료소가 내년부터 문을 닫는다. 국내 코로나19 환자가 처음 나온 2020년 1월20일 운영을 시작하고 1441일 만이다. 감염취약계층은 일부 의료기관에서 지금처럼 무료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지난 2022년 2월 3일 신속항원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 중인 시민들. 뉴시스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15일 서면 회의를 열고 코로나19 대응 체계 개편에 대해 논의한 뒤 이같이 결정했다. 코로나19 방역 최전선에서 진단·검사를 책임진 보건소와 일부 의료기관 선별진료소 506곳은 이달 31일까지 운영하고 모두 문을 닫는다.

최근 코로나19 검사가 줄었고 감염병 관리와 건강 증진 기능 등 보건소 본래 업무에 집중하기 위한 조처다. 코로나19 하루 평균 검사 건수는 지난 4∼6월 4만7914건에서 지난 10월 8390건으로 감소했다. 보건소 선별진료소 4곳 중 1곳은 일평균 검사량이 10건 이하다. 1년 전 PCR 검사를 받으려고 몰려든 밀접접촉자와 자가격리대상자, 재택치료자 등으로 1시간을 족히 기다려야 했던 때와 상황이 달라졌다.

누구나 무료로 검사받을 수 있었던 임시선별검사소가 앞서 모두 철거되고, 보건소 선별진료소도 운영을 종료하면서 코로나19 진단·검사 체계는 일반의료체계로 대부분 전환된다. 임시선별검사소는 지난 6월1일 부로 모두 운영이 중단됐다.

지난 2022년 3월 2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임시선별검사소에서 한 시민이 PCR 검사를 받고 있다. 뉴시스

앞으로 PCR 검사는 먹는치료제를 처방하는 의료기관에서 받으면 된다. 감염취약계층에 대한 검사비 지원도 유지한다. 먹는 치료제 처방 대상군인 60세 이상 고령자, 12세 이상 기저질환자·면역저하자는 PCR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응급실·중환자실 입원 환자 △혈액암 병동 등 고위험 입원 환자 △요양병원·정신의료기관·요양시설 입소자와 보호자(간병인) 등은 검사비를 모두 지원받는다.

이외 일반 입원 환자와 보호자, 고위험시설 종사자 등은 내년 1월1일부터 검사비를 전액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지정 격리병상 376개는 내년부터 지정이 해제된다. 격리병상을 따로 지정하지 않고 코로나19 환자도 일반 병상에서 맡는다. 이미 코로나19 환자 대부분이 일반 병상에서 치료받고 있다는 게 방역 당국의 설명이다.

사진=세계일보 자료사진

병원급 의료기관과 감염취약시설 내 마스크 착용 의무는 유지한다. 코로나19 중증 환자 입원·치료비 지원과 고위험군 백신·치료제 지원도 당분간 계속한다.

코로나19 감염병 위기단계(심각-경계-주의-관심)는 ‘경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겨울철 코로나19가 확산할 가능성이 있고 인플루엔자(계절독감) 등 다른 호흡기 감염병이 동시 유행하는 상황을 고려했다. 코로나19 위기단계는 지난 6월 ‘심각’에서 ‘경계’로 한차례 조정됐다.

이정한 기자 h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