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전력으로 파죽지세… “다시 카타르” [S스토리-클린스만號, 64년 묵은 아시안컵 우승 갈증 풀까]

장한서 2023. 12. 16.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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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아시안컵 2024년 1월 12일 개막
10연속 월드컵 본선행 등 기록 불구
아시안컵선 번번이 우승 놓쳐 아쉬움
1956년 초대 이어 2대 대회까지 제패
이후 60여년간 왕좌에 한번도 못올라
클린스만호 최근 4경기서 18골 퍼부어
손흥민·김민재 등 유럽 무대 멤버 즐비
공격·수비 양면서 최강의 밸런스 자랑
E조 속해 바레인·요르단·말련과 경쟁
‘숙적’ 일본 우승 최대 걸림돌로 꼽혀

지난해 12월3일 카타르에는 붉은 악마들의 뜨거운 함성이 울려 퍼졌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당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이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전에서 유럽의 강호 포르투갈을 1-0으로 꺾고 극적인 원정 16강 진출 신화를 썼기 때문이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이후 무려 12년 만의 토너먼트 진출에 선수들은 물론 먼 타지까지 나가 열원한 응원단도 감격에 빠졌다.

‘다시 카타르.’

대한축구협회는 올해 초 평가전부터 이런 슬로건을 내세웠다. 카타르 월드컵의 감동을 내년 1월 12일(현지시간) 카타르에서 개막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재현하겠다는 다짐이었다. 카타르가 한국 축구에 영광의 땅으로 영원히 남을 수 있을까. 아시아 정상이라는 숭고한 여정이 이제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왼쪽부터 조규성, 김민재,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이강인, 손흥민, 황인범, 황희찬.
◆64년 만에 우승 한 풀까

한국은 이번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64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아시아의 맹주를 자처하는 한국은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비롯해 2002 한일 월드컵 4강, 2010 남아공 월드컵 및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각각 16강에 진출했으나 아시안컵에선 번번이 우승을 놓쳤다. 1956년 초대 대회와 1960년 2대 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한 뒤 한 번도 정상에 오른 적이 없다. 2000년대 들어서도 2000년 3위, 2004년 8강, 2007년 3위, 2011년 3위, 2015년 준우승, 2019년 8강 등 우승 꿈을 이루지 못했다.

우승의 한을 풀기 위해 한국의 지휘봉을 잡은 인물은 독일의 ‘전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다. ‘공격 축구’를 표방하며 기대감을 모은 클린스만호는 지난 2월 출범 이후 5경기(3무2패)에서 승리하지 못하면서 실망감이 커졌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연합뉴스
하지만 부진도 잠시뿐이었다. 한국은 9월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첫 승리(1-0)를 수확하더니 지난 10월 튀니지전(4-0)과 베트남전(6-0), 지난달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싱가포르전 5-0 대승, 중국전 3-0 완승까지 파죽의 5연승을 달렸다. 클린스만 감독이 자신했던 공격 축구는 최근 연승 행진 기간 활활 타올랐다. 최근 4경기에서 무려 18골을 퍼부었다. 경기당 4골이 넘는 수준이다.

◆‘역대급’ 재능 뭉친 대표팀

파죽지세의 기세를 이어가고 있는 대표팀은 그야말로 ‘역대 최고 수준’ 재능이 뭉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출신 손흥민(31·토트넘)이 주장완장을 차고 버티고 있고, ‘괴물 수비수’ 김민재(27·바이에른 뮌헨), ‘축구 천재’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 ‘황소’ 황희찬(27·울버햄프턴), 황인범(27·즈베즈다), 이재성(31·마인츠), 조규성(25·미트윌란) 등 유럽 무대를 누비고 있는 선수들이 즐비해 역대 최강의 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수 양면에서 모두 세계적인 선수가 있어 밸런스도 좋다.

무엇보다 과거 손흥민에게 상대 수비수의 견제가 집중돼 고립된 모습과 달리 황희찬, 이강인이 공격에 앞장서며 손흥민도 자유로워진 모습이다. 특히 이강인은 클린스만호에서 ‘에이스’로 떠오를 만큼 활약이 눈부시다. 지난 10월 튀니지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신고한 그는 4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4골 4어시스트를 작성했다. 김민재가 중심을 잡는 수비진도 최근 6경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을 만큼 ‘벽’처럼 든든하다.
공격수 황의조(31·노리치 시티)가 불법촬영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아 대표팀에서 이탈했지만, 주전 스트라이커 조규성이 쾌조의 컨디션을 이어가고 있어 전력 공백 우려를 불식시켰다. 올여름 덴마크 프로축구에 입성한 조규성은 리그 8골로 득점 3위에 자리하고 있다.

이런 대표팀을 이끄는 클린스만 감독의 아시안컵 우승을 향한 자신감도 남다르다.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 등 앞에서 결정지어줄 수 있는 선수들이 있고, 수비에서도 김민재를 비롯해 조직적으로 탄탄한 모습이다.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하는 한국 축구의 전성기인 것 같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우리의 목표는 뚜렷하다. 아시안컵 우승이다. 아시안컵에서 우승할 만한 스쿼드를 지녔고, 선수들은 그럴 만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 많은 어려움도 있고 더 좋은 상대도 많이 만나겠지만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최대 난적 일본을 넘어라

한국은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에 속해 바레인, 요르단, 말레이시아와 경쟁한다. 전부 한국보다 FIFA 순위뿐 아니라 전력 면에서도 약체로 평가받아 토너먼트 진출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아시안컵 우승 도전에 최대 걸림돌은 역시 ‘숙적’ 일본이 꼽힌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은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2회 연속 16강 진출을 이뤄냈고, 최근 A매치 8연승을 달릴 만큼 패배를 잊었다. 독일(4-1승), 튀르키예(4-2승) 등 유럽 강호들까지 완파할 정도로 기세가 좋다. 일본은 4회로 아시안컵 최다 우승국이기도 하다. 이란 등 중동 국가들도 만만치 않지만 전력상 일본이 한국과 함께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클린스만호는 오는 26일 국내파 선수들을 소집해 국내에서 소집 훈련을 가진다. 이후 이번 달 마지막 주에 아시안컵 최종 명단을 발표한 뒤 1월2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로 출국, 중동 현지 적응 차원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한다. 손흥민 등 해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은 이때 개별적으로 합류한다.
대표팀은 1월6일 아부다비에서 중동팀(국가 미정)과 평가전을 치러 최종 점검을 하고 10일 카타르에 입성해 대회 준비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15일 대회 첫 경기인 바레인전을 치르며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향한 본 무대를 시작한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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