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와 SD, 빅리그서 다시 만난 ‘영웅 군단’ 이정후와 김하성…“정신적 지주였던 형과 맞대결 설레”
이정후(25)가 입단한 미국프로야구(MLB) 샌프란시스코는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에 속한 팀으로, 월드시리즈(WS) 우승컵을 8번 들어 올린 ‘명문 구단’이다. 서부지구에는 2023시즌 골든글러브(유틸리티)의 주인공 김하성(28)이 몸담은 샌디에이고도 포함돼 있다. 자연스럽게 KBO리그 ‘영웅 군단’ 키움에서 한솥밥을 먹던 이정후와 김하성의 맞대결에도 관심이 쏠린다. 같은 지구에 속한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이고는 2024시즌 총 13번 맞대결을 펼친다.
이정후는 1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입단식에서 절친한 선배 김하성과 만남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는 “(김)하성이 형은 한국에서 팀 동료로 뛰었고, 정신적 지주가 되어줬던 형”이라며 “한국에 있을 때부터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큰 꿈을 키울 수 있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함께 뛰었던 시절을 뒤로하고 형과 맞대결을 하게 돼 신기하고 설렌다”고 들뜬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이정후보다 3년 앞선 2020시즌을 마치고 빅리그 도전에 나섰던 김하성은 MLB 3년 차인 올 시즌 타율 0.260, 17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749를 기록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공수 겸장’ 내야수로 발돋움했다. 이런 그는 평소 MLB 진출의 꿈을 가슴 속에 품고 있던 이정후에게 여러 조언을 해주며 앞길을 응원했다. 지난 10월11일 귀국한 김하성은 이정후에 대해 “완성형에 가까운 타자로 조언할 게 딱히 없다”고 칭찬했다.
이정후가 빅리그 진출을 공식화한 이후에는 “계약을 할 때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넣는 것보다 옵트아웃 조항을 포함하는 게 낫다”라는 실질적인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실제로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달러(약 1473억원)에 계약한 이정후는 4년 뒤 선수와 구단 합의로 계약을 파기할 수 있는 옵트아웃 조항을 넣었다.
NL 서부지구에는 최근 10년 7억달러(약 9128억원)에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를 영입한 LA 다저스도 있다. 마찬가지로 샌프란시스코는 다저스와 13번의 맞대결을 치르게 된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 오타니는 다음 시즌 타자로만 뛸 예정인데, 각각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타자간 맞대결도 주목을 받는다. 이정후는 입단식에서 한 기자가 오타니와 대결하는 소감을 묻자 “열심히 하겠다”고 짤막한 각오를 밝혔다. 현지 언론은 이정후가 다음 시즌 샌프란시스코의 1번 타자 중견수로 활약할 거로 전망하고 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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