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많은 농장의 젊은 여성은 왜 도끼를 들어야만 했을까 [주말 뭐 볼까 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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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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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미아 고스)은 꿈이 있다.
외톨이인 펄은 허수아비와 춤을 추며 꿈이 이뤄질 날을 고대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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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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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미아 고스)은 꿈이 있다. 할리우드 스타가 되고 싶다. 현실은 스포트라이트와 거리가 멀다. 사는 곳은 텍사스의 한 시골. 부모와 농장에서 지낸다. 시내에 나가기도 쉽지 않다. 1차 세계대전 막바지 세상은 스페인독감에 시달리고 있다. 펄은 농장이라는 고립된 공간에서 동물들과 대화를 나눠야 할 정도로 외롭다. 외톨이인 펄은 허수아비와 춤을 추며 꿈이 이뤄질 날을 고대할 수밖에 없다.
①젊은 여성의 꿈은 이루어질까
펄의 집안은 독일계다. 어머니 루스(탠디 라이트)는 지나치다 싶게 엄격하다. 미국이 독일을 상대로 전쟁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 펄의 행동을 더 단속하려 한다. 아버지(매슈 서덜랜드)는 반신불수로 휠체어 신세다. 배우가 되고 싶은 펄의 욕망은 집을 벗어나고 싶다는 바람에서 비롯됐을지 모른다.
펄을 괴롭히는 건 또 하나 있다. 펄은 동네 청년과 결혼했다. 남편 하워드(알리스테어 시웰)는 전쟁터에 있다. 생사가 불분명하고 언제 돌아올지 알 수 없다. 남편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할리우드로 향하고 싶은 펄에게 결혼은 족쇄로 작용한다. 시내 한 극장의 영사기사가 할리우드로 데려갈 수 있다고 달콤한 약속을 한다. 고향을 떠나 스타고 되고 싶은 펄의 꿈은 이뤄질 수 있을까.
②판타지가 악몽으로 변할 때
펄은 남들과 다르다.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다. 꿈에 취해 혼자 낭만적인 모습을 보이다가도 악마 같은 얼굴로 돌변한다. 펄이 언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위태로워 보인다. 영화의 긴장 대부분은 펄의 이상 성격에서 시작된다.
영화는 극단적이다. 펄이 꿈으로 마음이 들뜰 때 하는 행동은 ‘오즈의 마법사’(1939)처럼 동화 같은 분위기다. 펄이 다른 얼굴로 변할 때는 고전 공포 영화의 오싹한 기운이 스크린을 감돈다. 판타지 같은 이야기는 동네에 한 극단이 오디션을 펼치면서 악몽으로 변질된다.
③취향 갈릴 슬래셔 영화의 정수
슬래셔(Slasher) 영화다. 슬래셔 영화는 악마 같은 인물이 사람들을 난도질하는 장면으로 화면을 채운다. 펄은 자신을 괴롭히거나 자신의 앞날에 걸림돌이 되는 이들을 하나하나 ‘처단’한다. ‘펄’은 펄의 동화 같은 판타지를 펼쳐낸 후 살육극을 펼쳐내며 전형성을 탈피한다.
펄의 잔악한 행동은 환영받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그와 처지가 비슷한 이들은 그의 악행에 대리만족할 수 있다. 펄은 악당이라 할 수 있으나 마냥 손가락질받을 인물은 아니다. 그는 주변으로부터 억압받거나 배신을 당한다. 부모의 지나친 엄격함은 펄의 반발감을 키운다. 감염병과 전쟁, 결혼이라는 환경적 요인은 펄의 꿈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한다. 펄은 자신을 억압하거나 괴롭힌 대상을 향해 분노의 복수극을 펼치는 셈이다.
뷰+포인트
저예산 공포 영화로 흥행에 크게 성공한 ‘X’(2022)의 후속편으로 만들어졌다. 도끼 살인마 펄의 젊은 시절 사연을 다룬 프리퀄이다. ‘X’와 함께 보면 이야기를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다. ‘X’는 미국 극장에서만 제작비(100만 달러)의 11배 넘는 돈(1,180만 달러)을 벌어들였다. ‘펄’ 역시 비슷한 제작비를 들여 10배 넘는 수익을 올렸다. 공포 영화로서는 드물게 지난해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였다. 공포 영화를 주로 만들어온 타이 웨스트 감독이 ‘X’에 이어 메가폰을 잡았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93%, 관객 82%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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