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3배+5년 더! '챠니' 황희찬 '초대박 재계약' 이유는… "이미 능력 보여줬잖아" 울브스 감독 푹 빠졌다
오닐 감독은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7라운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17일(한국시간) 경기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황희찬의 재계약 소식을 알렸다. 구단이 공식 발표하기도 전에 감독이 먼저 알린 셈이다. 오닐 감독은 "챠니(황희찬)는 재계약 후 코칭 스태프들을 직접 찾아왔다. 감사하다는 말도 전했다"라고 밝혔다.
울버햄튼은 황희찬에 푹 빠진 듯하다. 오닐 감독은 "울버햄튼은 황희찬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했다"라며 "황희찬은 15~20골 정도는 넣을 수 있는 선수다. 최근 경기력을 유지하기만 하면 된다. 앞으로도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황희찬은 주급 3만 파운드(약 5000만 원)를 수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약 후에는 울버햄튼 최고 주급자 파블로 사라비아(31) 수준으로 받는다. 사라비아의 주급은 9만 파운드(약 1억 4700만 원)로 전해졌다.
황희찬의 재계약 소식은 영국 현지에서 꽤 이슈였다. 영국 'BBC'는 주요 이적 상황을 전하는 가십란에서 황희찬의 재계약을 다루기도 했다.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은 지난달부터 황희찬과 울버햄튼 사이의 기류를 연일 보도하기도 했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도 확인했다. 그는 14일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황희찬의 계약은 2028년 6월까지 늘어난다. 연장도 가능하다. 팀 내 최고 수준의 연봉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계약 상황은 순탄하게 흘러갔다. '디 애슬레틱'은 최초 보도에서 "황희찬은 울버햄튼의 보상을 받을 듯하다. 27세의 그는 전성기에 접어들며 울버햄튼의 핵심으로 올라섰다"라며 "울버햄튼은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 황희찬에게 좋은 조건을 제시할 것"이라고 알렸다. 황희찬의 최고 계약은 2026년까지였다. 현지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2028년까지 계약 연장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 애슬레틱'은 "구단과 선수 사이의 합이 맞았다. 황희찬도 울버햄튼 잔류를 원했다. 오닐 감독과 같은 팀에 있는 것을 만족하고 있다. 협상은 긍정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추측했다.
아스널은 미켈 아르테타 감독 지도 아래 2023~2024시즌 우승을 정조준한다. 지난 시즌에는 맨체스터 시티와 경쟁에서 밀려 준우승에 머물렀다. 주요 선수들의 부상이 뼈아팠다. 선수 보강을 통해 프리미어리그 우승 트로피 숙원을 풀고자 한다.
기록을 보면 주요 구단들이 황희찬을 주목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황희찬은 16경기 8골 2도움으로 팀 내 최다 득점과 공격 포인트를 책임지고 있다. 커리어 하이(5골)는 이미 넘었다. 영국 '스포츠몰'은 "황희찬은 프리미어리그 첫 두 시즌에서 57경기 8골 2도움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에는 이미 16경기 만에 공격 포인트 동률을 이뤘다"라고 조명했다. 프리미어리그는 한 시즌 총 38경기다. 절반도 채 오지 않은 상황이다. 오닐 감독이 기대한 15골도 기대해볼 법하다.
심지어 황희찬은 꾸준한 득점력으로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한 경기에 몰아치기보다 매 경기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스포츠몰'은 "황희찬은 매 다른 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선수로 평가받을 자격이 있다는 주장을 증명하고 있다"라고 조명했다.
8골은 프리미어리그 전체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황희찬과 레드불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 시절 한솥밥을 먹은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이 14골로 득점 선두다. 2위는 '파라오'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11골)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동료이자 캡틴인 손흥민(31)은 10골로 3위다. 16일 노팅엄 포레스트전에 선발 출전해 88분을 뛰었지만,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다.
9월에는 강호 맨시티를 상대로 확고한 인상을 심어줬다. 펩 과르디올라(50) 맨시티 감독은 경기 전 황희찬의 이름이 기억이 잘 나지 않는 듯 그를 '코리안 가이'라고 지칭했다. 황희찬은 이날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트리며 울버햄튼 승리를 이끌었다. 맨시티는 프리미어리그 올 시즌 첫 패배를 기록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제는 확실히 이름을 기억할 듯하다.
시즌 초반만 해도 황희찬이 최전성기를 맞을 것이라 예측하기 어려웠다. 오히려 힘든 시즌이 예상됐다. 은사 훌렌 로페테기 감독이 팀을 돌연 떠났기 때문이다.
로페테기 감독 체제에서 황희찬은 점점 주전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감독은 햄스트링 부상이 잦은 황희찬의 몸 상태까지 고려하며 기용했다. 경기 후 황희찬을 안아주는 모습도 포착됐다.
허나 로페테기 감독은 시즌 시작 직전인 8월 울버햄튼을 떠났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로페테기 감독은 울버햄튼과 마찰을 빚었다. 이적시장 정책에 대한 불만이었다. 울버햄튼은 주축 스트라이커 라울 히메네스(31)와 미드필더 후벵 네베스(26)를 내보낸 바 있다.
소문이 맞았다. 울버햄튼은 공식 채널을 통해 로페테기 감독의 사임 소식과 함께 "로페테기 감독은 팀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지만, 9개월 만에 떠나게 됐다"라며 "감독과 의견 차이가 있었다. 로페테기 감독도 받아들였다. 계약을 상호 합의하에 해지했다"라고 전했다.
코칭 스태프도 싹 바뀌었다. 파블로 산즈, 후안 페이나도, 다니엘 로페테기 등 모두 팀을 떠났다. 울버햄튼은 "차기 감독과 함께 사단을 곧 선임할 예정이다. 협상이 몇 주간 진행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울버햄튼은 며칠 뒤 본머스를 이끌었던 오닐 감독을 사령탑에 앉혔다.
황희찬은 짧은 시간 속에서도 기회를 제대로 잡았다.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전,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모두 후반 교체 투입돼 득점을 터트렸다. 오닐 감독은 황희찬에게 믿음을 주기 시작했다.
강팀들을 상대로도 능력을 입증했다. 황희찬은 강호 리버풀전에서 전반전 네투의 크로스를 그대로 차넣으며 울버햄튼에 선제골을 안겼다. 각도가 넓지 않은 상황에서 절묘하게 구석을 잘 노렸다. 맨시티전에서도 득점을 올렸다. 알리송 베케르, 에데르송 같은 프리미어리그 탑급 골키퍼를 상대로 골맛을 봤다.
백미는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이었다. 강한 정신력까지 보여줬다. 황희찬은 전반전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으로 페널티킥을 내줬다. 울버햄튼은 2실점 하며 끌려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황희찬은 후반전 울버햄튼 구세주가 됐다. 뉴캐슬 측면 수비를 허물더니 절묘한 접기 동작으로 상대를 제쳤다. 왼발로 제친 뒤 왼발 슈팅으로 빠르게 마무리하며 골망을 갈랐다. 6골째를 넣은 황희찬은 포효했다. 프리미어리그 진출 후 한 시즌 최다 득점이었다.
자신감이 한껏 올랐다. 울버햄튼의 페널티킥 키커까지 자처했다. 풀럼전 황희찬은 페널티킥 상황에서 과감하게 가운데로 때려 넣었다. 7호골이었다. 하지만 울버햄튼의 수비가 아쉬웠다. 경기 종료 직전 한 골을 더 내주며 2-3으로 졌다.
번리전에서는 승리의 방점을 찍었다. 황희찬은 전반 42분 크로스를 받더니 슈팅을 바로 시도하지 않았다. 상대 태클을 침착하게 기다린 뒤 오른발로 꽂아 넣었다. 수비수는 이미 몸을 날려 황희찬의 슈팅을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박건도 기자 pgd1541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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