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세에 FA 선언? 예고 은퇴하며 연봉 전액 기부? 정답은 없다, 새로운 방향만 있을 뿐

나유리 2023. 12. 16.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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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SSG와 NC의 준PO 3차전. SSG 추신수가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창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10.25/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KBO리그 현역 최고령 선수들의 다른 선택. 정답은 없다.

2024시즌 현역으로 뛰는 선수들 가운데 '최고령' 타이틀이 유력한 선수는 추신수다. SSG 랜더스 소속인 추신수는 1982년생 7월 13일생으로 이미 2023시즌에도 '현역 최고령 선수'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다.

추신수는 1년 더 현역 생활을 하고 은퇴를 하기로 결심했다. 추신수는 지난 14일 구단을 통해 보도자료를 내고 "2024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하겠다"고 발표했다.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마치고 해외파 특별 지명권을 가지고 있던 SSG에 입단한 추신수는 벌써 한국에서 네번째 시즌을 맞는다. 이번 시즌을 마치고 그는 진로에 대해 매우 깊이 고민해왔다. 추신수가 은퇴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었다.

하지만 추신수는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서 뛰는 현역 생활에 대한 애착이 굉장히 큰 것으로 알려져있다. 다만, 그가 언제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은퇴를 하느냐를 이제는 결정한 시기라는데는 이견이 없었다. 추신수 역시 가족, 구단과 상의 끝에 '1년 더 뛰고 선수 생활 마무리'라는 결론을 내렸다. 추신수는 동시에 마지막 시즌인 2024시즌에 최저 연봉 3000만원으로 계약하고, 그 금액마저 전부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평소 기부에 대한 그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자 아름다운 마무리다.

25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SSG와 NC의 준PO 3차전. SSG 김강민, 최정이 경기 전 훈련하고 있다. 창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10.25/

사실 추신수 한명만은 아니다. 1982년생 동갑내기 선수들이 2명 더 있다. 바로 김강민과 오승환이다.

올해까지 SSG에서 함께 뛰며 동고동락했던 김강민은 시즌이 끝난 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한화 이글스로 충격의 이적을 했다. 김강민의 선택이 아니었다. 시즌 중부터 은퇴와 관련해 이런 저런 생각을 해온 김강민이지만 구단과 상세한 논의가 마무리되기 전에 이적이라는 논란이 발생했다.

외야 보강이 필요한 한화 이글스가 마지막 라운드에서 김강민을 지명했고, 김강민은 SSG를 떠나지 않은 상태에서 당장 현역 은퇴를 결정하거나 선수 생활을 더 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한화로 이적해야 하는 벼랑 끝에 몰렸다. 결국 '원클럽맨' 김강민은 눈물을 머금고 한화로 이적을 결정했다. 김강민 역시 추신수와 더불어 다음 시즌에도 현역으로 뛰기로 했다. 그는 아직 자세한 은퇴 계획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은 상태다. 일단 한화에서 존경받는 커리어를 가진 베테랑 선수로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데 집중할 예정이다.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두산-삼성전. 9회초 오승환이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9.22/

또다른 1982년생 투수 오승환은 2023시즌이 끝난 후 FA를 선언했다. KBO리그 최초로 400세이브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고 시즌을 마무리한 오승환은 올 시즌 데뷔 이후 최악의 슬럼프를 겪었지만, 끝내 건재함을 알리며 시즌을 마쳤다.

오승환 역시 40세를 넘긴 나이인만큼 은퇴에 대해 묻는 시선들이 있지만, 그는 당당히 FA를 선언했다. 삼성 구단 역시 기본적으로 오승환과 계약을 하지 않는다는 생각 자체를 가지고 있지 않다. 오승환은 현재 구단과 계약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철저한 관리로 이름난 선수인만큼 여전히 마무리 투수로서, 불펜 투수로서의 자신감과 현역 생활에 대한 애착이 느껴지는 행보다.

2023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1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6회말 2사 KIA 최형우가 솔로포를 치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9.19/

이외에도 '빠른 1983년생' SSG 고효준, 1984년생 SSG 노경은, 1984년생 KIA 최형우 등 40세가 넘은 선수들이 여전히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40세까지 선수 생활을 한다는 것은 꿈같은 일이었고, 알게 모르게 떠밀리다시피 은퇴를 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선수들의 자기 관리가 점점 더 세밀해지고, 몸 관리를 전문적으로 하게 되면서 30대 후반에도 전성기를 누릴 수 있다.

40세가 넘은 선수들이 언제까지 선수 생활을 하느냐에 대한 정답은 없다. 각자의 선택 그리고 새로운 길만 있을 뿐이다.

=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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