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유니폼 입은 이정후 "내 전성기, 아직 오지 않았다"(종합)
"새로운 환경 적응이 숙제…팀 승리 위해 최선 쏟아부을 것"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바람의 손자' 이정후(25)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첫 인사를 건넸다.
이정후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라클 파크에서 샌프란시스코 입단식을 가졌다.
샌프란시스코를 상징하는 오렌지색 넥타이를 한 이정후는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헬로 자이언츠"라며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첫 인사를 건넨 뒤에도 이정후는 영어로 자기 소개와 감사 인사를 이어갔다.
"내 이름은 이정후다. 한국에서 '바람의 손자'로 불렸다"며 자신을 알린 뒤 자신을 영입한 구단주 가족과 에이전트인 보라스에 고맙다고 말했다.
"아버지와 어머니께도 감사하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꿈을 이룰 수 있어 기쁘다. 나는 이곳에 이기기 위해 왔다. 동료들,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레츠 고 자이언츠"라며 미리 준비해온 영어 인사를 꽤 길게 이어갔다.
유창하진 않지만, 진심이 느껴지는 인사를 전하는 이정후에 파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야구 운영 부문 사장,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큰 박수를 보냈다.
인사를 마친 이정후는 자이디 사장이 건넨 샌프란시스코 유니폼과 모자를 착용했다. 그리곤 현장 취재진을 향해 "핸섬?"이라며 잘 생겼는지를 물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2017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1차 지명으로 KBO리그에 데뷔한 이정후는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이번 겨울 빅리그 도전에 나섰다.
이정후는 지난 10월 자신을 보기 위해 피트 푸틸라 단장이 직접 한국을 찾을 만큼 적극성을 보였던 샌프란시스코의 손을 잡았다.
이정후와 샌프란시스코의 계약은 지난 13일 현지 언론을 통해 먼저 알려졌다. 그리고 15일 구단은 계약 세부 내용을 공개했다.
구단은 이정후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약 1473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2027시즌 뒤에는 남은 계약을 파기하고 프리에이전트(FA)가 될 수 있는 옵트아웃이 포함돼 있다.
이정후는 사이닝 보너스(계약금)로 500만 달러(약 65억원)를 받는다.
데뷔 시즌인 내년에는 700만 달러(약 91억원), 2025시즌에는 1600만 달러(약 208억원)의 연봉을 받는다. 2026, 2027시즌에는각 2200만 달러(287억원)의 연봉이 책정됐다.
이정후가 옵트아웃을 실행하지 않으면 2028, 2029시즌에는 각 2050만 달러(약 267억원)의 연봉을 수령하게 된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게 가장 큰 숙제"라고 짚은 이정후는 "내년 목표를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응을 최우선으로 삼고 하루하루 최선 다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다음은 이정후와 일문일답.
"어렸을 때부터 MLB를 시청한 팬으로서 샌프란시스코는 역사도 깊고,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레전드 선수도 많은 팀이다. 최근에도 우승을 많이 했고, 좋아하는 팀이었다. 그런 팀에서 나를 선택해 이런 역사 깊은 구단에서 뛰게 돼 영광이다."
-메이저리그로 오며 준비해야 하는 부분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게 큰 숙제다. 새로운 투수들, 환경, 야구장에 적응해야 한다. 한국에서는 항상 버스로 이동했지만 (빅리그에서는) 비행기 타고 이동하고, 시차도 달라진다. 이런 것들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첫 시즌을 앞두고 기대되는 건.
"올해 초 키움의 스프링 트레이닝 때 미국 야구장에 견학을 한 적이 있다. 그때 이후 처음으로 오라클 파크에 오게 됐다. 모든 구장이 처음이라 기대가 된다."
-아버지 이종범에게 배운 게 있다면.
"야구적으로 배운 것은 없다. 아버지에게는 인성, 좋은 사람으로 클 수 있는 것들을 배웠다. 선수가 잘할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배웠다."
-오라클 파크에서 뛰게 돼 기대되는 부분은.
"한국에서는 (키움 홈 구장인) 돔 구장에서 뛰었는데 천연 잔디 홈구장에서 뛰게 돼 좋다. 이런 특색있는 야구장에서 유명한 스플래시 히트(오라클파크 담장 밖 바다로 타구가 떨어지는 홈런)가 기대된다.
-발목 수술을 받았는데, 몸 상태는.
"그 부분은 완전히 100% 회복했다. 나를 위해서 재활 기간 도와준 분들이 많아서 그분들을 위해서라도 내년 시즌 좋은 모습 보여줘야 한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적으로 만나게 됐다. 계약 후 이야기를 나눴는지.
"하성이 형은 한국에서 팀 메이트로 뛰었고, 정신적 지주가 되어준 형이었다. 형이 한국에 있을 때부터 좋은 말을 많이 해줘서 큰 꿈을 키울 수 있었다. 함께 뛰었던 시절을 뒤로 하고 맞대결을 하게 돼 신기하고, 설레기도 하다."
-팬에게 자신을 소개하면.
"어리다. 어리기 때문에 아직 내 전성기가 오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이곳에서 내 기량을 더 발전 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팀에 항상 승리를 안겨줄 수 있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우리 팀 승리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최선을 다하고 내 모든 것을 쏟아부을 준비가 돼 있는 선수다."
-공격과 수비에서 자신은 어떤 선수인가.
"내 입으로 말하긴 부끄럽다. 내년 개막전때부터 보여드리면 팬들이 평가해주셨으면 좋겠다."
-콘택트 능력이 좋은데.
"어릴 때부터 내가 남들보다 잘 할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했을 때 잘 맞히는 거였다. 그냥 맞히는 게 아니라 풀스윙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삼진은 아무 것도 못하고 물러나는 거지만 공을 그라운드에 넣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어릴 때부터 그런 생각을 해서 콘택트가 좋아진 것 같다.
-바람의 손자라는 별명은 어떻게 얻게 됐나.
"아버지의 현역 시절 별명이 바람의 아들이었는데, 태어나니 자연스럽게 바람의 손자가 돼 있었다. 한국에서 뛸 때는 바람의 손자라는 말이 조금 오글거렸는데 영어로 말하니 멋있더라."
-아버지보다 빠른가.
"아버지는 정말 빠르다. 지금은 이길 수 있다. 같은 나이대에 뛰라고 하면 절대 이길 수 없을 거다."
-어릴 때 샌프란시스코에 온 적이 있다고 하던데.
"중학교 3학년 때 국가대표 경기를 하러 온 적이 있다. 경기를 하러 왔다."
-야구를 안 할 땐 주로 뭘 하나.
"넷플릭스, 유튜브 보는 걸 좋아한다. 거의 집에서 자고 맛있는 거 먹는 걸 좋아한다."
-푸틸라 단장이 지난 10월 한국에 갔는데 어떻게 느껴졌나.
"생각지도 못했는데 하나의 큰 선물 받은 기분이었다. 감사했고, 한국에 와주셔서 내 플레이를 봐준 것만으로도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내년 빅리그 첫 시즌 목표는.
"일단 부딪혀 봐야할 것 같다. 목표를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응을 최우선으로 삼고 하루하루 최선 다하겠다. 팀이 이기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팀 승리를 위해 뛰겠다."
-올해 빅리그 진출을 위해 스윙 변화를 줬는데 결과가 안 좋았다.
"잘하려면 변화도 두려워하면 안 된다 생각한다. 그런 과정 통해서 내 스윙이나 매커니즘이 좋은 거였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성적은 못 냈지만 그런 걸 처음 겪어보면서 성숙해진 계기가 됐고, 나에 대한 믿음이 확고해졌다."
-샌디에이고에서 김하성과 함께한 밥 멜빈 감독이 샌프란시스코로 오게 됐다.
"하성이 형이 소식을 듣고 정말 축하한다고 하면서 제일 많이 했던 말이 '좋은 감독님 밑에서 야구할 수 있어 잘됐다'고 하더라."
-샌프란시스코 구단 역사에 대해 아는 건.
"유명한 선수가 많지만 윌리 메이스가 있다. 옛날 야구는 잘 모르지만 2010, 2012, 2014년에 우승을 했고, 그 중심에는 버스터 포지가 있었다."
-왜 등번호 51번을 달았나.
"야구를 처음 시작하고 봤던 선수가 스즈키 이치로였다. 좋아하던 선수였기 때문에 (이치로와 같은) 이 등번호를 어릴 때부터 좋아해서 달았다."
-라이벌 팀인 LA 다저스에 오타니 쇼헤이가 있는데.
"열심히 하겠다.(웃음) 열심히 하겠다."
☞공감언론 뉴시스 juh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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