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담벼락에 ‘영화공짜’ 스프레이 낙서…용의자 추적
경복궁 담벼락이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용의자를 추적 중이다.
16일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20분쯤 국립고궁박물관 방향 경복궁 서쪽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낙서가 돼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붉은색과 푸른색 스프레이로 ‘영화공짜’ 문구와 함께 ‘○○○티비’, ‘△△’ 등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를 뜻하는 것으로 보이는 문구가 반복적으로 큼지막하게 적혔다.
‘△△’는 도미니카 공화국에 서버를 뒀던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티비’를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도메인을 바꿔가며 운영하다가 27차례나 차단된 끝에 지난 4월 서비스 종료를 선언했다.
○○○티비 또한 유사하게 유료 영상 콘텐츠를 불법적으로 제공하는 사이트다.
경복궁 인근 서울지방경찰청 청사 담벼락에도 동일인의 소행으로 보이는 붉은색 스프레이 낙서가 발견됐다.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낙서를 한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
또 경복궁의 담벼락이 문화재보호법의 보호 대상인지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문화재보호법 위반과 재물손괴 양쪽 혐의를 모두 고려해 다방면으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17년 9월에는 40대 남성이 사적 제153호인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성 성벽과 주변 학교 등에 붉은색 스프레이로 낙서를 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A씨는 성벽 70여m 구간에 욕설과 미국을 비하하는 글귀 등을 적어넣었으며 문화재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2022년 1월에는 경기 여주시의 경기도 지정문화재인 영월루(迎月樓) 10여군데가 검은색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되기도 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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