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하자마자 베트남 아내가 튀었어요”…현지사람들 반응은? [신짜오 베트남]

홍장원 기자(noenemy99@mk.co.kr) 2023. 12. 16.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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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결혼식 풍경.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신짜오 베트남 - 276] 오늘은 지난번 기사에 이어 한국인과 결혼해 이혼을 고민하고 있는 한 베트남 출신 여성의 고민을 짚어봅니다. 부부가 이혼을 결심하는 게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국적이 다른 두 사람이 만나 가정을 꾸리는 게 얼마나 넘어야 할 산이 많은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듭니다.

이 내용은 베트남 언론사에 있는 한 팟캐스트를 통해 전해진 내용입니다. 9세의 딸과 7세 아들을 가진 30대 후반의 한 베트남 출신 여성이 베트남 상담사와 결혼 생활 전반에 대해 조언을 받는 내용입니다.

사연의 주인공은 현재 한국에서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남편과 심각한 갈등이 생겼고, 과거부터 알고 지내던 베트남 지인 남성과 새로 연락이 닿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인 남편과 이혼을 하고 베트남 남성과 재혼을 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여성이 느끼기에 가장 심각한 고민은 남편과 소통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 여성은 한국살이를 한지 오래되었지만 한국말을 거의 하지 못합니다. 반면 어렸을 때부터 한국 생활을 한 두 자녀는 한국어는 잘하지만 베트남어는 잘 하지 못합니다. 이러다보니 자녀와의 기본적인 소통에도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는 “아이들이 나를 이해하고 나의 언어를 사용하길 원하지만 상황은 그렇게 흘러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남편과의 사이도 멀어졌습니다. 이혼 얘기가 나온지 벌써 2년이 넘어갑니다.

이 부인은 한국인 남편과 10세 이상 나이차이가 납니다. 둘은 브로커를 통해 결혼한 사이가 아닙니다. 베트남에서 일하다 만나 결혼한 사이입니다. 지금 남편을 만나기 전 알았던 베트남 남성이 있었습니다. 둘은 나이차이가 20살 가량 납니다.

이 베트남 남성은 코로나때 부인을 잃었고, 이 베트남 여성에게 베트남으로 돌아와 자신과 살자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남편과 사이가 멀어진데다 언어 제약까지 있는 부인은 지금 망설이고 있습니다. 어떤 길로 가는 것이 자신의 행복을 위한 길인지 인생을 뒤돌아보게 된 것입니다.

이번 사례는 국제결혼의 한계와 제약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브로커를 낀 결혼이 아닌데도 문화차이를 극복하고 행복하게 사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줍니다. 우리는 이 스토리의 끝이 무엇일지 아직 결론을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사랑으로 맺어진 사이도 이런 어려움에 직면하는데, 얼굴 한 번 보고 떠밀리듯 결혼하는 국제결혼은 훨씬 더 많은 풍파를 겪지 않을까요. ‘국제결혼’이라는 허울로 이뤄지는 ‘브로커 결혼 시장’의 실체에 대해 한국이 이제는 제대로 진실을 마주할 때가 되었습니다.

국제 결혼과 관련한 기사를 쓸 때마다 적잖은 메일이 저에게 들어옵니다. 그 중 대다수는 ‘국제결혼’의 상당수는 ‘사기결혼’에 진배없다는 절절한 호소문입니다. ‘결혼 비자가 나오자마자 아내가 도망갔다’, ‘나와 결혼하기 전부터 만나던 본국 출신 남성이 있었다’ 등 내용 하나하나에 눈물이 묻어있습니다. 어떤 독자는 ‘나와 같은 사례가 다시는 나와서는 안된다‘며, ’내 사연을 그대로 보도해달라’며 편지를 보내는 분도 있습니다.

역동적인 베트남 호치민의 밤거리. [사진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다만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런 문제가 특정 국가의 수준이나 문화에서 나온 잘못이 전혀 아니라는 점입니다. 다시 앞선 상담자의 사연에 달린 댓글을 소개하겠습니다. 절대다수의 베트남 독자들은 ‘가정을 지키라’는 조언을 하고 있습니다. “남편분 정말 안타깝다. 당신보다는 나은 며느리를 얻길 바란다”, “이 산에 서서 저 산을 바라보면 100명의 남편과 결혼해도 행복이 없다”, “이런 고민할 시간에 언어 장벽을 넘기 위해 학교에 가라”, “당신의 사랑은 너무 계산적이다. 베트남에 돌아가 그 사람과 재혼해도 행복하지 않을 것 같다”는 댓글이 잔뜩 달려 있습니다.

“나는 당신의 딸이 걱정된다. 비윤리적인 생각을 가진 계부와 한집에 산다면 위험해질 것이다. 좀더 성숙한 생각을 하길 바란다”는 댓글에는 많은 독자의 ‘좋아요’ 표시가 달려 있었습니다. 과연 이 안타까운 사연의 결말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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