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와 맞대결’ 이정후 “열심히 하겠습니다!”…김하성과 맞대결엔 “설레”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일원이 된 ‘바람의 손자’ 이정후(25)가 한국프로야구 ‘영웅 군단’에서 함께 뛰던 절친한 선배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맞대결에 대해 기대감을 나타냈다.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이고가 모두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에 속한 만큼 수차례 맞대결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NL 서부지구의 맹주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로 이적한 오타니 쇼헤이와 대결에 대해 이정후는 조심스럽지만 “열심히 하겠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에서 이정후에겐 김하성에 대한 질문이 많이 나왔다.
이정후는 “하성이 형과는 한국에서 팀 동료로 뛰었고, 내게 정신적 지주였다”며 “하성이 형과 다른 팀 소속으로 맞대결하게 돼 신기하고 설렌다. 형은 항상 좋은 말을 해준다. 미국에서도 많이 물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와 계약한 뒤 하성이 형으로부터 축하받았다”며 “하성이 형이 ‘좋은 감독님 밑에서 야구하게 된 걸 축하한다’고 하더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약 1462억원)에 계약했다.
김하성의 조언에 따라 2027시즌이 끝난 뒤엔 옵트아웃(구단과 선수 합의로 계약 파기)할 수 있는 조항도 포함했다.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이고는 NL 서부지구에 속했다. NL 서부지구에 속한 팀은 2024시즌에 13번씩 맞대결한다.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이고는 ‘미국 본토 개막전’부터 맞붙는다.
2024년 MLB 공식 개막전은 3월 20일과 21일, 한국 서울의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다. 김하성이 속한 샌디에이고와 오타니를 영입한 다저스가 ‘서울 개막전’을 치른다.
미국 본토 개막전은 한국시간으로 3월 29일에 열리는데, 샌프란시스코는 3월 29일부터 4월 1일까지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벌이는 원정 4연전으로 2024시즌 서막을 연다.
한국 팬들에게는 더 큰 의미가 있는 본토 개막 4연전이다.
이정후와 김하성은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에서 4년(2017∼2020년) 동안 함께 뛰었다.
김하성이 2021년 샌디에이고와 4년 보장 2800만달러, 4+1년 최대 3900만 달러에 계약하면서 이정후도 빅리그 진출의 꿈을 더 키웠다.
김하성은 빅리그 진출 후에도 이정후와 꾸준히 연락했고, 이정후의 빅리그 진출 가능성에 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이정후라면 분명히 성공한다”고 장담하기도 했다.
이정후는 3년 전 김하성처럼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빅리그 진출을 추진했고, 김하성보다 좋은 대우로 빅리그에 입성했다.
이제 둘은 ‘NL 서부지구 라이벌팀’에서 격돌한다.
김하성은 올해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내야수 중 최초로 골드 글러브를 수상하는 등 빅리그에 연착륙했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주전 중견수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샌디에이고 사령탑으로 김하성이 빅리그에서 손꼽는 내야수로 자리매김하는 장면을 지켜 본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이 외야수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연착륙을 돕는 점은 한국 야구팬뿐 아니라, 미국 현지에서도 화제가 될 전망이다.
본토 개막전 이후에도 김하성과 이정후는 4월 6∼8일(샌프란시스코 홈), 9월 7∼9일(샌디에이고 홈), 9월 14∼16일(샌프란시스코 홈)에도 격돌한다.
NL 서부지구의 맹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오타니 쇼헤이와 10년 7억 달러에 계약하면서 ‘작은 한일전’도 벌어진다. 샌프란시스코와 다저스는 4월 2∼4일(다저스 홈), 5월 14∼16일(샌프란시스코 홈), 6월 29∼31일(샌프란시스코 홈), 7월 23∼26일(다저스 홈)에 총 13경기를 펼친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 오타니가 내년에는 타자로만 뛰기로 해, 한일 최고 타자의 자존심을 건 승부가 미국 서부에서 벌어진다.
이정후는 일단 오타니 앞에서는 몸을 낮췄다. 오타니와의 대결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이정후는 난감한 표정을 짓더니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크게 외쳤다.
한편, 이정후는 입단 기자회견에서 아버지인 이종범(53) 전 LG 트윈스 코치에 관한 질문을 무려 세 차례나 받았다. ‘아버지로부터 무엇을 배웠나’, ‘바람의 손자라는 별명을 미국에서도 쓸 것인가’, ‘아버지보다 더 빠른 주력을 갖고 있나’라는 질문에 답변했다.
이정후는 “아버지에게 직접적으로 배운 건 없지만”이라고 운을 떼며 웃음을 끌어낸 뒤 “인성 문제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 잘할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지 등을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바람의 손자라는) 별명은 태어나니까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한국에선 이 별명이 조금 오글거렸는데 영어로 말하니까 멋지더라”라고 웃었다.
이종범 코치보다 더 빠르냐는 질문엔 “현역 시절 아버지는 정말 빨랐다. 나보다 빠르다”라며 “지금은 아버지를 이기지만 같은 나이로 비교하면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종범-이정후 부자(父子)의 스토리는 이정후가 미국 진출을 선언했을 때부터 미국 현지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현지 매체들은 이정후가 ‘바람의 손자(grandson of wind)’라고 불리는 배경을 설명했고, 아울러 KBO리그의 한 시대를 풍미한 ‘바람의 아들’ 이종범 코치를 자세하게 소개했다.
MLB 사무국은 이정후의 계약이 확정된 현지시간 14일, 공식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정후와 이종범 코치의 선수 시절 모습을 나란히 올리기도 했다.
마침 이날 기자회견엔 이종범 전 코치와 아내인 정연희 씨가 직접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이종범 전 코치 부부는 기자회견장 맨 앞 열에 앉아 아들의 MLB 첫 공식 행사 모습을 두 눈에 담았다. 이 전 코치는 직접 휴대전화로 아들의 답변 모습을 영상으로 찍기도 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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