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학기 "학전 AGAIN, 폐관 후에도 살아있게 하는 작업" [한판승부]
학전 폐관, 어릴 때 살던 집 사라지는 기분
연극 수입 1/n로 나눴던 김민기…당시 배우들 모두 감동
학전 앞 김광석 노래비, 소주·꽃·손편지 지금도 놓여
■ 진행 : 박재홍 아나운서
■ 패널 : 진중권 작가, 김성회 소장
■ 대담 : 가수 박학기, 가수 박승화(유리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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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 박재홍>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2부 문을 열었습니다. '아침이슬', '상록수'를 만든 가수 김민기가 세운 대학로 대표 극장인 학전블루. 고 김광석 씨, 유재하, 동물원 안치환 등이 또 이 학전 무대를 거쳤고. 황정민, 조승우, 설경구 씨 등 배우들도 이 무대에서 연기했었는데요. 내년 창립 33주년을 앞두고 학전 블루의 폐관이 결정됐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많은 연예인들이 학전 블루의 마지막 공연을 위해 모였다고 하는데요. <학전 AGAIN 프로젝트>를 기획한 가수 박학기 씨 그리고 함께하는 가수 유리상자의 박승화 씨 두 분을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박승화> 안녕하세요.
◆ 박학기>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박재홍> 와우, 우리 진 교수님과 김 소장님도 인사 나눠주십시오.
◆ 진중권> 안녕하세요.
◆ 김성회> 안녕하세요.
◆ 박승화> 반갑습니다.
◇ 박재홍> 우리 박학기 씨는 <학전 AGAIN 프로젝트>를 기획하신 분으로 모셨고 우리 박승화 씨는 6시에 <박승화의 가요속으로> 방송을 마치신 김에 가지 말라고. (웃음)
◆ 박승화> 좀 오래 기다리고 있다가. (읏음)
◇ 박재홍> 그러니까, 죄송합니다.
◆ 박승화> 함께합니다.
◆ 김성회> 브라운관에서 뵙던 분들을 직접 만나니까 너무 좋습니다.
◇ 박재홍> 좋아요, 좋아요. 이 또 <박승화의 가요속으로>는 최고의 청취율을 기록한 프로그램인데 조금만 나눠주세요, 한 1%만.
◆ 박승화> 그럴까요? 박재홍 씨 하는 거 좀 보고. (웃음)
◇ 박재홍> <박재홍의 한판승부> 10분만 갔다가 <배미향의 저녁스케치>로 가라 이렇게 안내해 주세요.
◆ 박승화> (웃음) 알겠습니다. 내일 방송할 때 그렇게 해 보죠.
◇ 박재홍> 아멘, 부탁이에요. 정말입니다. <학전 AGAIN 프로젝트> 이제 공연하시는 분 두 분 모셨는데 두 분 어떻게 가까운 사이신 거죠, 그렇죠?
◆ 박승화> 그럼요. 굉장히 가까운 사이죠.
◆ 박학기> 지겹게 보는 사이에요.
◇ 박재홍> 별로 하나도 안 반가우신 것 같아요.
◆ 박승화> 박학기 씨는 제가 선배님이라고 말씀을 하는데 유리상자를 결성하기 전에 저 혼자 가수 활동을 시작했을 때 너무 너무 힘들었었어요. 그래서 굉장히 고민과 갈등을 많이 하고 있을 때 계속 음악을 할 수 있게, 본인의 공연 때 저를 그냥 손목을 잡고 가서 앉혀놓고 옆에서 기타 치고 코러스 시키면서 이 가수의 꿈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게 도와줬던 거의 뭐.
◇ 박재홍> 아버지인데요?
◆ 박승화> 아버지. 친형 같죠.
◇ 박재홍> 친형, 친형.
◆ 박승화> 그런 분이죠.
◇ 박재홍> 그런데 이제 말씀하실 때 우리 박학기 씨가 흐뭇한 눈으로.
◆ 박승화> 이런 얘기할 때 굉장히 흐뭇해합니다.
◇ 박재홍> 투샷이 나갔어요.
◆ 박학기> 사실 그건 아니고. (웃음) 박승화 씨가 지금은 좀 그래도 어릴 때는 진짜 굉장히 잘생겼었어요.
◇ 박재홍> 지금 5명 중에 1등이에요. (웃음)
◆ 박학기> 박승화 씨가 제 공연에 코러스를 하면 저 보러 오는 게 아니라 박승화 씨 때문에 티켓을 많이 끊더라고요, 사람들이. 그래서 저는 그냥 오로지 저한테 도움이 됐기 때문에 지금까지 방송 같이.
◆ 박승화> (웃음) 이용했던 거구나.
◇ 박재홍> 그래요. <학전 AGAIN 프로젝트>. 이번공연을 기획하셨는데 간단히 소개를 해 주실까요, 우리 박학기 씨가.
◆ 박학기> 김민기 선배님에 대해서는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존경심을 갖고 있잖아요. 제가 표현할 때 간단하게 표현했는데 '학전과 김민기에게 마음의 빚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관심을 가집시다'라고 이렇게 말을 한마디로 요약을 해 봤어요. 그런데 형이 지금 암투병을 하시고 암이 많이 진행이 돼서. 또 몸이 건강하지 않으니까. 사실 학전이라는 극장은 유지될 수가 없는 극장이에요. 왜냐하면 소위 장사가 되는 것을 하지 않고.
◇ 박재홍> 수지가 안 맞는군요.
◆ 박학기> 항상 어린이 청소년극 같은 거. 그리고 의미 있는 걸 항상 만드시거든요.
◇ 박재홍> 저도 애들이랑 같이 갔었던 기억이 나요.
◆ 박학기> 오셨으면 아시겠지만 티켓 값이 2만 원 이내기 때문에 그걸로 사실 유지가 될 수가 없어요. 그런데 그것을 본인의 저작권료나 이런 걸로 모두 막아가면서, 그러니까 이건 누군가 꼭 해야 되는 일이라고 항상 생각을 하시거든요. 그리고 전국의 폐교들을 돌아다니면서 문화를 접하지 못하는 곳에서 배우들과 폐교를 돌면서 공연 계속 무대를 만들어서 하시는 거예요. 그러니까 항상 손실이 날 수밖에 없는 걸 막으면서 하셨는데 이제 본인이 몸도 아프고 하시니까 더 이상 유지할 수가 없어서 폐관을 결정을 한 거죠.
그런데 그 소식을 별로 알리고 싶어하지 않으셨는데 저도 그렇고 박승화 씨도 그렇고 아니, 그러면 우리가 가만히 있으면 모든 분들이 학전 문 닫았다며, 그렇대. 이러고 끝날 거 아니에요. 그건 너무 아닌 것 같아서 끝나더라도 학전이 없어져도 학전은 계속 살아 있는 거다, 우리. 그래서 '학전 AGAIN'이라는 이름으로 우리가 마지막 순간까지 공연하자 해서 3월 15일 날 33주년 되는 날 폐관을 하는데 제가 2월 28일부터 3월 14일까지 16일 동안 같이 공연을 릴레이 공연을 하기로 했어요. 그런데 가수가 지금은 28팀?
◇ 박재홍> 27팀?
◆ 박학기> 그 사이에 또 좀 늘었어요.
◇ 박재홍> 늘었어요.
◆ 박학기> 김수철 선배님도 하시겠다고 또 연락도 하고 윤종신 씨도. 많이들 늘어서. 그리고 배우는 저는 황정민 씨하고 설경구 씨만 제가 개인적으로 연락을 하지 다른 분은 제가 좋아는 하지만 몰랐는데 두 분한테만 말씀을 드렸더니 그 두 분이 또 다른 배우 분들한테 말씀을 하셔서 장현성 씨, 이정은 씨, 김윤석 씨 많은 분들이 함께 하시겠다 해서 배우 분들과 함께 거의 한 40~50명 정도 될 것 같아요.
◇ 박재홍> 그렇군요. 이번에 함께하시는 가수나 배우 분들의 기자회견이 있었어요. 사진을 잠깐 유튜브로 띄워드릴게요. 저기 또 우리 박승화 씨의 얼굴이 있는 거죠, 오른쪽에서 두 번째.
◆ 박승화> 그렇습니다.
◇ 박재홍> 또 굉장히 열심히 준비하셨어요. 기라성 같은 배우들. 김형석 씨도 있고 설경구 씨 얼굴도 보이고, 사진에.
◆ 박학기> 설경구 씨는 집이 제주도인데 이거 잠깐 하기 위해서, 원래 저런 걸 진짜 안 나오는 걸로 유명한 분인데 왔다 가셨고. 장현성 씨는 유독 저분만 메이크업을 잘했다고 할 수 있는데. 원래 못 오는 걸로 돼 있었는데요. 촬영 중에 점심시간을 자기가 좀 조절해서 샌드위치 먹으면서 빨리 와서 하고 가려고 오신 거예요. 그래서 이제 저희는 본인만 메이크업했다고 지적을 받았지만. (웃음)
◇ 박재홍> 제 눈에는 그래도 박승화 씨밖에 안 보이는데, 이렇게 이제 배우랑 가수들. 이분들이 이렇게 열심히 참여하신 것은 정말 공간의 엄청난 의미가 있기 때문에 그랬을 것 같은데 박승화 씨에게는 그 공간이 어떤 의미였는지.
◆ 박승화> 저에게는 개인적으로는 많은 가수들이 다 학전을 통해서 이렇게 포크 가수들이 공연을 하면서 시작했는데 저도 그랬습니다. 처음에 뭐 박학기 씨나 김광석 씨 공연의 코러스로 이렇게 참여하다가 유리상자 결성하고, 첫 번째 공연을 학전에서 하게 됐죠. 그래서 더더욱 잊지 못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에요.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런데 아까 28개 팀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분들이 다 무보수로 하시는 거라면서요?
◆ 박학기> 아니, 그리고 거기 개런티를 받으면 그건 도움이 되는 게 아니라 피해가 돼요. (웃음) 예전에 박승화 씨나 그리고 김광석 씨가 거기서 1000회 공연을 했잖아요. 그때는 문짝을 떼어내고 300명, 400명까지도 들어갔어요.
◆ 박승화> 원래는 200명 정도 들어가죠.
◆ 박학기> 그런데 지금은 소방법 때문에 그렇게 할 수가 없고요. 몇 석이에요 물어보면 말하기가 어려운데 여름에는 185석이고요. 반팔 입었을 때는. 패딩 입었을 때는 160에서 165석으로 운영을. 왜냐하면 이게 좁으니까.
◇ 박재홍> 옆에 이제 붙어야 되니까.
◆ 박학기> 그러니까 그 자리에서 사실 음향, 조명도 들어가야 되고 하면 사실 우리가 공연을 한다고 해서 큰 액수가 남을 수는 없어요. 그러나 이것은 사실은 큰 극장에서 이 인원으로 하면 큰돈을 벌지 않겠느냐 이의도 많았는데, 저희 생각에서는 그것보다는 여기서 우리가 작은 데서 오밀조밀 붙어서 하는 이게 정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액수가 크고 작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 작은 데서 함께 마음을 모여서 생기는 작은 돈이 훨씬 큰 힘을 가진 돈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진중권> 사실은 고등학교 동창들이 이걸 보러 가기로 했는데 표를 예약을 해야 되는데 그 과제를 제가 받았거든요.
◆ 박학기> 그래요?
◆ 진중권> 그런데 제가 이걸 표를 못 구하면 저는 죽습니다. (웃음)
◇ 박재홍> 그래요?
◆ 박학기> 박승화 씨가 암표 담당이에요. (웃음)
◆ 진중권> 그게 열리면 딱 언제 프로그램이 확정되고 언제 시작되나요.
◆ 박학기> 지금 그러면 지금도 박승화 씨하고 윤종신 씨하고 통화하고 김필 씨 통화하고 이러면서. 왜냐하면 이 날짜를 서로 잡고. 저희는 보통은 가수 2팀에 배우 1명 이런 조합이 될 것 같아요. 그걸 짜는 게 굉장히 큰일이에요.
◇ 박재홍> 가수 2팀과 배우 하나.
◆ 박학기> 그래서 가령 유리상자, 박학기, 황정민 이런 느낌으로. 그런 식으로 구성이 되기 때문에.
◇ 박재홍> 그 조합 탐나네요.
◆ 박학기> 그런데 그렇게는 안 될 것 같고.
◆ 박승화> 너무 한 번에 다 쓰잖아. 안 돼.
◆ 박학기> 어쨌든 그걸 짜고 하는 것도 굉장히 쉽지는 않아서. 그리고 순차적으로 이렇게 발표를 탁탁탁 할 거예요. 재미있게 하루에 나오는 게 아니라 티켓이 열리면 몇 사람 있다가 그다음 날 또 다른 게 탁.
◇ 박재홍> 게릴라 콘서트같이.
◆ 진중권> 하여튼 아무거나 열려면 계속 시도를 해 봐야겠네. 한 열댓 개는 될 테니까.
◇ 박재홍> 진 교수님이 IT에 별로 능하지 않기 때문에. (웃음)
◆ 박승화> 제가 CBS에 항상 있으니까. 항상 오시잖아요. 저랑 얘기를 많이 하시죠. 따로 만나시죠. (웃음)
◇ 박재홍> 그렇군요. 우리 박승화 씨는 김민기 씨랑 어떤 추억이 있으신지.
◆ 박승화> 추억이라기보다, 저도 기타를 치면서 음악을 하기 시작했는데 김민기 씨의 음악은 저의 교과서였죠. '아침 이슬', 또 '친구'. 이런 노래들은 제가 기타를 배울 때 정말 하나하나 초보일 때 기타가 늘 수 있게 해 주는 그런 곡들이었어요. 그런 분들, 제가 가수가 돼서 제가 지금도 이렇게 뵐 수 있는 게 저에게는 굉장히 영광이었는데. 앞서 또 말씀드렸지만 아프시고 또 운영하시던 그 의미 있는 공연장이 힘들어진다는 소식을 듣고 굉장히 마음이 아팠어요. 예전에 살던 집이 없어진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어요.
◆ 박학기> 기자들한테 박승화 씨가 얘기했던 게 굉장히 공감이 됐던 게, 가끔 자기가 살던 동네 어릴 때 있잖아요. 아이들하고 가다가도 아빠가 어릴 때 살던 데 한번 가볼래? 그런 느낌이 있잖아요. 그런데 내가 그렇게 한 번씩 가보던 그곳이 없어지는 것 같다는 말을 했는데, 그 말에 다들 박승화가 저런 수준의 말을 하는 거 처음 봤다. 굉장히 울컥했었어요.
◆ 박승화> (웃음) 이 형 왜 불렀어.
◇ 박재홍> 최고의 DJ이기 때문에 멘트가.
◆ 박승화> 그런데 가수들 또 거기 출신, 학전 출신 배우 분들도 계시지만, 그곳을 오셨던 관객 분들도 그 대학로의 추억을 공유하실 거거든요. 그게 없어진다면 관객들도 굉장히 서운하고 허전할 것 같아서.
◇ 박재홍> 그곳에서 첫 연극을 보신 분들도 계실 거고 첫 데이트가 그곳이었을 수도 있고 첫 가족의 연극이 그곳일 수도 있을 테고, 그 추억이.
◆ 박학기> 앞에 보면 광석이 노래비가 있거든요. 거기를 저는 이제 자주 가니까 갈 때마다 보면 거기 소주잔에 이렇게 소주 따라놓은 것도 있고, 또 꽃을 둔 경우도 있고. 어떤 분은 광석이 형 잘 지내지라고 이렇게 손편지 써놓은 분들도 있고요.
◆ 박승화> 지나다니시다가.
◆ 박학기> 누군가 김광석을 만난다는 건 김광석 뿐만 아니라 그와 함께했던 그 추억을 아마 다시 찾아오는 게 아닐까 싶거든요. 그런 자리가 더 많아져야 될 텐데 그런 게 없어지면 어떡하나라는 걱정을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 박재홍> 그러니까요, 그러니까요. 또 설경구 씨는 포스터 붙이다가 학전의 무대까지 오르셨던 에피소드가 있다고요.
◆ 박학기> 그런데 워낙 경구가 말이 없어서 가만있으면 화난 애 같거든요.
◆ 박승화> 맞아요.
◆ 박학기> 그런데 그날 그 말을 한 거예요. 저희도 잘 몰랐는데요. 원래 보통 이제 학전 극단이 있잖아요. 나름대로 오디션이 되게 치열하거든요, 들어오려면. 그랬는데 설경구 씨는 오디션을 본 게 아니었대요. 그냥 거기는 자기는 포스터 붙이는 알바를 꾸준히 했대요.
◇ 박재홍> 꾸준히? 뭐든지 꾸준히 해야 돼.
◆ 박학기> 어느 날 민기 형이 야, 너도 <지하철 1호선> 들어와서 해라 그랬다는 거예요. 그래서 너무 좋기도 했지만 '이 형이 왜 나를. 나는 오디션을 본 것도 아닌데.' 싶어 물어봤더니 네가 성실해서 그냥 그렇게 말씀하셨다고.
◇ 박재홍> 그렇군요.
◆ 박학기> 배우들 사이에서는 또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 무대는 정말 연극무대가 열악하잖아요. 자신들이 연극무대를 그렇게 많이 했지만 거기 나오는 수입을 1원 단위까지 똑같이 나눠가졌대요, 민기 형님이나 배우들이나. 그래서 자기들은 그 액수를 떠나서 자기 자신들을 챙겨주는 경우는 없었기 때문에 그걸 굉장히 고마워하더라고요.
◇ 박재홍> 그렇군요. 황정민 씨도 이 극장에서 일을 하셨고 심지어는 공연 전에 관객 정리까지 하셨다고 하는데.
◆ 박승화> 워낙 작은 공연장이니까, 앞서서도 말씀드렸지만. 촘촘히 앉아야 되잖아요.
◆ 박학기> 광석이 공연할 때 티켓도 받았잖아요.
◆ 박승화> 티켓도 받았고.
◇ 박재홍> 황정민 씨가?
◆ 박학기> 왜냐하면 광석이 공연할 때 사람이 많이 오는데 일손이 달리니까 야, 너 좀 도와라 그러면 걔가 그런 일을 잘하잖아요, 걔가.
◆ 박승화> 황정민 씨가 자리 배치하는 그 모습이막 떠오르지 않습니까?
◇ 박재홍> 잘했을 것 같아.
◆ 박승화> 앉아, 앉아 이러면서. (웃음)
◇ 박재홍> 지금 요즘은 전두광인데. (웃음)
◆ 박학기> 그 당시 소극장의 풍경이, 겨울에 가잖아요. 그러면 들어올 때마다 가방 맡기시고 이래요. 가방을 다 맡겨주고 코트 벗으시고 외투를 다 벗어요. 왜냐하면 좁으니까 그래서 그걸 받아서 옆에 보관해 주는 사람이 있었거든요. 그런 거 하지 않았을까.
◆ 박승화> 그러게요. 상상이 됩니까?
◇ 박재홍> 그래요. 재미있네요. 마치 학전 공간을 소재로 한 영화도 한번 만들어져도 되게 재밌겠다, 뭐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 박학기> 아마 공연에 오시면 가수들의 노래도 듣지만 배우들이 들어가 있다는 게, 그분들이 노래도 다 잘하시는 분이지만, 지금 들은 이런 학전에 얽힌 정말 많은 얘기들이 있을 거예요. 그런 보따리를 풀지 않으실까.
◇ 박재홍> 가수 두 분과 배우 한 분이 같이 공연할 때.
◆ 박학기> 기본 구성인데 경우에 따라서는 가수가 셋이 들어갈 날도 있을 수도 있고 그리고 14일, 마지막 날은 김민기 트리뷰트 콘서트로.
◇ 박재홍> 3월 14일.
◆ 박학기> 많은 가수들이 민기 형 노래만 부르고요. 그리고 3월 9일은 김광석 트리뷰트 콘서트로 김광석의 노래만 하는 조합으로 여러 가수가 함께할 거예요.
◇ 박재홍> 그날은 경찰 추산 1만 명이 올 것 같은데 어떻게 해요. 자리는 200석밖에 안 될 텐데. (웃음)
◆ 진중권> 포기해야죠.
◇ 박재홍> 유튜브 중계 혹시 계획하고 계십니까?
◆ 박승화> 생각 한번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박학기> 여러 가지 아직 시간 남았으니까 많은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습니다.
◆ 김성회> 그거 한 10자리만 해서 암표로 팔면. (웃음)
◆ 진중권> (웃음) 그러니까. 여기서 비리가 싹 트는 거야. 조심해.
◆ 박승화> 암표라니요, 지금 세상에.
◇ 박재홍> 지금 댓글에 '박재홍 조용히 해라. 두 분 노래 시켜라'라는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 박승화> 그래요.
◇ 박재홍> 제가 말이 많다고 애청자 여러분들이 안 좋아하셔서 바로 두 분이 저희 한판승부 애청자를 위해서 준비하신 노래가 있습니다. 지금 실시간으로 한 5000명의 구독자가 보고 계시니까 5000명 앞에서 또 공연하신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준비하신 노래가?
◆ 박학기> 학전에서 광석이랑도 많이 불렀지만 승화랑도 저희가 많이 불렀던 노래라서 우리 그 시절 생각하면서 김광석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함께 한번 해 보겠습니다.
◇ 박재홍>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연주)
◇ 박재홍> 어떻게 반응을 해야 될지 몰랐어요.
◆ 진중권> 이 여운을 나는 박수로 깨고 싶지 않았어. 한 10초 정도 있다가 박수를 쳤어야 되는데.
◆ 박학기> 제가 대박 실수를 한 거예요. 원래 간주 때 키를 바꿔서 제가 하기로 해 놓고 제가 이렇게 괜히 딴 생각하다가 안 바꿔서 박승화 씨가 굉장히 당황을 했던 거예요.
◇ 박재홍> 아무도 인지 못했습니다.
◆ 박학기> 그래요? 다행입니다.
◇ 박재홍> 너무 좋았습니다.
◆ 박학기> 속으로 연주 시작하면서 이 형 왜 그러지.
◆ 진중권> 키가 달라.
◆ 박학기> C키로 불러야 되는데 원래 C키로 바꿔져 있었는데 제가 멍하니 그냥 했는데. 이제 그거를 다 피해서 부른 거니까.
◆ 진중권> 첫 음이 약간 자신 없게 부르더라고.
◆ 박승화> 맞아요.
◇ 박재홍> 그래도 지금 '노래만 계속 합시다' 이렇게 댓글로. (웃음) 진 교수님과 김 소장님 퇴근하셔도 되겠습니다. 클로징은 승화 형이 계속 하는 걸로.
◆ 진중권> 여기서 퇴근할 수는 없죠.
◆ 김성회> 앉아만 있겠습니다. 마이크는 꺼주세요.
◇ 박재홍> 내년에 한 번 더 나오셔야겠는데요. 공연 임박해서.
◆ 박학기> 그럴까요.
◆ 박승화> 아마 공연장에서 이 모습을 보시면 왠지 그냥 보통 공연장보다 이번에 학전 릴레이 공연에서 보시면 그 감동이 더 관객들과 가수들과 배우들이 함께 감동을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 박재홍> 너무 좋았어요. 이 노래를 또 고르신 이유가 있으실 것 같아요, 우리 박학기 씨.
◆ 박학기> 일단 김광석이라는 친구가 저한테는 또 제일 또 친한 친구였고, 승화도 그렇고. 저희 셋이 정말 특히 대학 축제 시절 되면 전국을 같이 기차 안에서 부산에서 서울까지 언제 왔는지 모르게 떠들고 웃고 그랬었어요. 그때 그 친구와 추억이 참 많고 그래서 저는 학전 공연을 하면서 그렇게 생각을 해요. 저희 가수끼리 한 얘기인데 '형, 나 학전 가면 말이야. 스무 살의 나를 만날 것 같아', 이런 얘기를 우리도 하거든요. 왜냐하면 그곳에 갔을 때, 그때 내가 섰을 때 나를 만나게 되잖아요. 관객 분들도 오셔서 그 빛나던 시절의 나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을 합니다. 그때 저희가 함께할게요.
◇ 박재홍> 너무 좋네요. 우리 박승화 씨도.
◆ 박승화> 같은 마음이에요. 저나 우리 박학기 형님이나 다 너무너무 소중한 기억들이 그 안에 다 담겨 있거든요, 학전이라는 소극장, 대학로에. 그 소중한 추억들, 기억들 다 잊어버리는 게, 잃어버리는 게 싫어요. 간직하고 싶은데 그렇게라도 공연을 통해서 한번 되뇌고 싶은 마음입니다.
◆ 박학기> 그리고 또 다 같이 안타까워하는 거는 미국 사람들한테 밥 딜런을 물어보면 모르는 사람이 없대요. 그런데 우리는 심지어 뮤지션도 젊은 친구들은 김민기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들도 있거든요. 그러니까 사실 우리는 새로운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높은 곳에 서 있는 우리의 누군가 첫 삽을 뜨고 지하실이었고 1층이었던 그분들을 조명하지 않는 게 아닌가 싶어서. 이번 기회에 김민기 형님의 음악을 비롯해서 그 어렵던 시절에 우리 음악, 대중문화를 만들었던 분들을 기억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 박재홍> 김민기 씨의 '아침이슬' 포크계의 대부인데.
◆ 박학기> 포크가 아니라 싱어송라이터의 출발이라고 볼 수 있죠.
◇ 박재홍> 그래요. 김민기 씨는 이런 AGAIN 프로젝트를 들으면 무슨 얘기를 하세요?
◆ 박학기> 그 형 뭐든지 하라는 거 없고 쓸데없는 짓 하지 마라 그래요. 그런데 다른 분은 워낙 카리스마가 있으니까 안 해야 되나 보다 하는 거고. 저는 잘 깐족깐족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그냥 '저작권협회에다 돈 내고 하는데 법적으로 무슨 문제가 있어요' 그러고 그냥 하는 거죠, 저희가.
◆ 박승화> 박학기 씨가 지금 모든 총괄 기획을 하시면서 살이 빠지고 있는 것 같아요.
◇ 박재홍> 우리 승화 형이 많이 도와줘야.
◆ 박학기> 너 때문에 그래, 너 때문에. (웃음)
◆ 박승화> 그래?
◇ 박재홍> 두 분 사이 문제 나가서 해결하시고. (웃음)
◆ 박승화> 알겠습니다.
◇ 박재홍> <학전 AGAIN 프로젝트>. 한판승부도 응원하면서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오늘 함께해 주신 박학기 씨, 박승화 씨 두 분 고맙습니다.
◆ 박승화> 감사합니다.
◆ 박학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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