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MZ세대의 이중생활 '헌법절'은 송년회 날?
◀ 김필국 앵커 ▶
이제 12월 중순 송년회다 연말 모임이다. 바쁘게 보내시는 분들 많을 텐데요. 북한의 12월은 어떤지 알아보겠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오늘은 북한의 미래 세대라 불리는 MZ 세대의 관점에서 살펴보겠습니다. 함께하실 두 분입니다. 어서 오세요.
◀ 차미연 앵커 ▶
남한 오신 지 꽤 되셨는데요. 북한에 계셨다면 이 12월 어떻게 보내고 계실까요?
◀ 나민희 ▶
약간 좀 이중적인 생활을 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북한에서 이제 12월은 뭔가 행사가 되게 많은 달이거든요. 그와 관련된 행사들을 계속 나가서는 밖에 나가서는 그걸 해야 되고 또 이제 들어와서는 친구들이랑 개별적으로 연락을 해서 연말에 우리 파티하면서 어떻게 지낼까 이런 계획을 세우는 이런 이중적인 생활을 아마 하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사실 연말 분위기 그러면 크리스마스를 빼놓을 수 없죠. 그런데 북한 주민들은 크리스마스를 따로 기념하지는 않는다는데요. 대신에 중요하게 여기는 행사들이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지난 4일 북한 TV에서는 평양에서 열린 전국 어머니 대회를 소개했는데요.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해 여성들의 책임감을 강조했습니다.
"우리 자녀들을 훌륭히 키워, 최근에 늘어나고있는 비사회주의적인 문제들을 일소하고 가정의 화목과 사회의 단합을 도모하는 문제도 모두 어머니들과 힘을 합쳐 해결해야 할 우리들 모두의 집안의 일입니다."
◀ 김필국 앵커 ▶
영하 26도의 백두산을 오르는 학생들. 백두산 답사 행군입니다. 2019년 12월 김정은 위원장이 말을 타고 백두산에 올랐던 군마행군을 계기로 북한에선 해마다 연말이 되면 청년들의 백두산 답사를 독려합니다.
◀ 차미연 앵커 ▶
한편 평양의 한 광장에서 한복을 입고 춤추는 청년들. 김정일의 생모 김정숙의 생일을 기념하는 무도회라고 합니다.
"항일의 여성영웅 김정숙 동지에 대한 흠모의 정을 안고 모여온 청년 학생들로 흥성였습니다."
◀ 차미연 앵커 ▶
크리스마스 이브인 12월 24일은 북한에서도 꽤 중시하는 날이라는데요. 김정숙의 생일로 북한 전역에서 이런 행사가 펼쳐진다고 합니다.
◀ 김필국 앵커 ▶
어머니 대회 또 김정숙 생일 뭐 이런 날에 북한 주민들 특히 청년들은 어떤 역할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 나민희 ▶
전국에서 북한 전 지역에서 학교 직장 기업사들에서 충성의 노래 모임이라는 게 열리거든요. 그래서 이게 김정숙의 생일과 김정일의 최고사령관 추대를 기념하는 그런 어떤 노래 모임인 거죠. 경축해서 노래를 부른다. 이런 건데 노래를 잘하는 친구들은 독창도 나와서 하기도 하고 악기를 잘하는 친구들은 악기 연습을 하기도 하고 이런 식으로 보내기도 합니다.
◀ 전영선 ▶
요즘 춤추고 또 몸을 흔드는 정도가 옛날하고 좀 달라졌습니다. 아무래도 좀 한류의 영향인 것 같기도 하고 최근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추모 행사를 또 많이 진행하기도 하고 또 중요한 것은 뭐냐 하면 12월 달이 되면 봄철 농사 준비가 바로 들어갑니다. 가을철 농사 끝나고 나서 정리하고 난 다음에 지력을 높이기 위한 거름을 전투를 하는 그런 12월로 기록이 되고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북한에 계실 때 크리스마스라는 게 있다. 이거를 알고는 계셨어요? 어때요?
◀ 나민희 ▶
네. 크리스마스의 존재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죠. 러시아 영화를 봤었나 거기서 그런 게 나왔었어요. 그리고 산타 할아버지도 나오고 이러니까 전 세계가 뭔가 노는 날인가 보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대학교에 들어갔을 때 친구가 저한테 이제 선물을 주는 거예요. 크리스마스 날에 그래서 이게 뭐냐 그러니까 다른 나라에서는 크리스마스 때 선물을 교환한다 그러면서 주더라고요. 그래서 또 이런 것도 있구나. 여기서는 조금 다르게 크리스마스 이브 때부터 시작을 해서 뭔가 연인들이 데이트를 많이 즐기더라고요. 그래서 여기서는 크리스마스가 어떤 연인들의 명절이구나 이런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우리나라의 12월은 가족이나 친구 연인과 함께 이 한 해를 돌아보고 격려도 하고요. 새해를 맞을 준비도 하고 뭐 이렇게 하는데요. 북한 매체에서 다루는 이 12월의 키워드는 좀 다른 것 같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지난주 조선중앙TV 보도입니다. 과학정책과 관련해서 기관과 대학의 성과를 선전합니다.
"경제발전에서 질적 비약을 담보하는 연구 성과들을 많이 내놓은 국가과학원 나노공학분원의 과학자들입니다."
◀ 김필국 앵커 ▶
또 다른 보도에서는 성과와 경험들을 홍보하는 상품 전시회를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 전영선 ▶
북한 같은 경우에는 경쟁을 되게 강조하는데 자본주의 경쟁과는 다르다. 라는 걸 많이 강조를 하고 있습니다. 뭐가 다르냐 하면 자본주의 시장에서 하는 경쟁은 물건을 팔기 위한 것인데 우리는 이제 조금 더 많은 좋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경쟁이기 때문에 조금 앞선 기업들이 조금 뒤에 떨어진 기업들을 도와주는 이른바 청산리 방법 을 권장하기도 하고 서로 우수한 경험을 교환하는 장소로 저런 전시회를 많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북한의 12월에 볼 수 있는 또 다른 키워드는 총화입니다. 주민들은 1년 생활을 되돌아보고 반성하는 연간 결산 총화를 진행합니다.
"총화 내용은 컴퓨터망에 올려 누구나 되새겨보며 분발해 나서게 하고 있습니다."
◀ 나민희 ▶
1년을 돌아보면서 내가 생활을 잘했느냐. 조직관념이 투철했느냐 당적 과업을 잘 수행했느냐 이런 거를 처절하게 자신을 비판하고 또 동지의 잘못이 있으면 그것에 대해서도 따끔하게 비판해 주고 그리고 다음에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이거를 총화하는 그런 자리라고 할 수 있죠. 굉장히 무거운 자리이기도 합니다.
◀ 김필국 앵커 ▶
한편 북한 당국은 연말에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개최하기도 하는데요. 주요 법안이 제정되기도 하죠. 2020년에는 반동사상 문화 배격법이 그리고 지난해에는 양정법이 제정됐습니다. 연말이라고 특정 지을 수는 없겠지만 12월에 법안이 많이 제정되는 것 같습니다.
◀ 전영선 ▶
아무래도 이제 연말이 되면 그동안 밀렸던 법안들이라든가 문제점을 평가하면서 새로운 법들을 좀 만들어내서 연초부터 분위기를 다지는 쪽으로 가기 때문에 12월쯤 되면 몇 가지 중요 법안들이 제정되기도 하는데요. 전원회의는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연례행사로 진행이 됐습니다. 그 이전에는 주로 보면 1월 1일에 신년사가 나왔었는데요. 차이가 뭐냐 하면 신년사는 김정은 위원장의 김정은 총비서의 직접적인 1인이 발표하는 형식이었는데 전원회의는 어찌 됐든 노동당 중앙위원회 중에서 굉장히 비중 있는 모든 사람들이 다 참가 글자 그대로 전원이 참가하는 회의이고 거기에 내려진 결정이기 때문에 일종의 보면 약간의 집단 지도와 집단 결정이라고 의미를 담고 있죠.
◀ 나민희 ▶
12월 27일이 북한에서는 헌법절이라고 해서 쉬는 날이거든요. 북한에서의 법은 어떤 체제와 관련된 제도를 사수하는 그런 법이기 때문에 주민들한테는 크게 뭔가 와닿지 않는 그런 날이어서 그냥 이런 날에 하루 더 쉬니까 좋다 이거고 이런 날에 보통 망년회 북한에서는 망년회라고 하거든요. 망년회를 많이 하기도 합니다.
◀ 김필국 앵커 ▶
연말 하면 생각나는 게 또 있죠. 바로 제야의 종인데요. 북한에서도 김일성 광장에서 새해 축하 행사가 열립니다.
◀ 차미연 앵커 ▶
올해 1월 1일 0시 김일성 광장에서 제야의 종이 울리면서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전날 밤 11시쯤부터는 불꽃놀이도 하고 다양한 축하 행사가 펼쳐지다가 자정이 되면 새해가 왔음을 알리는 방송이 시작됩니다.
"새해가 왔습니다. 공화국의 70여년 역사에 일찍이 있어본 적이 없는 엄혹한 시련과 난관들을 이겨내고..."
◀ 나민희 ▶
예전에는 리춘희 아나운서가 저런 이제 멘트를 하기도 했었거든요.
"새해 2018년이 왔습니다."
◀ 나민희 ▶
희망찬 새해에 몇 년이 주체 몇 년이 밝아왔습니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면서 작년에도 어떤 커다란 성과를 일으키고 많은 걸 이뤄놨다. 라고 항상 얘기를 했었는데 어떤 형식적인 멘트인가 보다 이런 식으로 그것보다는 그냥 새해가 밝았다는 그런 데서 굉장한 어떤 그런 희망에 부풀어 있었죠.
◀ 차미연 앵커 ▶
나민희씨 또래들도 저 영상에서 좀 보이던데요. 나민희 씨도 저렇게 축포 불꽃놀이 보신 적 있으신지 그게 궁금하고요. 저 시간에 주로 어디서 뭐 하고 계셨는지 막 밖에 계셨는지도 궁금해요.
◀ 나민희 ▶
김정은 정권 들어서서 저렇게 많이 모여서 즐겨라 이런 식으로 어떤 자리를 계속 마련을 해 주더라고요. 제가 이제 북한에 있을 때는 김정일 정권 때였는데 그때도 김일성 광장에서 종소리가 울리기는 했었거든요. 그 종소리를 들으려고 가는 친구들이 많았었는데 모이지 말아라. 라고 해서 가서 몰래 이제 종소리를 듣고 오거나 이런 식이었거든요. 저희는 그냥 친구네 집에서 이제 먹고 마시고 놀다가 잠깐 종소리 들으려고 김일성 광장에 나갔다가 종소리 듣고 거기서 좀 놀다가 집으로 헤어지든가 아니 들어와서 다시 또 2차 파티를 하든가 이렇게 보내곤 했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각종 정치 행사와 연말 총화로 바쁜 북한 주민들 그런데 새해 준비로 또 더 바쁘잖아요.
◀ 전영선 ▶
그렇죠. 우리가 이제 명절이라고 하는 의미를 보면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그런 것을 가다듬는 행사를 진행을 하는데 북한 같은 경우에는 그런 이벤트를 연하장을 주고받는다거나 아니면 새해 달력을 주고받거나 또 신년 우표 같은 것들을 보면서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계기로 삼고 있습니다.
◀ 나민희 ▶
이제 연화장에서 쓰던 어떤 내용이 있었어요. 뭐 희망찬새해 몇 년에 땡땡 동무의 사업과 생활에서 커다란 혁신이 있기를 바라며 아울러 가정에서도 이제 건강과 행복이 있기를 바랍니다. 이런 식으로 어떤 고정적인 멘트가 있었는데 이제 휴대전화가 나오고 나서는 그게 휴대전화 문자로 옮겨간 거예요. 그리고 좀 장마당 세대라고 해야 될까요. 약간 한국 드라마를 많이 본 친구들은 메시지가 좀 달라요. 뭔가 행복 만땅 가득하길 바래 이런 식으로
◀ 김필국 앵커 ▶
하트 표시도 하고 그러나요?
◀ 나민희 ▶
그렇죠. 워낙에 이제 그 문자 보내는 양이 많다 보니까 1월 1일 날에 보냈는데 이제 뭐 생뚱맞게 2월 며칠 날에 가기도 하고 그랬던 적도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와. 두 분은 바쁜 연말 보내실 것 같은데요. 북한 주민들은 어떤 연말을 보냈으면 좋겠는지 바람을 한 말씀씩 해 주시죠.
◀ 전영선 ▶
연말 되면 그래도 조금 열심히 열심히 생활했었던 것을 잠깐 휴지를 하고 생활도 좀 돌아볼 수 있는 그런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고 한반도 문제도 좀 그렇고 북한 주민들의 생활도 조금은 조금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 나민희 ▶
북한의 겨울이 훨씬 더 춥다. 라고 볼 수 있는데 전기가 더 안 오니까 왠지 더 추워 보이고 그랬었거든요. 전기도 잘 오고 가족끼리 좀 더 화목하고 행복한 그런 연말을 보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MZ세대라고 할 수 있는 청년들을 중심으로 북한의 연말 문화를 살펴봤는데요. 우리가 알던 북한과는 조금 달라진 12월 연말 풍경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한 해 마무리 잘하시고요. 과음하지 말고 건강한 연말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553719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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