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쓰는 마스크 북한도 폐렴 공포
◀ 김필국 앵커 ▶
최근 중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우리나라에도 확산되고 있는데요. 북한도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북한 매체는 폐렴과 독감을 우려하는 보도를 잇따라 쏟아내고 있고, 거리에는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이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열악한 의료 시스템 탓에 감염병은 북한에 다른 나라보다 더 치명적인 상황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데요. 최유찬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중국 베이징의 한 어린이 전문 병원.
아이들이 주로 걸린다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환자가 발디딜 틈 없이 북적입니다.
[환자 보호자] "지금 이 시점에서 수액을 맞는데 앞에 376명이 있습니다. 3시간은 기다려야 합니다."
최근엔 유행성 독감 환자까지 급증하면서 중국 당국은 경계령을 내리고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빠르게 전파되고 있습니다.
대한아동병원협회는 독감과 코로나에 이어 폐렴까지 확산된다면 소아진료 대란이 벌어질수 있다는 긴급 성명까지 내놨고,
[최용재/대한아동병원협회 회장] "(이미) 굉장히 많은 감기 질환들이 돌고 있는데요. 중국에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도니까, 의료 인력이 모자라서 허덕허덕한 지경인데 의사들의 진료 부담을 더 증가시키면 우리나라 소아 필수 의료 체계가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이 될 것이다."
최근엔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폐렴균 비율이 높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북한 당국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의 발생 여부를 공개하지는 않고 있지만 연일 각국의 감염병 확산 소식을 전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의 방역 통지문을 소개하며 빈틈없는 방역을 주문하는가 하면 독감과 폐렴, 코로나 등 호흡기성 감염병의 동시 유행 가능성도 경고하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12월 12일] "올해 겨울철과 다음해 봄철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염병과 돌림감기(독감), 미코플라스마 감염으로 인한 폐렴 등 호흡기성 질병들이 한데 뒤엉켜 유행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코로나 방역이 완화되면서 벗었던 마스크를 다시 착용하는 주민들도 늘었습니다.
지난달 치른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서 마스크를 쓴 주민이 눈에 띄게 늘더니, 이달 초 열린 어머니대회에선 참석자 상당수가 마스크를 착용했습니다.
그런만큼 북한에도 이미 중국발 폐렴이 확산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재갑/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교수] "북한도 주된 교류 국가가 중국이기 때문에 중국에서 특정 감염병이 유행하면 북한으로 바로 유입될 가능성은 상당히 높거든요."
전문가들은 폐렴이 북한에 유입됐다면 다른 나라보다 훨씬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합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항생제 등으로 비교적 치료가 쉬운 편이지만 의료품이 부족한 북한 입장에선 대응이 쉽지 않다는 겁니다.
[이재갑/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교수] "마이코플라스마 같은 경우는 항생제를 써서 사용을 해야 되는데 북한이 항생제나 이런 (의약품) 공급도 코로나19 동안 거의 다 막힌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피해가 커질 수도 있는 문제가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지난 3년 간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데다, 식량 부족으로 주민들의 영양상태도 좋지 않은만큼 전파력이 강한 감염병에 더 쉽게 노출될 수 밖에 없습니다.
[신영전/한양대 의대 교수] "만성적인 식량 부족 상태에 있어서 결국 면역력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감염병이 들어올 경우에 피해는 더 클 수밖에 없죠. 물자가 부족하고 식량이 부족한 것이 감염병에 있어서 제일 대응하기에 힘들어하고 있는 부분인 것 같고요."
가축을 대상으로 하는 전염병도 비상입니다.
북한 매체들은 최근 남측에서 소 전염병, 즉 럼피스킨병 피해가 증대되고 있다며 경각심을 고취하고 있습니다.
럼피스킨병은 북한과 인접한 강원도 철원과 고성 등에서도 발생했는데, 모기 등 흡혈 곤충을 매개로 소에 감염되는 질병인 만큼 국경을 넘어 북한 지역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김정주/농림축산식품부 구제역방역과장] "남쪽에서는 이런 질병이 발생하고 있다라는, 우리 쪽(북한)도 남쪽에서 올라올 수 있는 우려가 있으니 막아보자고 하는 그런 측면이 더 강하지 않을까 생각이 되고요."
또 일본과 우리나라 일부 지역에서 조류 인플루엔자 발병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북한의 긴장감을 높일 전망입니다.
북한도 코로나 이후 방역의료품 생산 공장을 건설하는 등 전염병 대응 능력을 키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엔 강원도 원산에 매봉산 의료용 소모품 공장을 세웠고, 얼마 전엔 신의주에 마스크 등을 생산하는 방역의료품 전문 공장도 건설했습니다.
[김학수/신의주방역의료품공장 지배인(12월 11일)] "수술모자, 보건 장갑..마스크, 마스크에도 내과용 마스크, 수술용 마스크, 보호 마스크 여러 가지 생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의료 시스템이 워낙 열악한만큼 자체적인 노력만으로 획기적인 변화를 끌어내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입니다.
외부의 도움을 받기도 쉽지 않습니다.
유엔은 북한을 인도적 지원 대상국에서 4년 연속으로 제외했고, 세계식량계획이나 국제적십자위원회 직원들도 코로나 사태 당시 북한에서 모두 철수한 상황입니다.
[신영전/한양대 의대 교수] "예방 치료시설 같은 것들을 만들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는데 아마 획기적인 개선은 어려울 것 같고, 국경이 열려야 해결될 문제인데, 국경이 열리면 다시 감염병의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일종의 딜레마 상태로 북 당국도 곤욕스러워 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보입니다."
감염병은 국경을 넘나들며 피해를 줄 수 있는 만큼 남북 공동 대응의 필요성도 제기되지만 경색된 현 국면에서 이를 기대하기도 어렵습니다.
[김정주/농림축산식품부 구제역방역과장] "사람 질병도 중요하지만, 사실 먹고사는 문제랑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가축질병에 대한 부분도 상당히 중요한 대상일 텐데, 현재는 저희도 아직 구체적인 지원이라든가 이런 것까지는 현재 검토하고 있는 내용은 없습니다."
조금씩 국경을 열면서 외국인 관광을 모색하는 등 경제 활성화를 위한움직임을 보여왔던 북한.
하지만 인접 국가들을 중심으로 퍼져가는 감염병은 북한의 행보에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통일전망대 최유찬입니다.
최유찬 기자(yucha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553718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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