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내년 연합훈련에 핵작전 훈련 포함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2023. 12. 16.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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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해군이 지난 9월 동해상에서 연합해상훈련을 실시할 당시 모습. /해군 제공

한·미 양국이 핵전략 기획과 운용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내년 중 완성하기로 했다고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5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그는 또 핵 위기시 한·미 정상이 즉각 통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내년 한·미 연합훈련에서 양측이 핵 작전 시나리오를 포함한 훈련을 함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미는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제2차 핵협의그룹(NCG) 회의에서 이런 내용에 합의한 뒤, 별도의 공동언론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서 미국 측은 “핵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미국 역량으로 뒷받침되는 대한민국에 대한 확장억제 공약이 확고함을 재확인한다”며 “미국 및 동맹국에 대한 북한의 어떠한 핵 공격도 용납될 수 없으며, 김 정권의 종말로 귀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국에 대한 북한의 어떠한 핵 공격도 즉각적, 압도적, 결정적 대응에 직면할 것”을 재차 강조했다.

◊북핵 억지·대응 위한 총체적 지침 만들기로

김 차장은 이날 워싱턴DC에서 한·미 제2차 핵협의그룹(NCG) 한 뒤 워싱턴 특파원단과 만나 “핵 전략 기획과 운용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계속 협의해 내년 중반기까지 완성하기로 합의했다”며 “북한의 핵 위협을 어떻게 억지하고 대응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총체적 지침”이라고 말했다.

이 가이드라인에 반영될 내용에 대해 김 차장은 “핵에 관련된 민감한 정보를 양국이 어떻게 공유할지, 보안 체계를 어떻게 구축할지, 핵 위기시 협의 절차와 체계가 어떻게 되는지, 양국 정상 간 보안 인프라를 어떻게 구축해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가동할지 등의 문제들이 망라해 기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핵 위협 발생시 그 위기를 어떻게 관리하고 그 위험을 감소시킬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담길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한·미 양국은 이날 NCG 공동언론성명을 통해 “양측은 지침, 보안 및 정보공유 절차, 위기시 및 전시 핵 협의절차, 핵 및 전략기획, 한미 핵 및 재래식 통합(CNI), 전략적 메시지, 연습·시뮬레이션·훈련·투자 활동, 위험감소 조치 등을 포함하는 NCG 과업이 지난 7월의 1차 NCG 회의 이후 빈번한 NCG 실무회의를 통해 진전을 이루면서 한미간 핵 억제 협력이 심화되고 있음을 평가했다”고 발표했다.

가이드라인 완성 시점이나 한·미 연합훈련에 핵 작전 시나리오를 포함한다는 등의 구체적 내용은 공동언론성명에 적시되지 않았다. 그러나 “NCG 대표들은 2024년 전반기 NCG 임무계획과 향후 주요 이벤트를 승인했고, 신속한 방식으로 실질적인 진전을 달성하겠다는 약속을 강조했다”는 표현과 함께 “NCG 대표들은 NCG의 과업 및 여타 노력의 진전사항을 양국 대통령에게 각각 보고할 것”이란 내용이 포함됐다.

◊韓당국자에 심화 핵 교육...“핵 IQ 높아질 수 있다”

이번 공동언론성명에는 “NCG 대표들은 지난 11월 한국의 범부처 관계관들을 대상으로 핵 억제 집중교육 과정이 개최된 것과 NCG를 통해 양국 범부처간 협력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높이 평가했다”는 대목도 포함됐다.

이와 관련해 김 차장은 “미국은 내년에도 우리 측을 위해 심화 핵 교육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했다”며 “이렇게 되면 우리 핵 정책 관련 담당자들의 핵 관련 지식과 실전 능력이 배양이 된다”고 말했다. “간단히 말해서 우리 측의 ‘핵 IQ’가 계속 높아질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공동언론성명에는 또 ”억제력 강화를 현시하기 위한 향후 미 전략자산 전개 계획에 대해서도 논의했다”는 표현이 포함됐다. NCG 대표들은 지난 7월 미국의 전략핵잠수함 USS 켄터키함의 부산항 기항, 10월 B-52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상공 비행 및 착륙, 11월 미국 ICBM 시험 발사의 공동참관 등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를 위한 미 전략자산의 정례적 가시성 증진도 점검했다고 한다.

◊'워싱턴선언' 의해 출범한 협의체, 내년 한국에서 3차 회의

한미 핵협의그룹은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정상회담과 그 결과 발표된 ‘워싱턴선언’에 따라 확장억제 제고를 위해 설립된 양자 협의체다. 지난 7월 김 차장과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인도·태평양조정관이 1차 회의를 개최했다.

캠벨 조정관이 국무부 부장관에 지명됨에 따라 이번 회의의 미국 측 수석대표는 마허 비타르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정보·국방정책 조정관이 맡았다. 구체적 협의는 허태근 한국 국방부 국방정책실장과 비핀 나랑 미국 국방부 우주정책수석 부차관보가 주도했고 양국 국방부와 합참, 외교부, 주한미군, 미 전략사령부, 인도·태평양사령부 등에서 총 60여명이 참석했다.

양측은 내년 여름 한국에서 제3차 핵협의그룹 회의는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4차 회의 일정은 내년 11월 미국 대선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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