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 바다로 풍덩…쏜살같이 달려들어 생명 구한 섬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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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바다 사람인데 물이 별로 안 무섭죠(하하)."
전남 완도 득암항 앞 해상에서 바다로 추락한 SUV 운전자의 생명을 살린 '섬마을 주민들'이 화제다.
위험을 무릅쓰고 바다로 뛰어든 마을 토박이 임철웅씨(58)는 16일 <뉴스1> 과 통화에서 사고를 목격한 순간 "무조건 사람을 살려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고 말했다. 뉴스1>
그러면서 "우리는 바다사람인데 일반사람들 보다는 물이 덜 무섭지 않겠냐"며 "당연한 일을 한건데 전화주셔서 쑥쓰럽다"고 웃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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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업용 밧줄로 차량 묶고 돌로 유리창 깨 운전자 구조
(완도=뉴스1) 김동수 기자 = "우리는 바다 사람인데 물이 별로 안 무섭죠(하하)."
전남 완도 득암항 앞 해상에서 바다로 추락한 SUV 운전자의 생명을 살린 '섬마을 주민들'이 화제다.
위험을 무릅쓰고 바다로 뛰어든 마을 토박이 임철웅씨(58)는 16일 <뉴스1>과 통화에서 사고를 목격한 순간 "무조건 사람을 살려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고 말했다.
마을 청년회 총무인 임씨는 사고 당일인 15일 오전 연말결산을 위해 득암항 주변에 있는 청년회장의 집을 찾았다. 당시 비도 내리고 흐릿한 날씨 탓에 항포구 주변은 인적이 드물었다.
오전 9시55분쯤 임씨는 청년회장인 차승복씨(65)와 함께 집 앞에 나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SUV 차량 1대가 서서히 바다 쪽으로 이동하는 것을 목격했다.
"주차하겠구나" 싶어 별다른 생각없이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가려던 순간 차량이 바다로 '풍덩'하고 추락했다.
이를 목격한 임씨와 차씨는 곧바로 트럭에 몸을 싣고 120m 거리를 쏜살같이 달렸다. 임씨는 다급한 상황에서도 휴대전화로 119신고 접수를 놓치지 않았다.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차량 앞부분(보닛)이 잠긴 상태였고 침수도 빠르게 진행 중이었다.
어업 활동을 30년간 해온 임씨는 망설이지 않고 차량 위로 뛰어 올랐다. 오직 '사람을 구해야겠다'는 생각에 주먹으로 유리창을 수차례 내리쳤지만 좀처럼 깨지지 않았다.
주변 지형과 장비 위치를 잘 알고 있던 임씨는 평소 밧줄로 선박을 묶어 정박했던 방법을 떠올렸다.
임씨는 차량이 더이상 가라앉지 않도록 하기 위해 차씨에게 주변에서 밧줄과 돌덩이를 가져와달라며 부탁했다.
이들은 부잔교(어선 정박이나 선적을 위해 바다 위에 설치한 다리)와 차량 지붕, 트렁크 부분을 4~5개 밧줄로 연결해 차량이 침수되지 않도록 했다.
임씨는 차씨가 가져다준 성인 주먹 두 개 정도 크기인 돌덩이로 차량 후면 유리창을 한 차례 강하게 내려치자 '턱'하는 소리와 함께 부서졌다.
임씨는 가슴까지 물이 차오른 운전자 A씨(70대)를 보고 "왜 거기서 나옵니까(웃으며)"라며 겁에 질린 A씨의 긴장감을 풀어줬다.
임씨는 A씨를 부축해 차량 바로 옆에 있던 부잔교를 붙잡고 육지로 올라왔다.
구조 시간은 총 8분이 걸렸다. 2분 뒤 해경과 소방 등 구조당국이 현장에 도착했다.
A씨는 저체온증을 호소해 응급처치를 받고 귀가 조치했으며, 차량은 인양을 완료했다.
경찰은 주변 CCTV 분석과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임철웅씨는 "운전자 A씨는 천운이다. 날씨가 좋지 않아 주변에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며 "잠시 밖에 나오지 않았더라면 아찔한 상황이 벌어질 뻔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우리는 바다사람인데 일반사람들 보다는 물이 덜 무섭지 않겠냐"며 "당연한 일을 한건데 전화주셔서 쑥쓰럽다"고 웃음지었다.
kd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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