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윤석열 정부 거쳐 4년째…여전히 '경계' 못 푸는 코로나

구무서 기자 2023. 12. 16.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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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27일부터 경계…내년 초까지 이어질 듯
"1주에 6000명 이상 감염, 변이 느는데 접종 낮아"
"독감이 더 문제…독감 수준으로 완전히 정착해야"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지영미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이 지난 10월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서울상황센터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는 모습. 2023.10.20.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지난 2020년 1월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이후 약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코로나19의 '경계'를 풀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도 완전히 독감처럼 관리할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주장하는 반면, 유행 상황과 변이 등을 고려하면 좀 더 현 수준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1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코로나19의 감염병 위기 경보 단계를 현행 '경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당국이 이번 겨울철이 끝날 때까지는 경계 수준을 유지하기로 해 내년까지는 현 체제가 지속될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감염병 위기 경보 단게는 '심각-경계-주의-관심' 등 4단계로 나눠져 있다.

각각 해외에서 신종 감염병이 발생·유행했을 때 '관심', 신종 감염병이 국내에 유입됐을 때 '주의', 국내에 유입된 해외 신종 감염병이 제한적으로 국내에 전파됐을 때 '경계', 신종 감염병이 지역사회에 전파되거나 전국적으로 확산됐을 때 '심각'에 해당한다.

코로나19는 지난 2020년 1월27일 기존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하고, 그해 2월23일 '심각' 단계로 올라간 뒤 지난 6월에야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했고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장기간 이어지고 있지만 감염병 위기 경보 단계 '경계'는 매우 이례적인 수준이다. 우리나라가 코로나19 이전에 공식적으로 감염병 위기 경보 단계를 '경계'로 선포한 건 무려 14년 전인 2009년 7월21일 신종 인플루엔자 때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때도 '주의' 단계를 유지했었다.

코로나19 유행 발생 이후 정권이 바뀔 정도로 긴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의 경보 단계를 유지하는 이유는 질병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인 12월 1주차 코로나19 양성자 감시를 보면 일주일 간 6791명이 감염됐는데, 최근 8주 간 6000~8000명대 확진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반면 지난 14일 기준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39.3%를 보이고 있다. 80세 이상 44.3%, 75~79세 46.3%, 70~74세 40.2%, 65~69세 31.5% 등 고령층 접종률도 절반을 넘기지 못하는 상태다.

여기에 HK.3, HV.1, 등 새로운 변이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전수감시가 아닌 양성자 감시인데도 여전히 일주일에 6000명이 넘는 환자가 나오고 있고 변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데 접종률은 낮은 상황"이라며 "내년 봄에 변이가 또 크게 발생하면 환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간 우리나라는 방역 관련 조치 해제를 신중하게 결정해왔다. 마스크 착용 의무나 확진자의 격리 의무 해제 등도 다른 선진국에 비해 가장 늦게 실시했다. '경계' 상태가 유지되면 병원과 감염취약시설 내 마스크 착용 의무는 유지되고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등 대응 체계, 양성자 감시, 입원 치료비와 치료제, 접종 등 지원도 지속된다.

반면 코로나19 외에도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병이 유행하는 상황에서 '경계' 수준을 유지할 필요성은 적다는 의견도 있다.

12월 2주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표본감시 결과를 보면 외래 환자 1000명당 의사환자 수는 61.3명으로 최근 5년 간(2019~2023년) 최고 수준이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금 코로나19는 독감과 거의 같다. 주변에도 문제가 되는 건 독감이 더 문제"라며 "이미 코로나는 국민 대부분이 앓았고 면역도 있다. 독감 수준으로 완전히 정착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긴 하지만 현 체제를 유지해야 할 당위성도 있는 상황"이라며 "가장 우려가 되는 2023~2024 동절기 유행이 지나면 일상으로 완전하게 돌아가는 게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owes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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